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지난 5월 개봉한 ‘알라딘’과 ‘기생충’이 장기 흥행 중인 가운데 틈새시장을 노린 범죄액션영화들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19일 개봉한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을 시작으로 오는 26일 개봉을 앞둔 ‘비스트’ ‘존 윅3: 파라벨룸’까지 각양각색 범죄액션물이 관객과 만날 채비를 마쳤다.

■ 착한 액션극 ‘롱 리브 더 킹’, 김래원의 팔색조 매력

세 편 중 가장 먼저 개봉한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은 ‘범죄도시’(2017)로 688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강윤성 감독의 신작이다.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했으며 우연한 사건으로 일약 시민 영웅이 된 거대 조직의 보스 장세출(김래원)이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해 세상을 바꾸기 위해 펼치는 액션 성장극이다.

기존의 범죄액션물이 어둡고 음습한 분위기를 풍긴 데 반해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은 무공해 청정 액션에 가깝다. ‘동화 같은 이야기’라고 영화를 소개한 강 감독의 말처럼 마냥 착한 범죄액션극이다. 장세출이 변호사 강소현(원진아)에게 첫 눈에 반한 뒤 ‘좋은 사람’으로 변하는 과정이 영화의 주된 줄거리다.

영화를 이끄는 김래원의 공이 가장 크다. 액션이라는 장르답게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를 펼친다. 노와이어 액션, 버스 추락 장면, 모래사장 액션 등 관객들의 흥미를 자극하는 장면을 직접 소화했다. 다소 밋밋한 스토리의 빈틈을 메우는 역할을 여실히 해낸다. 멜로와 액션 등 다양한 장르를 오가는 연기로 팔색조 매력을 발산한다.

■ ‘비스트’, 끈질기고 집요한 범죄 스릴러

‘비스트’는 희대의 살인마를 잡을 결정적 단서를 얻기 위해 또 다른 살인을 은폐한 형사 한수(이성민)와 이를 눈치챈 라이벌 형사 민태(유재명)의 쫓고 쫓기는 범죄 스릴러다. ‘방황하는 칼날’(2013)로 호흡을 맞춘 이정호 감독과 이성민이 다시 만난 영화다.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비스트’는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과는 상반된 분위기의 어두운 범죄 영화다.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이 인간의 선한 면모를 다룬다면 ‘비스트’는 악한 면을 강조한다.

두 형사의 강렬한 대립과 싸움이 주가 된 영화다. 경찰 내 권력싸움과 인간의 욕망, 집착 등을 다룬 심리 범죄스릴러이기도 하다. 등급은 15세 관람가이지만 폭력 수위가 꽤 높다. 시종일관 꼬이고 꼬인 스토리와 사건 등이 반복되는 만큼 영화의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 전작보다 화끈한 ‘존 윅 3: 파라벨룸’

‘비스트’와 같은 날 개봉하는 ‘존 윅 3: 파라벨룸’은 시리즈 사상 최고의 제작비가 투입됐다. 1편의 4배, 2편의 약 2배에 달하는 5500만 달러(한화 약 654억 원)를 들인 만큼 부티가 넘치는 범죄 액션이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현상금 1400만 불을 노리는 전 세계 킬러들의 표적이 된 존 윅(키아누 리브스)의 평화를 위한 마지막 전쟁을 그린다.

그 동안 ‘존 윅’ 시리즈는 단순한 스토리를 추구해왔다. 서사에 힘을 들이지 않고 오로지 액션에 집중했다. 그러나 ‘존 윅3’에서는 세계관을 확장함으로써 흥미를 자극하는 데 성공했다. 존 윅의 과거와 함께 전 시리즈에서 나오지 않은 새로운 주변 인물들이 등장하며 흥미진진한 관계도를 형성한다.

‘존 윅3’는 액션이 총망라된 영화다. 맨몸 무술로 시작해 칼, 총기는 물론이고 말, 개 등 동물까지 액션에 활용된다. 특히 오토바이 카체이싱 장면은 국내영화 ‘악녀’(2017)를 오마주한 시퀀스로 보는 재미를 더한다. 전편들이 투박하고 거친 액션이 돋보였다면 ‘존 윅3’는 세련되고 화려한 액션들로 장관을 이룬다.

이처럼 다양한 범죄액션물이 잇따라 개봉하며 관객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한 동안 뜸했던 범죄액션물이 다시 사랑을 받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존 윅 3’의 홍보대행사 스콘 관계자는 “요즘 범죄 액션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관심은 특정 시즌이 없는 것 같다”며 “오락물인 ‘롱 리브 더 킹’, 범죄 스릴러 ‘비스트’와 액션의 끝판왕 ‘존윅 3’가 개봉함으로써 좀 더 다양한 영화를 즐기려는 관객들의 선택지가 넓어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봉준호 감독의 가족희비극 ‘기생충’과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알라딘’ 같은 영화가 5월, 6월 사랑을 받았다면 장르물에 목말라 했던 영화들의 귀환이 관객들의 선택지를 넓혔다는 점에서 범죄 액션 영화들이 관객들의 큰 사랑을 받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사진=해당 영화 포스터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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