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태환 아버지 박인호 씨(왼쪽)/사진=이호형 기자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희생양이 되는 것이 가슴 아프다."

전 수영 국가대표 박태환(27)의 아버지 박인호 팀GMP 대표가 대한체육회의 규정 개정 불가 방침에 눈물로 호소했다.

박인호 대표는 16일 오후 서울 소공동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오전 대한체육회는 제3차 이사회를 열고 기존 국가 대표 선발 규정을 개정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박인호 대표는 이에 대해 "한 번의 실수인 약물 때문에 평생을 짊어지고 가야 한다. 도핑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아들을) 희생양으로 삼는다는 것이 가슴 아프다"며 눈물을 흘렸다.

-아버지이자 소속사 대표로 대한체육회의 결정에 대한 입장은.

"대한체육회의 결정을 마음 졸이면서 오랫동안 기다려왔다. 가장 가슴 아프게 생각하는 건 건 특정한 선수 때문에 규정을 바꾸지 못하겠다고 하는 것이다. 도핑으로 징계를 받았고, 처음부터 올림픽 출전이 어렵다는 걸 알았다면 포기했을 것이다. 하지만 대한수영연맹 회장이 나서서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겠다. 올림픽 준비만 열심히 하라'고 했다. 지금은 수영연맹이 대한체육회에 위탁 되면서 우리는 대화 채널이 없어졌다. 그래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기 위해 올림픽 출전 기준을 넘으면 조치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 이후에도 규정 변경이 있을 수 없다는 말만 듣게 됐다.

대한체육회 입장을 이해는 한다. 도핑 중요성도 알고 있다. 하지만 한 선수를 희생양으로 삼아 도핑 중요성을 강조하는 건 도가 지나친 게 아닌가 생각한다. 다시 한 번 대한 체육회에 간곡하게 호소드리고 싶다. 도핑 중요성 충분히 알고 있고, 거기에 상응하는 징계를 받았다. 대한체육회에서 강조하는 도핑 중요성도 이번 사건을 계기로 충분히 인지 시키고, 계기를 만들어 준 게 아닌가. 너무 가혹하게 IOC 규정을 어겨서 까지 국내 규정 안 바꾸겠다는 것 재고해주시길 부탁드린다."

 

-박태환이 메달을 딸 가능성도 불투명한데 CAS에 제소하면서까지 참가를 원하는 이유는.

"서글프다. 아들이 여섯 살 때 수영을 시작해서 22년간 수영만 했다. 처음 수영을 시작했을 때는 우리 나라에서 세계 선수권이나 올림픽 메달을 딸 수 있을 거라 상상도 못했던 것을 현실화시켰다. 지금 문제는 리우 올림픽에 가서 메달을 따고, 안 따고가 아니다. 가슴이 아프다. 이 어린 선수가 20년 넘게 수영을 해왔는데 딱 한 번의 실수인 약물 때문에 평생을 짊어지고 가야 한다. 그저 도핑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서 희생양을 삼는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어린 선수를 약물쟁이로 만들고 있다. 이게 옳은 일인가. 선수의 명예도 생각을 해줬으면 한다."

김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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