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K리그 강원FC 이광연 “상황 판단 강점, 롤모델은 권순태 선배"
[인터뷰] K리그 강원FC 이광연 “상황 판단 강점, 롤모델은 권순태 선배"
  • 강릉=박종민 기자
  • 승인 2019.08.01 00:10
  • 수정 2019-07-31 17:08
  • 댓글 0

U-20 축구 대표팀 및 강원FC 골키퍼 이광연 인터뷰
강원FC 이광연이 지난달 강릉시 한 카페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강원FC 이광연이 지난달 강릉시 한 카페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한국스포츠경제=박종민 기자]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이 끝난 지 한 달여가 지났다. 대회 준우승으로 국민적 응원을 받았던 U-20 대표팀의 수문장 이광연(20ㆍ강원FC)을 폐막 한 달째인 지난달 16일 강릉시 한 카페에서 만났다. ‘빛광연’이라 불리는 그는 최근 예능 프로그램들에서의 밝은 모습과 달리 표정이 다소 굳어 있었다. 심한 감기몸살 탓이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아 향후 경기 출전을 걱정해야 하다 보니 표정도 밝을 수 없었다.

물론 인터뷰 질문에는 충실히 답변했다. 그는 “대회 후 각종 촬영과 방송 출연 등 스케줄이 잡혀서 바빴다. 팀에 합류하고도 경기를 따라다니다 보니 쉴 틈이 잘 없었다”고 근황을 전했다. U-20 월드컵 전후 달라진 점을 묻자 “전에는 월드컵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던 것 같다. 다녀 와서는 배우는 부분도 있지만, 이제는 경쟁이라는 생각도 든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20세 이하 월드컵 얘기를 빼놓을 수 없었다. 그는 “대표팀 내에서 형들을 포함해 모두가 개구쟁이들처럼 재미있었다. (생일이 빠른) 황태현(20ㆍ안산 그리너스) 형은 진지하지만 그래도 장난 칠 땐 치는 성격이다. (이)강인(18ㆍ발렌시아CF)이는 가장 장난을 잘 쳤던 선수였다. 저도 장난끼가 많아 괜히 지나가는 선수들을 툭툭 건들거나 말을 걸곤 했다”고 웃었다.

◆골키퍼로서 롤모델은 권순태

취재원이 골키퍼인 만큼 승부차기 상황에 대해서도 궁금했다. 이광연에게 동료들과 승부차기를 하게 된다면 가장 막기 어려울 것 같은 선수를 U-20 대표팀과 소속팀 강원에서 1명씩 꼽아 달라고 요청했다. 잠시 망설이던 이광연은 “U-20 대표팀에선 (생일이 빠른) 오세훈(20ㆍ아산무궁화) 형의 슈팅이 강해서 막기 어려울 것 같다. 강원에선 (정)조국(35)이 형의 슈팅이 막기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 워낙 템포를 잘 끊으신다. 그래서 제가 어느 타이밍에 떠야 할지 판단이 어려울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이광연은 사실 필드 플레이어였다. 하지만 초등학교 5학년 때 팀에 골키퍼가 없어서 제안을 받아 하게 됐는데 흥미를 느끼고 계속 그 길을 걸었다. 골키퍼로서 자신의 강점에 대해 “무게감이 있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동료 선수들이 듬직하다는 얘기를 해준다”며 “순간 상황 판단을 잘하는 것 같다. 상대 선수의 움직임 등을 미리 파악해두고 유리한 위치를 선정해 두면 슈팅을 막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강원FC 이광연이 본지와 인터뷰 후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다. /박종민 기자
강원FC 이광연이 본지와 인터뷰 후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다. /박종민 기자

그의 롤모델은 중학교 때부터 권순태(35ㆍ가시마 앤틀러스)였다. 이광연은 “책임감 있는 선배님의 모습이 좋았다. 실점해도 동료들을 향해 화를 내기보단 다독여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선배님과 닮았다는 말도 자주 듣는다”던 그는 “그래서 더 유심히 지켜보고 있는 것 같다. 선배님의 기술적인 장점은 안정감이라는 생각이다. 어떤 걸 해도 확실하게 하시는 스타일이다. 공을 쳐내거나 잡을 걸 확실하게 하신다. 상황 판단 능력도 일품이시다”라고 덧붙였다.

U-20 대표팀에선 슈퍼 세이브를 여러 차례 해내며 존재감을 뽐냈지만, K리그 소속팀에선 아직 많은 출전 시간을 보장 받지 못하고 있다. 올 시즌 2경기에 출전해 6실점했다. 프로 세계에선 아직 덜 여문 실력이다. 물론 어린 나이임을 고려하면 충분히 예상 가능했던 일이다. 이광연은 “골키퍼의 전성기 나이는 대체로 필드 플레이어보다 늦은 것 같다. 주전 골키퍼가 정해지면 그 외 골키퍼들은 적게는 3년, 많게는 5년을 기다려야 한다. 나이로 25~26세 이후는 돼야 기회가 생길 수 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어린 나이인 만큼 노력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 감독님께서 생각하시는 것보다 더 잘할 수 있다는 걸 보여드려야 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광연의 일과는 ‘효율’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는 훈련에 나서기 전 웨이트 트레이닝을 30분 정도 가볍게 진행한다. 벤치프레스를 주로 하는데 중량은 15~20kg으로 그리 무겁지 않게 한다. 그는 “무리하지 않고 적절한 중량으로 여러 세트를 하는 편이다”라고 했다. 그라운드에선 1시간 30분 정도 훈련을 소화한다. “잠도 자주 잔다”며 “근육도 피로에서 회복돼야 하기 때문이다”라는 설명을 곁들였다.

◆K리그의 매력은 역전이 많다는 점

이광연은 강원 구단의 주된 분위기를 ‘존중’과 ‘소통’로 표현했다. “김병수(49) 감독님부터 스태프 선생님들에 이르기까지 선수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시는 편이다. 선수가 아플 때 억지로 훈련을 강요하는 분위기도 아니다”고 고백했다. 이어 “감독님께선 평소 말씀이 많지 않으시지만 축구장에선 파이팅과 승부욕이 넘치신다. 하프타임 땐 상대 전술에 맞춰 우리 팀이 어떻게 헤쳐나가야 하는지를 정확히 말씀해주신다. 선수단의 경우 선배, 형들이 솔선수범 자세로 훈련에 임하셔서 후배들은 그걸 보고 배울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고 얘기했다.

이광연은 프로 데뷔전에 대한 기억이 또렷하다. 지난 6월 23일 홈 구장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1부) 2019 17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와 경기에서 경험 부족을 드러내며 내리 4골을 허용했다. 그러나 공격진의 막판 분전에 힘입어 5-4 역전승이라는 기적을 경험했다. 그는 “뒤집힐 수 있는 경기가 많아졌다. 구단마다 정신력부터 실력까지 다 좋아진 것 같다. 모든 경기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고 K리그의 매력을 짚었다.

강원FC 이광연이 본지와 인터뷰 후 훈련장을 배경으로 서 있다. /박종민 기자
강원FC 이광연이 본지와 인터뷰 후 훈련장을 배경으로 서 있다. /박종민 기자

다만 “대구FC의 DGB대구은행파크나 인천 유나이티드의 인천축구전용경기장처럼 구단들이 축구전용구장을 소유하고 있으면 좋을 것 같다. 관람석과 그라운드가 멀면 팬들과 선수들이 소통하기 어려운데 가까우면 선수들은 힘이 난다. 포기하고 싶어도 팬들의 응원 소리를 듣고 다시 해 보자는 마음을 갖게 된다”고 희망했다.

이광연은 굉장히 관계지향적인 선수였다. 그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로 ‘소통’을 꼽았다. 그는 “늘 주위 사람들을 보는 것 같다. 친구들이나 동료들 말이다.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을 알리고 소통하면 기분이 좋다. 스트레스를 풀 땐 사람을 만나면서 푼다. 같이 노래방에 가서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발라드 장르를 좋아하며 특히 가수 김길중의 곡 ‘사랑했지만’ 등을 즐겨 듣는다고 했다. 좋아하는 음식으론 삼겹살과 된장찌개를 지목했다.

이광연은 “실점 장면은 잊어버리고 ‘다음 상황에서 실점하지 않으면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지지 않는다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진지한 태도로 말했다. 그는 “팀이 상위 스플릿 내에 머물되, 더 높은 순위까지 올라가면 좋겠다”며 “개인적으론 출전 기회가 더 생기면 좋겠다. 출전 시간 같은 동기부여를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싶다”고 고백했다. 머지않아 A대표팀 합류도 바라고 있을 것 같다고 말을 건네자 그는 “먼 미래를 앞서 생각하기보단 일단 K리그에서 많은 경기를 뛰고 단계를 밟아나가는 게 중요할 것 같다. 현재에 더 집중하려 한다”고 힘주었다.

이광연은 “골키퍼를 하다가 그만두는 선수들도 많다. 저를 보고라도 꿈을 키우고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스스로 더 노력하고 있다. 한국 축구에 좋은 골키퍼들 더 많이 나오면 좋겠다”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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