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경륜, 수도권-경남권 양강 구도 종식… 충청권 반등
2019 경륜, 수도권-경남권 양강 구도 종식… 충청권 반등
  • 이상빈 기자
  • 승인 2019.07.12 12:58
  • 수정 2019-07-12 12: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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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권 황인혁, 2019 경륜 왕중왕전 우승
2019 경륜 왕중왕전 결선 경주 모습(중앙 빨간색 유니폼이 황인혁). /경륜경정총괄본부
2019 경륜 왕중왕전 결선 경주 모습(중앙 빨간색 유니폼이 황인혁). /경륜경정총괄본부

[한국스포츠경제=이상빈 기자] 2019 경륜 왕중왕전 영광의 주인공은 3연패를 노리던 정하늘도, 전통 강자 정종진도 아니다. 바로 충청권의 황인혁이다. 수도권과 경남권 선수들의 대립 구도에 관심이 쏠린 상황에서 늘 뒤에 있던 변방의 반란이다.

‘벨로드롬의 황소’라는 별명이 있을 만큼 우직한 지구력이 장점인 황인혁은 다른 선수의 허점을 찌르는 변칙적인 자리 잡기와 완급 조절, 빠른 타이밍에 치고 나서는 기습 선행 능력까지 겸비해 명실공히 벨로드롬 왕 중 왕으로 거듭났다.

◆ 전설 시작은 팀 선배 김주상과 함께

데뷔 뒤 대상경주 같은 큰 무대 우승이 없던 황인혁은 제25회 스포츠조선배 대상경륜에서 첫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당시 팀 선배 김주상과 함께 출전했다. 타종 이후 선행 승부 시점을 빠르게 가져간 김주상을 최대한 활용하며 힘을 비축한 황인혁은 반주 이후 젖히기로 힘차게 뻗어 나와 후미를 마크하던 정하늘의 추입을 봉쇄하는 데 성공, 마침내 우승을 차지했다.

김주상의 중반까지 이어지는 시속감도 좋았지만, 짧은 순간 시속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려 버틴 황인혁의 힘도 대단했다. 큰 경주에서 다소 빠른 승부 시점을 보여 후미 선수들에게 우승을 양보하는 경우가 많던 황인혁은 팀 선배를 활용한 짧은 승부로 우승의 짜릿함을 맛보봤다. 운이 따르지 않은 징크스를 깨는 계기도 마련했다.

2019 경륜 왕중왕전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후 손을 번쩍 들어올리는 황인혁. /경륜경정총괄본부
2019 경륜 왕중왕전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후 손을 번쩍 들어올리는 황인혁. /경륜경정총괄본부

◆ 수도권과 합종인가, 경상권과의 연횡인가

세종팀이 동서울, 김해팀과 버금가는 강팀으로 커지면서 수도권과 충청권의 양립이 힘들어지기 시작한 현재 황인혁의 우승은 의미가 크다.

과거 특선급을 거의 휩쓸다시피 했던 창원, 김해팀에 맞서기 위한 수도권과 충청권 선수들의 합종 수는 더는 유효하지 않을 전망이다. 게다가 승전고를 한 번 울린 황인혁의 기세는 수도권 선수들과 안정적인 타협보다 과감한 우승 사냥에 포커스가 맞춰 있다.

◆ 뻔한 작전은 해보나 마나, 일격은 급소를 향해

황인혁과 충청권 선배 김현경의 자리 잡기는 누구나 예상할 수 있다. 경남권 선수인 성낙송과 황인혁의 자리 잡기는 그 누구도 쉽게 예상할 수 없다. 둘은 21기 동기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황인혁이 수도권 선수들을 배제한 채 경상권 선수들과 자리 잡기를 할 것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웠다.

누구나 쉽게 파악할 작전은 써봐야 별 효과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던 황인혁은 경주 초반 변칙적인 자리 잡기 운영을 하면서 다른 선수를 놀라게 했다. 작전이 대성공을 거뒀다. 후미에서 조급함을 참지 못한 정종진이 타종 전 거의 2코너 부근부터 시속을 올렸다. 정종진의 초반 시속을 이기지 못한 신은섭이 마크를 놓치고, 신은섭 후미의 정하늘까지 시속이 죽으면서 수도권 연대는 완전히 와해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때부터 제대로 된 요리를 시작한 황인혁은 정종진의 후미를 추주하며 체력을 아꼈다. 막판 어느 정도 여유까지 느끼는 추입으로 우승에 성공했다. 후착은 초반 앞선 대열의 이점을 살려 황인혁 마크를 이어간 윤민우로 쌍승식 85.7배를 만들며 역대 최고 결승전 배당의 주인공이 됐다.

2019 경륜 왕중왕전 우승컵을 들어올린 황인혁. /경륜경정총괄본부
2019 경륜 왕중왕전 우승컵을 들어올린 황인혁. /경륜경정총괄본부

배재국 경륜뱅크 예상팀장은 “강팀으로 성장한 세종팀을 중심으로 한 충청권 선수들의 득세는 특선급 판도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더는 서로를 위한 타협점을 찾기 힘들어진 수도권과 충청권의 맞대결 양상이 불가피해 보인다”라며 “이번 왕중왕전 결승전에서는 충청권과 경상권의 자리 잡기가 이뤄지며 많은 사람을 놀라게 했다. 앞으로 이러한 혼전 구도가 더욱더 심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변수를 대비한 투자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