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K저축은행 선수단/사진=구단 제공.

금융업계가 스포츠 마케팅의 폭을 넓혀가고 있는 모양새다. 단순한 금융 상품의 판촉뿐 아니라 선수 후원, 구단 운영 등 금융업계가 손대는 스포츠 마케팅 방식의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22일 베트남 출신 쯔엉(21ㆍ인천유나이티드)의 후원을 기념해 ‘신한은행과 함께하는 베트남 고객 한마당’ 행사를 열었다. 인천과 광주FC의 경기와 함께 진행된 이 행사에 신한은행은 재한 베트남 고객 1,000명, 인천 거주 다문화 가정 300가구를 초청했다. 신한은행 측은 “쯔엉 후원 행사를 통해 신한은행의 모바일 전문은행 써니뱅크의 국내외 홍보효과를 누렸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베트남 시장으로의 성공적인 진출을 위해 스포츠 마케팅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DGB대구은행은 한국프로야구(KBO) 삼성 라이온즈의 한국시리즈 선전을 기원하는 차원에서 이달 초 ‘최강삼성 V9 예ㆍ적금’ 상품을 내놨다. 이 상품은 한국시리즈 1차전 직전 영업일까지 한시적으로 판매되며 정기예금은 100만 원 이상 5,000만 원 이내, 정기적금은 월 10만 원 이상 가입이 가능하다. 대구은행은 가입고객을 대상으로 DGB 스위트박스(Sweet Box)에서 야구를 관람할 수 있는 기회도 추첨을 통해 제공한다.

제2금융권의 경우 스포츠 마케팅을 통해 이미지 쇄신과 수익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으려 하고 있다. 제2금융권이 운영 중인 대표적인 프로스포츠 구단으로는 OK저축은행 러시앤캐시 배구단을 꼽을 수 있다. 구단 한 관계자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홈구장이 위치한 안산 지역 상권과 연계해 마케팅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배구뿐 아니라 OK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 등 골프 대회도 주최하며 타 종목으로도 꾸준히 발을 넓혀가고 있다”고 언급했다. 시즌 중 OK저축은행 배구단의 홈구장 안산상록수체육관을 방문하면 주변 상권 할인 쿠폰이 가득 담긴 팸플릿을 받을 수 있다.

이 관계자는 “기존에 갖고 있던 대부업체라는 부정적인 인식을 상당 부분 개선한 상태다. 2년 연속 V리그 우승이 이미지 쇄신에 가장 큰 동력이 된 것 같다. 초창기에 비하면 구단을 바라보는 주변 상권의 시각도 좋아졌다”고 밝혔다. OK저축은행은 배구단을 통해 엄청난 플러스 효과를 누렸다.

골프계에선 은행뿐 아니라 카드사, 증권사, 자산운용사들이 활발한 스포츠 마케팅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대회만 봐도 NH투자증권(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BC카드(BC카드ㆍ한경 레이디스컵), 한화금융(한화금융 클래식), KDB대우증권(KDB대우증권 클래식), KB금융(KB금융 스타챔피언십) 등 금융업계가 두루 골프에 발을 들여놓은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골프를 통해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구축하는 동시에 고객으로 자산가들을 유치하려는 움직임과 무관치 않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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