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부품·소재·장비 등의 해외 의존도를 낮춰야" 강조
경제부총리, 청와대 정책실장의 상시 소통체제 구축
문재인 대통령/연합뉴스

[한스경제=이정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개최된 국내 30대 주요그룹 총수들과의 간담회에서 “단기적 대책으로는 기업의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수입처의 다변화와 국내 생산의 확대 등을 정부가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황각규 롯데 부회장 등 5대 그룹을 포함해 총자산 10조원 이상인 국내 대기업 30개사 총수와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석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을 비롯한 4개 경제단체 회장도 자리를 함께했다. 일본을 방문중인 이재용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을 대신해 각각 윤부근 부회장과 황각규 부회장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이 기업 총수들을 청와대로 초청한 것은 올해 1월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문 대통령은 ‘경제계 주요인사 초청 간담회'를 통해 “일본 정부가 정치적 목적을 위해 우리 경제에 타격을 주는 조치를 취하고 아무런 근거 없이 대북제재와 연결시키는 발언을 하는 것은 양국의 우호와 안보협력 관계에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는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가 ‘정치적 목적’이라는 점을 대외적으로 재차 밝히고, 양자 협의를 비롯한 외교적 해결에 일본이 동참할 것을 촉구한 것으로 볼수 있다. 

문 대통령은 주요그룹 총수들에게 “우리의 외교적 해결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매우 유감스러운 상황이지만 모든 가능성에 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단기적 대책으로는 기업의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수입처의 다변화와 국내 생산의 확대 등을 정부가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또 “인허가 등 행정절차가 필요할 경우 절차를 최소화하는 등 신속한 진행을 돕겠다”고 덧붙였다. 기술개발과 실증, 공정테스트 등에 시급하게 필요한 예산은 국회 협조를 구해 이번 추가경정예산안에 반영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문 대통령은 보다 근본적 대책으로 부품·소재·장비 등의 해외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일이 어떻게 끝나든 이번 일을 우리 주력산업의 핵심기술, 핵심부품, 소재, 장비의 국산화 비율을 획기적으로 높여 해외 의존도를 낮추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며 “특히 특정국가 의존형 산업구조를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정부가 부품·소재, 장비산업의 육성과 국산화를 위해 관련 예산을 크게 늘리고, 세제와 금융 등 가용 자원도 총동원할 계획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정부만으론 안 된다”며 “특히 대기업의 협력을 당부 드린다”고 했다. 이어 “부품·소재 공동개발이나 공동구입을 비롯한 수요기업 간 협력과 부품·소재를 국산화하는 중소기업과의 협력을 더욱 확대해주시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 앞서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정부 차원의 대비 전략을 짜는 자리"라고 설명한 뒤 주요 그룹 최고경영자와 경제부총리, 청와대 정책실장의 상시 소통체제 구축, 장·차관급 범정부지원체제 운영 등을 통한 민관 협력도 약속했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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