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전 프로야구 선수, 유소년 선수 대상 불법 의약품 주사·판매
7명 중 2명 양성… 5명은 검사 중
오송 식품의약품안전처

[한스경제=홍성익 보건복지전문기자] 청소년 야구교실을 운영하면서 학생 선수들에게 불법 스테로이드를 주사한 전직 프로야구 선수가 구속돼 조사를 받고 있다. 스테로이드는 갑상선 기능 저하, 불임, 성기능 장애 등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어 의사 처방을 통해 사용해야 하는 약물이다.

3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은 지난 2일 10대 선수 등을 대상으로 금지 약물을 투약한 혐의(약사법 위반)로 전직 프로야구 선수 이모(35)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식약처 위해사범중앙조사단은 최근 이 씨가 운영하는 서울 송파구의 한 유소년 야구교실을 압수 수색해 대량의 스테로이드계 약물을 발견했다. 스테로이드계 약물을 투여한 청소년 선수의 명단, 복용 시기, 방법 등이 적힌 훈련일지도 발견됐다.

위해사범중앙조사단은 2017년 한 프로야구단에서 은퇴한 이 씨(35)는 서울 송파구에 유소년 야구교실을 차리고 대학 진학이나 프로야구 선수를 목표로 하는 청소년 선수들에게 불법 유통되는 아나볼릭 스테로이드제와 남성호르몬 등을 주사, 판매한 혐의(약사법 위반)를 받고 있다.

이 씨는 유소년 선수들에게 “몸을 좋게 만들어주는 약을 맞아야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원하는 프로야구단이나 대학에 들어갈 수 있다”고 속여 아나볼릭 스테로이드와 남성호르몬 등을 주사·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단백동화스테로이드)’는 황소의 고환에서 추출·합성한 남성스테로이드(테스토스테론) 약물이다. 복용 시 세포 내 단백 합성을 촉진해 근육이 불어나고, 근력이 비약적으로 상승하는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통상 근육을 키우려는 보디 빌더나 근력을 이용한 스포츠에서 성과를 내기 원하는 선수들이 암암리에 사용해온 약물로도 유명하다. 

하지만 투약 시 갑상선 기능 저하, 복통, 간수치 상승, 단백뇨, 관절통, 대퇴골골두괴사, 팔목터널증후군, 불임, 성기능 장애 등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어 의사 처방 없이 투여하는 건 불법이다. 부작용을 감안해 각종 프로스포츠나 올림픽 등에서도 엄격히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나 국내 프로야구에서도 이 약물을 복용한 사실이 발각돼 여러 유명 선수들이 징계를 받기도 했다.

식약처는 불법의약품을 투여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야구교실 소속 유소년 선수 7명을 한국도핑방지위원회에 검사를 의뢰한 결과 2명은 금지약물에 대해 양성 판정을 확인했다. 나머지 5명도 현재 도핑 검사가 진행 중이다.

 

홍성익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