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음악영화다. 여자에게 고백하기 위해 노래한다. 또 다른 음악영화다. 1980년대 감성이 향수를 자극하고, 미숙한 청춘들이 용기와 힘을 북돋는다. 현실에 안주하느냐, 도전하느냐. 해답은 ‘싱스트리트’에 있다.

19일 개봉한 ‘싱스트리트’는 첫눈에 반한 그녀 라피나(루시 보인턴)를 위해 밴드 싱스트리트를 결성하고 음악을 만드는 소년 코너(페리다 월시-필로)의 가슴떨리는 설렘을 담은 영화다. ‘원스’, ‘비긴 어게인’을 만든 존 커니 감독의 세 번째 음악영화다.

존 커니 감독은 앞선 전작과 달리 ‘싱스트리트’에서 연령대를 10대로 낮췄다. 소년 코너의 사랑과 성장에 집중했다. 라피나 때문에 음악을 시작하고, 라피나 때문에 꿈을 찾아 나아간다. 라피나는 “뭐든 적당히는 안 돼”라며 코너를 더 열심히 하도록 격려한다. 겉보기엔 음악소년과 모델소녀가 꿈을 찾고 사랑을 하는 식상한 스토리인데 이상하게 재미있다.

첫 번째 재미요소는 음악이다. 음악영화인 만큼 듣는 재미가 풍성하다. 듀란듀란의 ‘Rio(리오)’를 시작으로 창작곡인 ‘The Riddle of the Model(모델의 수수께끼)’도 빼놓을 수 없다. 1980년대 유행했던 패션, 메이크업과 홈비디오 스타일의 뮤직비디오도 인상적이다. 당시의 팝문화에 취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싱스트리트의 꿈과 열정에 동화된다.

특히 주인공 코너 역의 페리다 윌시-필로가 매력적이다. 우연한 기회로 오디션에 참가해 주연으로 발탁됐다. 인디뮤지션에서 배우가 된 그는 곱상한 외모로 풍부한 감정연기까지 소화한다. 음악천재로 나오는 에이먼 역의 마크 멕케나도 실제 활동 중인 뮤지션인데 생애 첫 영화 출연이다. 존 카니 감독은 10대의 순수함과 열정을 표현할 수 있는 배우를 찾는데 공을 들인 결과 이러한 최적의 캐스팅을 찾아냈다.

영화는 이미 입소문을 타고 ‘비긴어게인’ 보다 빠른 속도로 관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일부 극장에선 ‘재미없으면 환불’이라는 자신만만한 홍보도 내놓았다. 개봉 4일 만에 17만 관객을 돌파하며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꿰찼다.

사진=영화 ‘싱스트리트’ 포스터, 스틸컷

황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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