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경기 광명시 기아자동차 소하리공장 본관 회의실에서 열린 노사 통상임금 특별합의 조인식에서 강상호 노조 지부장(왼쪽)과 최준영 부사장이 악수하고 있다./사진=기아자동차

[한스경제=강한빛 기자] 국내 완성차업계의 올해 임금협상이 노사 간 이견으로 삐걱거리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 사측은 전날 열린 8차 본교섭에서 기본급은 동결하고 성과급으로는 기본급의 100%와 150만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의 1차 제시안을 밝혔다.

이는 12만3526원 인상과 지난해 영업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라고 요구한 노조 안보다 낮은 수준이다.

기아차는 최대 호황이던 2013년 임협에서는 기본급 9만7000원 인상에 성과급 500%+870만원을 지급했고, 2014년에도 9만8000원 인상에 '450%+890만원'에 합의했다.

이후 성과급 규모는 2015년에는 '400%+400만원', 2016년은 '350%+330만원', 2017년에는 '300%+280만원' 등으로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기아차 노조는 전날 교섭에서 강상호 지부장이 "사측 제시안은 턱없이 부족하고 휴가 전까지 납득할 수 있는 안을 제시하라"고 요구하고, 교섭소식지를 통해 "기본급 동결 철회하지 않으면 강력한 투쟁으로 응징하겠다"고 밝히며 반발했다.

한편 현대차 노사는 전날 14차 단체교섭에서 사측이 제시한 임금체계 개선안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현대차 사측은 최저임금 위반에 따라 격월로 지급하는 상여금을 매달 절반씩 지급하는 방식으로 취업규칙 개정을 신고했다.

사측은 전날 교섭에서 상여금 600%를 통상임금에 포함하는 것과 관련해 기본급화 방식이 아닌 '상여금 유지 방식'(월할지급)으로 제안했다.

이에 노조는 "기아차 수준의 인상 효과가 있어야 하고 소급분도 지급해야 한다"며 "단 1원의 임금하락도 용납할 수 없다"고 추가 제시안을 요구했다.

현대차는 또 기본급 대비 5.8%(12만3526원) 인상과 당기순이익 30% 성과급을 요구하는 노조 제안에 사측은 '임금 동결, 성과급 0원' 논리로 대응하고 있다.

현대차 사측은 다음 주 1차 제시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사내에서는 기아차 사측이 제시한 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고, 작년 합의안인 '250%+280만원'보다 축소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쌍용차는 판매 부진에 따라 이달 5, 8, 12, 15일 등 4일간 급여의 70%만 받는 휴업을 감행하는 등 경영난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임협에서도 지난해보다 높은 수준에서 합의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GM은 교섭 장소를 놓고 노사 간 극한 갈등을 벌인 끝에 지난 9일 상견례를 갖고 임금협상을 진행 중이나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노조는 임금인상과 성과급 등 1600만원 수준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올해 적자 탈출을 목표로 설정한 실정이다.

강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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