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정진영 기자] 듣기 편한 멜로디, 잔잔하게 이어지다 점차 고조되는 감정선. 왠지 비와 어울리는 것 같은 촉촉한 보컬의 윤하가 돌아왔다. 지난 앨범 '레스큐' 이후 약 1년 7개월 만의 신보다. 이번 앨범의 이름은 '스테이블 마인드셋'이다. 안정된 사고. '구조', '구출'이란 의미의 앨범 '레스큐' 이후 윤하의 마음에 생긴 변화를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많이 흔들렸다"는 윤하는 그 과정을 통해 자신이 가진 것의 소중함을 알게 됐다고 했다.

-지난 앨범에서는 새로운 윤하를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 이번 앨범은 어떤가.

"이번 앨범에서는 조금 더 많은 대중이 기억하고 있을만한 윤하를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많은 분들이 기억할만한 윤하로의 회귀라고 할까."

-많은 사람들이 기억할 만한 윤하란 어떤 윤하일까.

"이번 앨범엔 타이틀 곡 '비가 내리는 날에는'을 포함해 모두 다섯 곡이 수록돼 있다. 모두 어쿠스틱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노래들이다. 목소리 위주의 노래들을 다시 부르기 시작했다. 그게 아마 대중에게 친숙한 윤하일 것 같다."

-'레트로'가 유행하면서 예전의 것을 찾는 뮤지션들이 늘고 있다. 이런 트렌드를 읽고 준비한 건가.

"시류가 있으니까 자연스럽게 그 흐름을 따라가는 것도 있는 것 같다. 그런데 노린 건 아니다. 그렇다기 보다는 그런 흐름이다 보니 스태프 분들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그런 부분에 공감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사실 곡을 만나지 못 했으면 가닥을 잡아도 힘들었을 것 같은데 좋은 타이틀을 만나서 앨범 방향이 잘 잡힌 것 같다."

-비가 많이 오는 계절에 '비가 내리는 날에는'이라는 제목의 노래를 들고 나왔다.

"컴백 시기를 열심히 맞췄다. 원래 비를 테마로 하려고 한 건 아닌데 가사까지 다 돼서 와서 '이건 그래도 장마 시즌에 나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앨범을 연작으로 낼 생각이다. 사계절에 대한 이야기를 더 풀고 싶다. 개인적으로 이번 여름엔 비가 좀 적당히 와줬으면 좋겠다. 장마기간이 짧으면 아쉬울 것 같고 홍수는 나면 안 되니까. 적당히 비가 오길 기원해 달라. (웃음)"

-'레스큐'(구조) 이후 '스테이블 마인드셋'(안정된 사고)이라는 앨범을 냈다. 심경의 변화가 담긴 것 같기도 한데.

"'레스큐'라는 앨범을 작업하면서 굉장히 새로운 세상을 보게 됐다. 새로운 플랫폼에 대한 이해도 어느 정도 할 수 있었고, 전에는 잘 모르고 혼란스러웠던 부분들도 정리할 수 있었다. 새로운 걸 시도하면서 '내가 원래 지키고 있던 게 중요했구나' 하는 생각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레스큐' 수록 곡들을 보면 사랑에 대해서든 스스로에 대해서든 불안해하는 화자가 많이 투영돼 있다. 많이 흔들렸던 시기에 작업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렇게 흔들렸기 때문에 지금은 어느 정도 중심을 잡고 지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감각이 '스테이블 마인드셋'에 녹아 있다고 생각한다. 이 앨범을 듣는 분들에게 '흔들려도 괜찮다'는 말을 하고 싶다."

-이번 앨범은 어떤 목표로 작업했나.

"곡을 수급 받을 때부터 창작자로서의 어떤 것들을 다 내려놨다. 내가 방향성을 잡기 어려우니 창작자, 프로듀싱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보컬, 퍼포머로서의 역할에 충실하자는 생각이었다. 많은 반성을 했다. 지금까지 날 사랑해 주고 소비해 준 분들은 사실 프로듀서 윤하, 싱어송라이터 윤하가 아니라 노래하는 윤하를 더 좋아해 줬던 건데 내가 그 부분을 간과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더라. 물론 창작자로서의 나도 키워가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이번 텀에는 노래를 좀 더 들려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계획을 해도 실패하는 경우가 되게 많지 않나. (웃음) 생각했던 것만큼 안 될 때도 많고. 그래서 목표를 잡는 건 중요하지만 너무 가시화되지 않는 것에 집착할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도 하고 있다. 지금은 최소 단위를 1년이라고 본다. 연간 플랜만 세우고 있다. 일단은 이번 앨범 활동을 잘 마무리하고 다음 미니앨범 작업을 해서 내는 게 목표다. 여름에 '스테이블 마인드셋'을 냈으니 다음 앨범은 겨울에 내고 싶다."

사진=C9엔터테인먼트 제공

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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