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경영진 보고는 권역별 책임경영 따라 현지 판매전략도 제각각

[한스경제=이정민 기자] 현대·기아차의 지난달 글로벌 시장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현대·기아차 등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차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10.10%, 5.80% 줄었다. 현대차는 지난달 글로벌 시장에서 31만7727대 판매량을 기록했고 기아차는 해외시장에서 전년 대비 5.8% 줄어든 19만3824대를 기록했다.

현대차의 해외시장 판매 감소 원인으로 중국과 터키 등의 신흥 시장에서의 판매 위축 등이 주요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 또한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에 따라 중국 등 주요시장의 산업수요 감소 등이 주요 원인인 것으로 점쳐진다. 

자동차 시장 가운데 가장 큰 폭을 차지하는 중국시장에서 인력구조조정까지 단행한 것을 감안할때 현지에서의 판매 부진 여파는 계속될 전망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중국 법인 임직원을 전년보다 약 1000명 줄이는 대규모 구조조정도 단행했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기아차의 중국 임직원들도 약 300여 명이 떠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전까지 100만대를 웃돌았던 현대차의 중국 판매량은 사드 사태가 발발한 2017년 78만5000대로 쪼그라들었다. 기아차 중국 판매량도 전년(65만대)에 비해 절반인 37만대다. 

계속된 부진으로 현대·기아차는 결국 공장 가동 중단을 결정했다. 

지난 4월 현대차의 중국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가 베이징 1공장 가동을 중단한 데 이어 둥펑위에다기아의 중국 장쑤성 옌청 1공장 역시 합작법인 주주인 위에다 그룹에 장기 임대하며 공장 가동을 멈췄다. 두 공장은 중국 진출 이후 세운 각 회사의 중국 1호 공장이 모두 문들 닫은 셈이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 관계자는 “미국 시장 판매에 돌입한 팰리세이드를 시작으로 각 시장별 상황과 고객들의 니즈에 맞는 신차를 적재적소에 투입해 꾸준한 판매 증가를 이뤄 나갈 것이다”라면서 “권역별 자율경영, 책임경영 체제를 구축해 실적을 회복하고, 미래 사업을 위한 기반을 마련할 방침이다”라고 계획을 설명했다. 

기아차 관계자 또한 “권역별 책임경영 체제를 강화하고 공격적인 신차 출시와 신흥시장 본격 공략, 친환경차 글로벌 리더십 확보 등으로 글로벌 판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라며 “경쟁력 있는 신차를 지속적으로 출시해 판매 모멘텀을 강화해나갈 예정이다”라고 의지를 나타냈다. 

한편 현대·기아차는 매년 6월에 상반기 판매실적을 마감하고 판매시장별 본부장이 참석한 하반기 판매와 경영 전략회의를 7월에 개최해 왔다. 이 자리에서 상반기 결산을 통해 하반기 글로벌시장에서의 판매전략과 경영전략을 세우는데 아직까지는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고 있다.

그만큼 하반기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방증인 셈이다. 또한 권역별 책임경영 체제를 구축했기 때문에 별도의 통합 회의는 개최하지 않고 권역별 책임자가 정의선 수석 부회장에게 보고하는 형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아직까지 하반기 판매전략 회의에 대한 소식은 그룹 내부에서 감지되지 않고 있다"며 "권역별 매출계획과 판매실적을 각각 보고하는 회의로 대체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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