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편집자] 국제축구연맹 FIFA가 주관하는 월드컵 대회에서 우리나라 U-20 축구대표팀이 사상처음으로 준우승을 차지했다.

놀라운 경기력, 불굴의 투혼과 원팀으로 뭉친 결속력이 합작해서 빚어낸 역사적 위업이자 다시 쓴 신화이다.

이번 대회에서 최고 명승부로 꼽히는 세네갈과의 8강전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경기 내내 극적인 역전과 재역전이 연속됐지만 마지막 순간 승부차기에서 승리의 여신은 우리 편에 섰다.

사실 승부차기의 장면은 보는 사람들이야 짜릿하지만 선수들에게는 피를 말리고 살 떨리는 순간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패널티킥을 찰 때 선수들의 3분의 1은 골대 중앙, 3분의 1은 왼쪽, 3분의 1은 오른쪽으로 공을 찬다고 한다.

그런데 골키퍼들의 2분의 1은 왼쪽, 2분의 1은 오른쪽으로 몸을 날리고 중앙에 멈춰서 있는 경우가 드물다.

명장 알렉스 퍼거슨 감독도 골키퍼에게 패널티킥 순간 키커가 어느 방향으로 슛을 할지 예측하기 보다는 골문 중앙에 서있으라고 주문하곤 했다. 

왜 같은 확률인데도 골키퍼들이 좌우로 몸을 움직이려는 심리는 무엇일까.

이러한 행동기저에는 ‘행동편향’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보다 ‘무엇인가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믿고 행동을 보이려는 심리현상이다.

골키퍼는 공이 좌우로 빠져나가는 것을 보고 선채로 있기보다 몸을 날려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강박감이 앞서기 때문이다. 이러한 행동편향은 인간이 범하는 오류일 수 있다.

그렇지만 개인이나 사회 차원에서 행동편향은 사라지기 어렵다. 인간에게는 행동을 예찬하고 실천하려는 DNA가 있기 때문이다.

정보와 데이터가 홍수인 시대다. 기술은 우리에게 무한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혜택을 주고 있다.

데이터를 모으는 것과 추측된 결과만으로는 유의미한 결과를 얻을 수 없다. 피상적인 데이터에만 몰입하다 보면 아무 패턴이 없는데도 굳이 패턴을 찾으려는 함정에 빠지기 쉽다.

데이터는 필요조건이지만 충분조건은 아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는 행위가 ‘센스메이킹’이다.

데이터의 틈을 파고드는 날카로운 감각과 데이터의 흐름을 꿰뚫는 능동적 행동지원이다. 추론적 데이터에만 의존하기보다 ‘동물원에서 벗어나 초원으로 나가라’는 원칙을 강조한다.

미처 빅테이터가 알려주지 않는 것을 찾아 나서는 긍정적 행동편향인 것이다. 직관은 피상적인 데이터 대신 맥락적 이행을 중시한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는 정보가 70%정도 확보된다면 나머지 30%는 리더의 직관적 영역이라고 했다.

‘센스메이킹’은 데이터를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적극적 행동방식이다. 사진만으로 느낄 수 없는 경험을 위해 여행을 떠나야 하는 이유와 같은 것이다.

칼럼리스트=이치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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