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지역 건설사 '도매금' 취급 벗고 대형 건설사 면모
창립 30년만 성과…계열사 호반 인수합병 효과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사진=호반건설

[한스경제=황보준엽 기자] 호반건설이 창사 이래 첫 시공능력평가 순위 톱 10위권 내로 진입했다. 지난 2017년 대우건설 인수를 추진하면서 시장에 존재감을 과시했던 호반건설의 공격적인 인수합병이 빛을 발하는 모양새다. 이번 결과로 그간 지역 건설사로 '도매금' 취급받던 호반건설이 대형건설사로써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 이 모든 것이 김상열 회장이 지난 1989년 호반건설을 창립하고 30여년만에 거둬들인 성과다.

3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9 건설업자 시공능력평가' 결과 호반건설은 토목건축공사업 평가액 4조4208억원을 기록하며 10위에 올랐다.

호반건설의 10위권 내 진입은 시평 발표를 앞두고 건설업계에서는 심심찮게 흘러나왔던 소식이다. 지난해 말 계열사 호반과 합병을 하면서 몸집을 대거 부풀린 영향이다. 호반건설과 호반건설주택의 시공능력 평가액은 지난해 기준 각각 1조7859억원, 2조1619억원이다. 이 둘을 합하면 지난해 HDC현대산업개발의 시공능력평가액을 뛰어 넘는다.

그럼에도 시평 10위 진입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계열사 호반과의 합병을 통한 인위적인 몸집 불리기 였던데다, 이로 인해 시평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을 것이란 예측도 나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호반건설은 결국 10위에 이름을 올리면서, 대형건설사로써의 면모를 갖추는 데 성공했다. 이 모든 게 창립 30주년 만에 이뤄낸 성과라 더욱 큰 주목을 받는다.

이 같은 호성적의 배경에는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의 '리더십'이 숨어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시평 결과를 이끌어 내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계열사와의 M&A도 김상열 회장의 주도로 이뤄졌다. 지난해 12월 계열사 호반(옛 호반건설주택)을 합병하며 단숨에 10위권 내 시평액을 만들어 냈다. 지난 2017년에는 대우건설 인수전에 뛰어들며 시장에 존재감을 나타내 보이기도 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김 회장은 레저·미디어 분야에까지 손을 뻗었다. 지난 2017년 제주도 퍼시픽랜드에 이어 지난해 리솜리조트를 인수하며 ‘호반호텔앤리조트’를 계열사로 출범시켰다. 올해 초에는 경기도 이천 덕평CC와 파주 서서울CC도 인수했다.

지난달 25일엔 포스코가 소유한 언론사 지분을 인수하면서 서울신문 지분 19.4%를 얻어 3대 주주가 됐다. 최근 호반그룹 계열 호반프라퍼티는 대야청과라는 농산물 유통업체까지 품에 안았다. 호반의 공격적 M&A는 현재진행형이다. 김 회장은 올초 신년사에서도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을 위한 인수·합병(M&A)와 신사업 개척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지속하겠다"며 인수합병 확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이 같은 문어발식 확장에 따른 리스크 관리는 숙제로 남게 됐다. 부채비율이 증가하고 수익성 악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호반이 여러 인수합병을 추진하면서 업계의 관심을 받았다"며 "지금은 우려를 나타낼 정도는 아니지만 리스크 관리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호반건설은 주택사업을 영위하는 건설회사로, 지난 1989년 광주에서 자본금 1억원, 종업원 5명으로 시작했다. 김상열 회장은 1997년 IMF 금융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경기 침체로 부동산 가격이 떨어졌을 때 저렴한 가격에 토지를 대거 확보한 후 아파트를 지어 분양하는 방식으로 세를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자산규모 8조5000억원, 재계 순위 44위로 성장했다.

황보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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