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전개했던 '노나곤'

[한스경제=김아름 기자] '버닝썬' 사건 이후 YG엔터테인먼트의 이미지가 급속도로 추락하자 그간 YG와 협업관계를 맺었던 기업들에게도 불똥이 튈 우려가 번지면서 해당 기업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14일 YG엔터테인먼트(YG)와 함께 사업을 전개한 기업 등에 따르면 버닝썬 사태 이후 연달아 터지는 YG 문제와 관련해 예의주시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혹여 협업 등 그간 진행한 사업을 두고 소비자들이 차가운 시선을 보내지 않을까 우려에서다. 

버닝썬 사건 이후에도 최근 그룹 아이콘 출신 비아이의 마약 의혹에 이르기까지 소속 연예인들의 크고 작은 논란이 일면서 YG와 비지니스 관계를 맺은 외부 기업들도 이미지 훼손을 입을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반대로 YG와 비지니스 관계를 청산한 기업(사업부문)들은 안도의 한숨을 쓸어내리고 있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일찌감치 정리한 YG '노나곤'을 두고 '현명한 선택'이었다는 반응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YG가 반 사회적 행위에 따른 사건사고가 터지며 이렇게 이미지가 추락할 지 몰랐다"면서 "돌이켜 보니 사태가 발생하기 전에 노나곤 패션 사업을 정리한 것이 결과적으로 잘한 결정이었다"고 자평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지난 2012년 YG와 공동 출자해 네추럴나인이란 합작 회사를 설립, 스트릿 의류 브랜드 '노나곤'을 출시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지나치게 비싼 가격 등으로 소비자의 차가운 외면을 받게 됐고, 그 결과 실적 저조라는 성적표를 받게 됐다. 첫 해 매출 5억3600만 원, 반면에 영업손실은 무려 16억3800만 원에 이르렀다. 이후에도 매출에 대비, 영업손실이 증가했다.

결국 삼성물산 패션부문에선 지난해 말 이서현 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이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노나곤'을 빠른 속도로 정리했다. 당시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지난해 저조한 실적과 아울러 브랜드 효율화 작업을 위한 일환이라고 발표했다.

기아차

기아자동차 역시 지난 1월 YG와 파트너십을 체결, '블랙핑크 월드투어 위드 기아' 등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 기아차 측은 YG의 걸그룹 블랙핑크의 이미지가 회사의 지향점과 맞닿아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도 덧붙였다. 이에 블랙핑크 월드투어 기간동안 이동 차량을 지원하고, 콘서트장에서는 블랙핑크 멤버들이 스팅어와 함께 등장하는 특별 홍보 영상 등을 제공했다.

그러나 '버닝썬 사태' 등 잇따라 불거지는 YG이슈와 관련해 기아차측은 "블랙핑크 월드 투어는 계약기간 동안은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불매 운동 등 소비자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 것에 대해선 경계했다.

위너 '댄스빌'

게임업체인 컴투스도 지난해 YG 소속 아이돌 가수인 '위너'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 모바일 샌드박스 게임인 ‘댄스빌’을 출시한 바 있다. '댄스빌'은 위너의 특정 멤버를 크루로 영입해 뮤비 제작 등을 펼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그러나 이번에 불거진 아이콘 멤버 '비아이'의 마약 사건과 관련, 위너 멤버인 이승훈이 연관돼 있다는 보도가 전해지고 있어 '댄스빌'에 어떠한 영향이 미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헬스&뷰티 스토어 랄라블라의 분위기도 마찬가지다. YG가 운영하는 화장품 브랜드 '문샷'이 현재 랄라블라에 입점, 판매되고 있다. 그러나 GS리테일 측은 "분위기가 좋지 않지만, 앞으로 어떻게 할 지 여부 등에 섣불리 입을 열 수 없다"라 말을 아끼며 "추후 논의해 결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뒤숭숭한 분위기에 업계 일각에선 앞으로 YG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해 해당 계열사간 협업 또는 사업 계획은 힘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민 여론이 좋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자칫 기업 이미지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솔직히 YG 뿐 아니라 엔터 쪽과 협업 등을 준비하는 것이 조심스럽다"라며 "철저한 검증을 거친 후 협업이든 기타 사업 등을 진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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