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신규면세점 수 증가 영향…고객유치 비용 지출로 수익성 악화
자료사진,/ 신세계면세점

[한스경제=장은진 기자] 국내 면세점이 올 상반기 매출액 12조원에 육박하는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하지만 점포 수 확장 등 출혈경쟁으로 수익성은 오히려 떨어졌다.

17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면세점 매출이 12조원에 육박하는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국내 면세점 매출은 11조6568억원으로 반기 기준 종전 최고 기록인 지난해 하반기 매출 9조7608억원을 크게 뛰어넘었다. 특히 지난 3월과 5월 매출의 경우 월간기준 사상 처음으로 2조원을 돌파하는 등 올해 상반기 국내면세점들의 실적은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최근 급격한 국내 면세점 매출 성장의 배경으로는 매장 수 증가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지난해 7월 신세계면세점 강남점과 11월 현대백화점 면세점, 12월에는 엔타스 면세점 등 3곳의 시내면세점이 새로 오픈했다. 올해 5월에는 입국장 면세점 2곳이 새로 신설되기도 했다.

국내를 찾는 외국인 대비 면세점이 너무 많다는 지적이 업체들 사이에서 나온다. 시장 전체규모는 확대됐지만 업체간 출혈 경쟁과 유치경쟁으로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다는 얘기다.

출혈경쟁이 이어지자 업체 별 거두는 수익성은 악화됐다. 상품을 많이 팔아도 송객 수수료와 마케팅비 등 고객유치 비용 증가로 업체의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면세업계 일각에서는 신규 면세업체들이 이번 송객수수료를 경쟁을 야기시켰다고 보고 있다.

후발주자인 신규업체들의 공격적인 확장을 위해 송객수수료 인상 카드를 가장 먼저 빼 들었다. 작년 강남 무역센터 시내면세점을 오픈한 현대백화점은 중국인 보따리상(따이공)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가이드들에게 ‘보따리상 1명당 6만원 지급’한다는 파격적 조건을 내걸었다. 이어 다른 시내면세점들도 가이드 송객수수료를 올리면서 한때 강남권 송객수수료는 ‘1인당 8만원’까지 올랐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면세점 송객 수수료는 1조3181억원으로 집계됐다. 2015년 송객수수료는 5630억원였던 점을 감안할 때 불과 4년 새 규모가 2배 급증한 셈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매출 구조에 대한 변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지만 마땅한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현재 면세점 전체 매출에서 중국인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70~80%이며, 이 중 80~90%가 중국인 보따리상으로 채워지기 때문이다.

또 최근 관세청이 시내 면세점을 추가로 3곳을 더 허용하면서 송객수수료 전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관세청은 수수료를 챙기겠지만 면세점은 수익 없이 제살깎기식 출혈 경쟁만 펼쳐야 하는 상황이라는 얘기다.

시내면세점 한 관계자는 "면세점을 찾은 중국인 고객 10명 중 8명 정도는 보따리상으로 추정할 수 있다"며 "관광객이 면세점을 찾는 경우 보따리상처럼 많은 품목을 구매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송객수수료는 관세청이 시내 면세점을 추가로 3곳을 더 허용하면서 업체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관세청에서 향후 서울시내에 3곳의 면세점이 더 생길 것이라 발표하면서 출혈경쟁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전체적인 수수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매출이 수익으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대기업인 한화갤러리아조차 면세 사업권을 포기하고 나가는 상황에서 추가 승인을 이해하기 힘들다"며 "신규 면세점 이 추가되면 앞서 문제가 됐던 상황들이 다시금 반복될 것"고 덧붙였다.

장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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