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미중정상회담 합의, 국내 기업들 한숨 돌려…
30일 트럼프 대통령과 국내 5대 기업 총수 등 간담회 앞두고 긴장감 '팽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좌)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연합뉴스

[한스경제=김아름 기자]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이 휴전 상태에 들어갔다. 마음 졸이며 양국의 눈치를 보던 국내 기업들도 당분간은 한숨을 돌릴 전망이다. 그러나 긴장의 끈을 놓기는 이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국내 재계 총수들의 만남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정부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29일 정상회담을 진행, 그간 세계 경제를 쥐고 흔들 정도로 치열한 공방이 오가던 무역전쟁을 멈추기로 합의했다. 

특히 미국은 최근 3000억 달러에 달하는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25%로 높이겠다는 의지를 굽히며 이번 회담에서 해당 내용을 유예키로 했다.

이에 양국과 거래를 진행한 국내 기업들 역시 한고비를 넘기며 잠시 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특히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관련 기업들에겐 희소식이나 다름없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중국 화웨이와 거래가 중단됐을 때 다른 중국 기업들과 절연도 각오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연합뉴스

화웨이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에서 국내 기업의 주요 거래 기업으로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전체 매출의 17.7%를 중국에서 가져왔을 정도다. 이 외에 LG와 KT 등도 화웨이에 통신장비를 채택해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미중 무역 합의는 일시적인 것으로 앞으로를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당장의 급한 불은 껐으나 근본적 해결책이 나온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무역전쟁 그 자체가 미국과 중국이라는 두 나라의 패권 다툼으로 장기전이 예상되는 만큼 언제 또 시작될지 모른다는 이유에서다.

자연스럽게 30일 오전에 있을 트럼프 대통령과 국내 재계 총수들의 만남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날 자리엔 삼성을 포함해 현대차와 SK,롯데, LG, CJ그룹 등이 참석할 예정으로 이들 대부분이 중국과 교역 비중이 높은 곳이다.

더욱이 시진핑 주석과 합의 후 첫 공식적인 만남인 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어떠한 요구 혹은 깜짝 발언을 던질지 알 수 없는 상황도 한몫하고 있다. 

일각에선 대미 투자와 일자리 확대 등을 요구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가장 우세하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이 해외 순방 때나 기업인과 자리에서 대미 투자 촉구와 자국 내 일자리 확대 등을 강조, 혹은 노골적으로 요구한 바 있다. 실제로 영국과 호주 등을 방문, 특유의 거침없는 화법으로 해당 국가 기업인들을 압박했다.

다음으론 중국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액션 등에 대해 언급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미국이 추가 관세 부과는 보류했으나 여전히 기술이전이나 지적재산권보호 문제에 대해선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면담/롯데그룹

그러나 한편에선 국내 기업의 대미 투자를 높이 평가, 트럼프 대통령이 고마운 마음을 나타낼 가능성도 있지 않겠느냐는 의견이다. 최근 국내 기업들이 미국에 많은 투자를 지속하며 미국 내 일자리 확대 등에 기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국내 대기업 가운데 대미 투자가 가장 큰 기업으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텍사스 오스틴 반도체 공장에 15억달러 추가 투자를 약속한 바 있다. LG전자도 올해 2억5000만 달러를 미국에 투자해 테네시에 세탁기 공장을 세웠다.

롯데 역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달 롯데케미칼 석유화학공장을 준공, 31억 달러를 투자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신 회장을 백악관으로 초대해 고마움의 마음을 나타내며 면담을 나눴다.

한편 이 자리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포함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허창수 GS 회장, 손경식 CJ 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 등 기업인 20여 명과 회동할 예정이다.

주한 미국 기업 가운데엔 3M과 보잉, GM, 맥도널드, 퀄컴 등 14개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초대됐다.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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