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에 꽂힌 증권사, 자본·지점 늘리며 '총력전'
동남아에 꽂힌 증권사, 자본·지점 늘리며 '총력전'
  • 김동호 기자
  • 승인 2019.07.16 15:35
  • 수정 2019-07-16 15: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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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대우, 베트남·인니서 단연 돋보여...NH투자증권, KB증권 등 맹추격
베트남 하노이 시내에 석양이 지고 있다./사진=픽사베이
국내 증권사들이 베트남 등 신흥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베트남 하노이 시내./사진=픽사베이

[한스경제=김동호 기자]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KB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이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국내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성장을 구가하고 있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신흥시장 공략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들 국가는 탄탄한 내수시장과 양질의 노동력을 기반으로 연평균 5%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또한 금융시장 형성 초기로 홍콩 등 선진 자본시장이 구축된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국내 증권사의 진출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뿐만 아니라 정부 차원의 다양한 세제혜택과 지원은 덤이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기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진출 증권사 중 자기자본이 가장 큰 곳은 미래에셋대우다. 미래에셋대우의 베트남법인 자본금은 2200억원 규모로, 국내 증권사 중 단연 1등이다. 또한 베트남 내 74개 증권사 중에선 2위다.

미래에셋대우는 인도네시아 지역에서도 국내 증권사 중 가장 많은 자본금을 보유 중이다. 미래에셋대우의 인도네시아법인 자본금은 지난 1분기 기준 986억원이다.

미래에셋대우는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의 합병 이후 초대형증권사 대열에 진입했다. 이를 기반으로 미래에셋대우는 적극적인 동남아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베트남 내 하노이와 호치민, 다낭 등 지역에 총 8개의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 이 역시 국내 증권사 중 가장 많은 지점수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12월 하노이 지역에 이어 올해 껀터와 호치민 지역에 지점을 추가했다.

탄탄한 자본금과 지점 수를 바탕으로 실적도 양호한 수준을 기록 중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1분기 베트남에서 36억원, 인도네시아에서 28억원 규모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물론 이 같은 성과가 하루 아침에 이뤄진 것은 아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2007년 베트남 시장에 진출한 이후 브로커리지와 자기매매(PI), 투자은행(IB) 업무 등을 통해 경쟁력을 키워왔다. 이후 채권과 파생상품 중개, 기업공개(IPO) 등 전방위적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 중이다.

인도네시아에선 주식과 채권 브로커리지, IB 등의 업무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2014년 IB업무 라이선스를 취득해 종합증권사로서 기반을 확보한 이후 IPO와 채권발행, 대체투자 등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또한 인도네시아 증권사 중 최초로 온라인 펀드판매를 시작했다.

미래에셋대우의 뒤를 바짝 추격 중인 곳은 NH투자증권이다. NH투자증권은 연이은 증자와 단기금융사업자 취득 이후 발행어음 사업 등을 통해 급속도로 몸집을 불리고 있다. NH투자증권의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인 NH코린도증권은 지난해 경제지 ‘인베스터(INVESTOR)’에서 발표한 인도네시아 증권사 랭킹 중 10위를 차지하며 현지 로컬 증권사로의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실제로 NH코린도증권은 지난 1분기 23억원이 넘는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미래에셋대우에 이어 국내 증권사 중 2위의 성과다.

NH투자증권은 현지 기업의 IPO를 연달아 성사시키며 IB강자의 면모를 다시 한번 과시했다. NH투자증권은 국내서도 IPO 부문에서 1등을 달리고 있다. NH코린도증권은 지난해 인도네시아에서 골판지 제조사 스리와하나, 호텔운용사 시네르기, 영화제작사 MD픽처스 등의 IPO를 맡았다. 올해엔 건설사인 메타엡시와 유통업체 블리스프로퍼티 등의 IPO를 성사시켰다.

또한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기존 고객 중심으로 주식중개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1분기에는 브로커리지 점유율 1.75%(20위)를 기록했다. 또한 신용공여 잔고도 안정적으로 유지해 수익에 기여하고 있다. 이 외에도 유상증자를 통해 몸집을 확대하며 채권 인수 주선, 자기자본투자(PI) 등 신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KB증권 역시 베트남 시장 내에서 운신의 폭을 넓히고 있다. KB증권은 2년 전 현지 증권사를 인수한 후 유상증자를 통해 몸집을 키웠다. 이후 지급보증 한도를 대폭 확대하면서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KB증권은 지난 2017년말 베트남 증권사 메리타임(MARITIME)의 지분 99%를 381억원에 인수하며 현지법인(KBSV)을 출범시켰다. 이후 1300만달러(약 152억원) 규모의 지급보증을 실시했다. 이어 최근 지급보증 금액을 7300만달러(약 831억원)까지 확대했다.

유상증자를 통한 몸집 키우기도 지속적으로 진행 중이다. 지난해 1월 KBSV 정식 출범 후 7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 데 이어 올해 추가적인 증자를 실시, 현재 자본금 규모는 930억원이다. 이는 현지 증권사 기준 10위권이다.

KBSV를 통해 지난 1월 사이공 지점을 신설하면서 호치민 지역 내 2개의 지점과 하노이 내 2개 지점을 포함해 총 4개 점포를 베트남에서 운영 중이다. KB증권은 또 국내 투자자를 대상으로 해 베트남 특화 상품을 내놓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 원화와 직접 환전거래가 가능한 '글로벌원마켓' 서비스 국가에 베트남을 추가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성과를 내기엔 시장이 너무 포화상태"라며 "증권사들이 상대적으로 고성장을 보이고 있는 동남아지역 국가로 계속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