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일본 정부의 진실된 사과와 반성 요구하는 목소리 하나로 모여
여름 방학 맞아 전국 각지 중·고생 500여 명 참가...'NO 재팬'도 외쳤다
7일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 평화로에서 진행된 '제1399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 참석한 500여 명의 학생들과 일반 참가자들의 모습. / 사진=정도영 기자

[한스경제=정도영 기자]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우대국 명단)에서 제외시키며 전방위적 경제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에 한국 국민들은 'NO 재팬'을 외치며 일본 기업들의 제조 상품 불매 운동을 펼치고, 일본으로의 여행을 취소하는 등 하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4일, 또 한 번의 가슴 아픈 소식이 우리 곁에 들려왔다. 올 들어 5번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가 별세했다. 이제 생존자 할머니는 20명에 불과하다.

7일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 평화로는 최근 돌아가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를 추모하고, 일본에 대한 진실된 반성과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날 마련된 '제1399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는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가 주최하고 평화비경기연대청소년평화나비가 주관해 진행됐다.

대전 유성고등학교 학생들이 '제1399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 참석해 준비해온 포스터를 들어 보이고 있다. / 사진=정도영 기자

특히 여름 방학을 맞아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중·고등학생, 학부모, 일반 참가자 등 500여 명이 비가 오는 궂은 날씨 속에도 자리를 가득 채웠다.

집회가 시작되기 30분 전, 선생님의 인솔로 자리를 찾고 있는 8명의 학생이 눈에 들어왔다. 이 학생들은 경기도 남양주 마석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로 학교 내 사회과학 동아리원들이었다.

집회에 참석한 남양주 마석고 김솔지 학생은 "정기 수요집회 현장을 찾은 것은 오늘이 처음이다"며 "자발적으로 펼쳐지고 있는 NO재팬 운동의 물결에 참여하고 있어 이 자리에도 오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까지도 위안부라던지, 수요집회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며 "더욱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직접 참석했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선영 학생은 "위안부 생존자 할머니분들이 이제 얼마 계시지 않아, 살아 계신 할머니들을 위해서라도 이러한 수요집회에 참석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 오게됐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이 제대로 사과하고 반성하기 전에 오늘 같은 수요집회에 많이 참석해 우리 국민들의 단합된 모습을 더욱 보여주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본격적으로 집회가 시작된 후에는 더 많은 학생들과 참가자들이 자리를 채우며 단합된 구호를 외쳐나갔다. 이날 집회는 청소년평화나비들의 여는 공연과 함께 한경희 정의기역연대 사무총장의 경과보고 발표, 청소년역사합창단의 공연, 참가단체와 학생들의 자유발언과 성명서 낭독 순서로 진행됐다.

한경희 정의기역연대 사무총장이 무대에 올라 현 시국에 대한 일본 정부의 반성 없는 태도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 사진=정도영 기자

먼저 한경희 사무총장이 무대에 올라 현 시국에 대한 일본 정부의 반성 없는 태도에 대해 목소리를 냈다. 한 사무총장은 "최근 일본 정부는 오는 10월부터 그동안 시행되던 일본의 육아 보육 지원법으로 규정된 무상지원 학교에서 조선학교 40여 곳과 외국인학교 44곳을 제외시키기로 했다"며 "일본 정부는 현재 '잘못은 또 다른 잘못을 낳는다'라는 것을 여전히 깨닫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나고야에 전시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소녀상의 전시를 중단시키고, 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가는 소녀상 설치를 방해하고, 전시 성폭력 피해자와 아동을 돕는 나비활동(지원)을 방해하고 있다"며 "자신들의 역사적 과오에 대한 반성이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집회에 자녀들과 함께 참석한 인천 계양구에서 온 이기연씨는 "여름 방학을 맞아 아이들이 역사의 현장을 직접 느껴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아 나오게 됐다"며 "아이들이 최근 진행되고 있는 NO 재팬 불매운동에 관심을 갖고 있어 일본 필기구, 과자와 같은 제품을 구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방학이라 언제나 자녀들을 데리고 갈 수 있는 상설 전시관 등이 많지만, 오늘과 같은 특별하고 중요한 자리에 참석하는 것이 더욱 보람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IMF 때를 떠올려봐도 '금 모으기 운동' 등 국민들의 힘으로 극복해났다"며 "현 시국이 많이 힘들고 어렵지만 국민들이 더욱 단합된다면 잘 극복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7일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 평화로에서 진행된 '제1399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 많은 참가자들이 각자 준비한 피켓을 들어 보이고 있다. / 사진=정도영 기자

집회를 마무리하는 순서에서는 김현진, 정예솜 학생이 무대에 올라 제1399차 정기 수요시위에 참석한 참가자를 대표해 성명서를 낭독했다.

이들은 "일본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고 한다"며 "이미 전 세계가 일번이 저지른 죄를 다 알고 있는데 그것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정말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본 정부는 일본군 성노예제도의 진상을 규명하고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죄하고, 할머니들에게 인권과 명예를 돌려줘야하고,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에 대한 역사 왜곡을 중단하고 올바른 역사를 교육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오는 14일에 열리는 '제1400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는 제7차 세계일본군 '위안부' 기림일 기념 세계 연대 집회와 함께 진행된다. 국내 12개 도시에서 공동으로 진행되며, 영국과 독일 등 세계 7개국 19개 도시에서도 공동으로 진행된다.

또 지난 1월 별세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가 27년 간 일본의 사죄를 받기 위한 기나긴 여정을 담은 영화 '김복동'이 오는 8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된다.

정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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