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신정원 기자] 문화 콘텐츠 산업은 여타 분야에 비해 압도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산업으로 선망의 대상이 된지 오래입니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대중문화의 즐거움을 누리는 수요자에서 부가가치의 혜택을 누리는 공급자를 희망하고 있기도 하지요. 이에 한국스포츠경제 연예문화부 기자들이 나서 그 동안 전문가들이 미처 다루지 않았던 혹은 못했던 엔터테인먼트와 관련된 경제학 이면을 찾아보고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하는 코너를 마련하고자 합니다. 세 번째 순서로 '아스달 연대기'의 기대 이하 평가에 휘청한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을 살펴봅니다. <편집자 주>
 
최근 많은 히트작을 내면서 국내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제작사가 있다. 바로 지난 2016년 CJ ENM 드라마 제작 산업본부에서 독립한 '스튜디오드래곤'이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연간 20편이 넘을 정도로 국내에서 가장 많은 편수의 드라마를 제작하고 있다. 올해만 벌써 tvN '왕이 된 남자'를 시작으로 OCN '미스터 기간제'까지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역사상 가장 히트를 친 작품으로는 tvN '미스터 션샤인'(2018, 최고 시청률 18.1%), '도깨비'(2016~2017, 최고 시청률 20.5%), '시그널'(2016, 최고 시청률 12.5%), '미생'(2014, 최고 시청률 8.2%) 등. 지난 2017년에는 세계 최대 동영상 플랫폼인 넷플릭스와의 독점 계약, 코스닥 시장에 데뷔하면서 국내 대표 콘텐츠주로 떠올랐다. 그러나 최근 거액의 제작비를 들여 만든 '아스달 연대기'가 낮은 시청률, 비현실적 배경 등으로 좋지 않은 성적을 보이면서 살짝 휘청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아스달 연대기' 이후 내놓은 드라마들이 흥행 조짐을 보이면서 분위기가 바뀔 것으로 내다봤다.

tvN '아스달 연대기' 포스터

 
■ '아스달 연대기' 흥행 부진에 주가 휘청
스튜디오드래곤은 최근 '아스달 연대기'의 영향으로 주가가 뚝 떨어졌다. 400억 원의 제작비로 히트친 '미스터 션샤인'에 힘입어 540억 원을 투자해 '아스달 연대기'를 제작했지만, 숱한 논란 속에 시청률 등 성적이 기대 이하였기 때문이다. 방송 전부터 스태프 혹사 구설에 오른 '아스달 연대기'는 그러한 인식에 더해 현실감 없는 배경과 소재로 시청자로부터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으며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전 히트작이었던 '도깨비'는 1회 6.3%를 시작으로 16회 때 20.5%를 기록, '미스터 션샤인'은 1회 8.9%에서 24회 18.1%까지 오르며 성과를 냈지만, 지난 6월 1일 6.7%의 시청률로 시작한 '아스달 연대기'는 12회까지 5~6%대를 유지하며 파트2를 마쳤다.

이러한 흥행 부진은 결국 주가에 큰 영향을 끼쳤다. 지난해 12월 9만 원대로 거래되던 '스튜디오드래곤' 주가는 5월 17일까지만 해도 8만 2,200원에 거래되면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지만, '아스달 연대기' 흥행 부진에 대한 우려가 점점 커지면서 5월 31일 7만 3,800로 하락, 방영 시작 후인 6월 4일에는 6만 8,800까지 내려갔다. 이는 곧 최대주주인 CJ ENM에도 영향을 끼치긴 했으나, CJ ENM은 드라마를 제외한 콘텐츠 부분에서 호실적을 보이고 있어 그 영향이 미미했다.
 
 

tvN '호텔 델루나' 포스터

■ "아직 대작들은 남아있다"
이처럼 스튜디오드래곤은 '아스달 연대기'의 흥행 부진으로 주가가 살짝 휘청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현재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 40%를 스튜디오드래곤이 제작하고 있는 만큼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대신증권 김회재 애널리스트는 "후속인 '호텔 델루나'의 시청률이 향후 주가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흥행에 성공한다면 주가 분위기가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호텔 델루나'는 지난 13일 첫 회 시청률 7.3%, 14일 2회 7.6%를 기록하며 전작인 '아스달 연대기'를 넘어섰다. 더욱이 방영 2주 만에 최고 시청률 9%를 돌파하며 '대박 드라마'의 조짐을 보였다.

NH투자증권 이화정 애널리스트는 "'아스달 연대기'에 대한 실망감이 동사 제작 역량에 대한 우려로 이어지며 주가가 과도하게 추락했으나, 후속작인 '호텔 델루나', '검블유', '왓쳐' 등에 대한 긍정적 반응을 미루어 볼 때 우려는 불식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DS 투자증권 최재호 애널리스트 역시 "아이유, 여진구 주연의 '호텔 델루나', 현빈, 손예진 주연의 '사랑의 불시착'이 독특한 소재를 기반으로 시청률 점화에 불을 지필 것으로 예상된다"며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전문가들은 '아스달 연대기'가 거액의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이긴 하나, 스튜디오드래곤 IP의 전부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아스달 연대기'가 흥행 부진에도 고정 시청층을 이끌고 파트2까지 정주행한 점을 미뤄보았을 때 파트3(9월 7일 재개) 방송 때는 주가 변동폭이 심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적 전망도 밝은 편이다. 전문가들은 주가는 하락했지만, 수익성은 조금씩 상향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재호 애널리스트는 "스튜디오드래곤의 올해 드라마 제작 수는 31편으로 파악된다. 이는 지난 2015년 15편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현지·글로벌 사업자와의 공동 제작 및 해외 리메이크 제작 확대로 2021년까지 해외 매출 비중을 50%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신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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