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영화 ‘엑시트’의 흥행세가 무섭다. 개봉 4주차 700만 돌파를 앞둔 이 영화는 동시기 경쟁작들을 물리치고 압도적인 관객 동원력을 과시하며 여름 성수기 최고의 흥행작으로 떠올랐다. 색다른 재난영화, ‘짠내’나는 주인공들의 활약 등이 흥행 요인으로 꼽힌다. 무엇보다 영화 속 ‘1번’ 주연인 조정석의 ‘짠내’ 나는 연기가 흥행 견인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평이 이어지고 있다.

- ‘엑시트’를 꼭 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

“일단 시나리오가 너무 신박했다. 한 집안의 막내이자 취준생인 용남의 캐릭터에도 공감이 갔다. 나 역시 집에서 막내다. 상황적으로 머릿속에 떠오르는 게 많았다. 매치가 잘 됐다고 해야 할까. 재수, 삼수할 때 대학 간 친구들이 술 한 잔 할 때마다 ‘힘내’라는 말을 자주 하곤 했다. 연기를 전공하다보니 친척들 역시 ‘TV에 언제 나오냐’는 질문을 많이 하셨다. 자연스럽게 취준생인 용남의 모습에 내 모습이 비춰졌다.”

-재난영화인만큼 체력적인 한계를 느끼는 순간이 꽤 있었을 텐데.

“많았다. 매 순간 힘들었다. 계속 뛰고 오르는 장면이 반복되다보니 정말 힘들었다. 어느 정도 기초 체력이 뒷받침돼야 하는 장면이 많았다. 쓰레기봉투를 뒤집어 입으니 몸에 열이 나기도 했다. 화장실을 가는 것도 불편했다. 힘든 상황이 많았지만 영화가 너무 재미있어서 개인적으로는 참 만족스럽다. 기분이 참 좋다.”

-가족으로 나온 배우들과 호흡도 중요했을 텐데.

“고두심, 박인환 선배들을 비롯해 굉장한 연기력을 지닌 배우들과 함께했다. 현장 분위기가 참 좋았다. 그렇게 함께하다가 혼자 있는 장면을 연기하려고 하면 굉장히 외롭고 쓸쓸했다. 내가 살가운 성격이 아니고 낯도 많이 가리는데 현장에서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나 그런 케미가 나온 것 같다. 늘 하는 말이지만 난 참 인복임 많은 것 같다.”

-상대역으로 호흡을 맞춘 임윤아에게 세심한 배려를 해줬다는데.

“윤아와 전우애 같은 느낌이 있다. 촬영을 하면서 힘이 많이 됐다. 나도 힘들었지만 윤아는 더 힘들었을 것이다. 사실 여리여리한 느낌이 있어서 걱정을 많이 했다. 같이 오르고 뛰는 걸해야 했으니까. ‘나도 이렇게 힘든데 윤아는 얼마나 더 힘들까’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괜한 걱정을 한 것 같다. (웃음) 운동 신경이 참 좋았고 근력도 상당했다.”

-윤아와 멜로 연기가 없어 아쉽지 않았나.

“그래서 영화가 더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 재난영화에 러브라인이 있었으면 별로였을 것 같다. 두 사람의 관계가 어떻게 발견할 지 보여주면서 끝나는 게 마음에 들었다.”

-윤아 말로는 아이돌을 할 만한 실력이라는데.

“영화 ‘형’을 홍보하며 도경수와 함께 잔망스러움을 떨어서 그런 것 같다. (웃음) 홍보할 때도 영화 분위기를 따라가게 되는 것 같다. 수줍은 척 하지만 시키는 건 다 한다. 팬 분들이 원하는 걸 하는 게 팬 서비스니까.”

- ‘엑시트’는 ‘짠내’ 나는 두 주인공이 재난 상황에서 사람들을 구해내는 이야기다. 평소 히어로물에 대한 로망이 있었나.

“영웅에 대한 니즈나 로망은 특별히 없었다. 이 영화를 촬영하면서 생긴 것 같다. 용남이가 참 멋있었다. 찬밥 신세에 지질할수록 더 멋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산악동아리 시절 쌓은 작은 재능으로 가족을 구하는 모습을 통해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느낌이 있다. 촬영이 진행될수록 용남이 참 멋있었다.”

-대중에게 호감형 이미지로 통하기도 한다. 40대에 바라는 자신의 모습이 있다면.

“30대가 그립지 않았으면 한다. 30대에 내가 느낀 열정이 40대에서도 이어졌으면 좋겠다. 사실 요즘 여유롭고 편해진 건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열심히 안 하거나 열정이 뒤처진 건 아니다. 20대 때는 빨리 나이를 먹고 싶었다. 혈기왕성하고 열정적이어서 그랬던 것 같다. 30대가 그립지 않은 40대가 되는 게 목표다.”

사진=잼엔터테인먼트 제공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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