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영 / OSEN

[한국스포츠경제=신정원 기자] 2019년 상반기 방송가는 적잖은 스타들의 논란과 하차 소식으로 시끄러웠다. 정준영이 불법 동영상 촬영 및 유출 논란으로 '짠내투어', '1박 2일', '현지에서 먹힐까' 등 프로그램에서 하차 및 통편집되는가 하면, 그중 '1박 2일'은 또 차태현, 김준호의 내기 골프 의혹이 일면서 잠정 중단되기 이르렀다. 이후로도 여러 스타들이 과거 폭행 등 논란으로 드라마 등에서 하차되는 일이 발생했다. 출연진 하차 소식으로 떠들썩했던 방송가지만, 그런 와중에 시즌제 프로그램들이 안방극장에 자리를 잡았다. 상반기에만 나온 시즌제 드라마는 6개, 예능은 무려 10개가 넘는다. 대중을 불편하게 했던 하차 소식과 상반기에 눈에 띈 드라마·예능 추세를 정리해봤다.

■ 논란으로 출연진 '하차'
상반기에는 스타들의 방송 하차 소식이 넘쳐났다. 우선 지상파와 케이블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인물은 승리와 정준영이었다. 승리는 '이사'로 있던 클럽 버닝썬에서 폭력 사건이 터진 후로 성접대, 경찰 유착 관계 등 각종 의혹에 휩싸였고, 이후 지상파 3사는 그의 모습을 지우기 시작했다. 그가 출연했던 예능프로그램의 VOD를 삭제하거나 편집했고, 다시보기 서비스를 중단하기도 했다. 하지만 버닝썬 스캔들은 승리, 정준영 등이 포함된 '단톡방 사건'으로 번져 방송가에 비상불을 켰다. 해당 메신저 단체방에서는 불법 촬영물 공유가 이루어졌으며, 특히 정준영은 상대방 동의 없이 성관계 영상을 촬영하고 이를 유포한 혐의를 받으면서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됐다. 이후 그가 출연하고 있는 예능 관계자들은 그의 방송 하차와 통편집 소식을 전하기 바빴다. tvN '짠내투어', '현지에서 먹힐까 시즌3-미국편' 등 제작진은 편집 카드를 꺼내들었고, 이후 전파를 탄 방송에서는 그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KBS 2TV '1박 2일' 역시 정준영이 하차한다고 밝히며 다시보기 서비스에서 편집했다고 밝혔다. 

그중 '1박 2일'은 또 다른 악재로 방송 중단 사태를 맞았다. 정준영에 이어 출연자 김준호와 차태현이 내기 골프 논란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결국 두 사람은 방송 하차를 결정했고, 출연자들의 연이은 물의로 대중의 따가운 눈총을 받은 '1박 2일'은 무기한 제작 중단에 들어갔다.
반면 JYP 연습생이었던 윤서빈은 과거 학교 폭력 가해자였다는 네티즌의 폭로로 Mnet '프로듀스 X 101'에서 하차했다. 윤서빈은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고 JYP와 Mnet '프로듀스 X 101'에서 떠났다. 학폭으로 논란이 된 스타는 밴드 잔나비 멤버 유영현도 마찬가지다. 특히 잔나비는 멤버 최정훈의 부친이 김학의 법무부 전 차관에게 3000만 원 이상의 향응과 접대를 했다는 의혹과 최정훈이 아버지 사업에 참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이슈가 됐다. 이후 잔나비는 방송가에서 모습을 감췄다. 출연하기로 했던 KBS 쿨FM '이수지의 가요광장', SBS 파워FM '이국주의 영스트리트' 일정을 취소했으며, 멤버 최정훈은 MBC '나 혼자 산다' 출연을 통해 인기를 얻었으나 그 후로 방송에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배우들의 드라마 하차 소식도 많았다. 배우 한지선은 택시 기사 폭행 논란으로 SBS '초면에 사랑합니다'에서 하차했으며, 이미숙과 고준희는 개인 사정을 이유로 각각 SBS '시크릿 부티크', KBS 2TV '퍼퓸' 출연을 고사했다. 앞서 이미숙은 故 장자연 문건과 연루되어 있다는 의혹을, 고준희는 승리의 일본 투자자 접대 자리에 초대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두 배우는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냈으나 드라마 출연이 무산되면서 씁쓸함을 안겼다. 
 

tvN '강식당2', '풀뜯소3' 포스터

■ 드라마·예능 시즌제 성장
스타들이 줄줄이 하차하는 시끄러운 분위기 속에도 '드라마·예능 시즌제'는 방송가에 제대로 자리 잡았다. 올 상반기에 방영된 시즌제 드라마는 MBC '검법남녀 시즌2', OCN '구해줘 시즌2', '보이스 시즌3', JTBC '으라차차 와이키키 시즌2', tvN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17', KBS 2TV '동네변호사 조들호 시즌2' 등. 예능은 tvN '더 짠내투어'(짠내투어 시즌2), '현지에서 먹힐까 시즌3-미국편', '강식당 시즌2', '대탈출 시즌2', '풀 뜯어먹는 소리 시즌3', TV조선 '연애의 맛 시즌2', 패션N '팔로우미 시즌11', KBS 2TV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 On Style '겟잇뷰티 2019'(시즌12),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V2', JTBC4 '마이 매드 뷰티 시즌3', Mnet '너의 목소리가 보여 시즌6', '고등래퍼 시즌3' 등으로 지상파, 케이블 할 것 없이 다양한 시즌제 프로그램이 방송됐다. 

시청률도 나쁘지 않다. 최장수 드라마인 '막영애17'은 전 시즌들처럼 2~3%대의 고정 시청률을 보였고, 현재 방영 중인 '검법남녀 시즌2'는 최근 시청률 8%대를 넘으면서 KBS 2TV '퍼퓸'을 끌어내리고 1위 자리에 앉았다. 강호동, 이수근, 은지원, 안재현, 송민호, 피오 조합만으로도 큰 관심을 얻고 있는 '강식당2'는 시청률 6%대를 유지 중이다. 이 외에도 '현지에서 먹힐까 시즌3'는 4%대의 시청률을, '연애의 맛2'는 3~4%대의 시청률을 이어오면서 시즌제 예능으로 성장하고 있다.

사실 그동안 국내에서 시즌제는 보기 드물었다. 사전제작이 확고하게 정착돼 있지 않다 보니 작품이 시즌제로 갈 경우 제작자와 출연진이 스케줄을 미리 맞추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다수의 작가진이 한 가지 작품에 매진하는 해외와 달리 국내에선 몇몇 작가에 의존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이야기를 확장하는 데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국내 시즌제 프로그램은 꾸준히 성장해 왔고, 마침내 눈여겨볼 만한 성과를 얻었다. 전문가들은 다음 시즌을 기대하게 하는 탄탄한 스토리와 매력적인 캐릭터만 있다면 앞으로의 시즌제 성장은 과도기를 지나 하나의 장르로 방송가에 뿌리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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