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8월 일본계 맥주 판매 중단 앞두고 할인판매로 재고소진
‘민족기업’ 강조한 GS그룹, 일본 관련 제품 판매에 적극
GS리테일이 국가보훈처와 올초부터 '국민이 지킨 역사, 국민이 이끌 나라'라는 테마로 역사알리기 사업을 펼쳐왔지만 일본계 맥주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임민환 기자

[한스경제 조윤성 기자] GS리테일이 일본 맥주 행사를 일체 중단하기로 발표한 것과는 달리 시장에서는 여전히 일본계 맥주할인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어 국내 소비자들을 우롱하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겉으로는 국민정서에 호소하는 듯한 문구를 내걸어 애국심을 강조하지만 실제로는 일본 맥주판매에 열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GS리테일은 최근 8월부터 수입 맥주 할인행사에서 일본산 제품을 제외하기로 했고 아사히 계열의 코젤과 필스너 우르켈 판촉행사도 중단키로 했다. 그러나 GS리테일은 8월 판매중단에 앞서 관련제품에 대해 대폭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사히가 인수한 글로벌 브랜드는 ▲이탈리아 '페로니' ▲네덜란드 '그롤쉬' ▲체코 '필스너우르켈' ▲폴란드 '티스키에' ▲헝가리 '드레허' 등이다. GS리테일의 편의점인 GS25에서는 일본계 맥주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GS25는 맥주할인 행사를 하면서 8캔에 1만5000원과 10캔에 1만7000원의 묶음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GS25가 판매하고 있는 묶음맥주 상품 중에는 일본계 맥주인 기린 이치방, 삿뽀로, 에비스, 아사히 등을 5개 이상 구매시 1캔당(350㎖) 2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GS리테일의 GS25는 기존에 기린 이치방은 캔당 3200원, 삿뽀로는 3200원, 에비스는 3900원, 아사히가 3000원에 판매하던 것을 각각 5개 이상 구매하면 캔당 2000원에 판매하고 에비스만 4개이상 구매시 2500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사진=조윤성 기자

GS리테일 관계자는 "다른 유통업체도 비슷하거나 같은 가격에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5개 이상 판매시 1캔당(350㎖) 2000원에 판매하는 점포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본지가 서울 광화문 인근 GS25 점포를 확인한 결과 기린 이치방은 캔당 3200원, 삿뽀로는 3200원, 에비스는 3900원, 아사히가 3000원에 판매하던 것을 각각 5개 이상 구매시 캔당 2000원에 판매하고 에비스만 4개이상 구매시 2500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GS리테일 관계자는 "이런 판매는 기존에도 4캔에 1만원에 판매하는 행사로 많이 진행해 왔다"며 "이런 행사는 GS25만 하는 것은 아니고 정상적인 프로모션에 의거해 판매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유통업계에서는 GS리테일이 일본 맥주판매에 적극적인 모습에 대해 다소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GS리테일이 올 초부터 국가보훈처와 함께 3ㆍ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국민이 지킨 역사, 국민이 이끌 나라’라는 테마로 역사 알리기 사업을 진행해 왔기 때문이다.

GS25는 맥주할인 행사를 하면서 8캔에 1만5000원과 10캔에 1만7000원의 묶음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사진=조윤성 기자

이 행사는 GS리테일 계열 편의점 GS25와 GS수퍼마켓 등에서 펼쳐져 왔다. 이러한 GS리테일의 역사알리기 캠페인과 일본 맥주판매 활성화는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GS리테일은 GS그룹 창업자인 허만정 선생이 100여년 전 백산상회 설립에 참여했고 상하이 임시정부의 독립운동 후원금 마련에 힘을 보탰다는 이유로 역사알리기 행사를 참여해 왔으나 일본 맥주판매 활성화에 관련 행사도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GS리테일의 일본 맥주판매가 자칫 대기업의 이율배반적 행태라는 지적도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GS리테일의 일본 맥주 할인판매 행사는 국가보훈처와 진행했던 캠페인과는 배치되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로 비쳐질 수 있다”며 “일부 지역에서 재고물량 소진을 위한 일본계 맥주를 대폭 인하된 가격에 판매하는 행태도 그동안 쌓아온 GS리테일의 이미지에 먹칠 할 수 있는 행태임에 틀림없다”고 말했다.

조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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