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황지영] “‘굿바이 싱글’은 김혜수 때문에 봐야 한다!”

배우 마동석이 인터뷰 자리에서 꺼낸 첫 마디다. 그가 김혜수 명함을 빌려서까지 열혈 홍보에 나선 이유는 뭘까. 마동석은 “모든 작품이 다 잘되길 바라지만 그 동안 찍은 것과 색깔이 다르다. 일단 피나 폭력이 없다. 대부분의 전작에서 세고 무섭게 나와서 부모님 보여드리기가 껄끄러웠다. ‘굿바이 싱글’은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영화라 기분이 좋다. 무엇보다 부모님 취향이다”며 웃었다.

-극중 스타일리스트를 연기했다. 오늘 의상 컨셉트를 알려달라.
“나도 모른다. 하하. 스타일리스트가 주는 옷을 입는다. 패션감각이 꽝이다. 편한 옷만 좋아하고 발이 안 시린 날엔 무조건 슬리퍼만 신는다. 이번 캐릭터는 나에게 있어 큰 도전이다.”

-근육질 체형이라 옷 고르기 힘들겠다.
“팔이 두꺼워 사이즈나 핏의 문제가 있었다. 근육이 많아야 몸이 편한 체질이다. 활동하면서 근육이 20kg정도 빠져 몸이 예전만큼 안 따라준다. 전에 다친 곳들이 아파 관절주사를 맞고 재활운동 하고 있다. 여러분들도 속근육 키우는 운동 꼭 하셔야 한다. 그래야 나중에 고생 안 한다.”

-스타일리스트 역할은 처음이다. 준비할 것이 많았나.
“촬영 전 50여 벌이 준비가 됐는데 그 중 고르고 골라 20여 벌을 입었다. 정말 힘들었다. 이렇게 많이 갈아입은 적은 처음이다. 주변에 물어보니 여배우 스타일리스트는 대화를 많이 들어준다고 하더라. 특히 극중 평구는 매니저 일도 같이 봐주고 있는 친구라 톱스타 고주연(김혜수)을 대할 때 섬세하게 신경 썼다.”

-평구와 고주연을 어떤 사이로 설정했나.
“단순하게 보면 평구는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고, 커리어 면에서 고주연을 돕고 있다. 영화에는 없지만 과거에는 둘 사이 미묘한 것들이 오갔을 것이라 생각했다. 학창시절 둘은 친구였지만 평구가 주연을 좋아했을 거다. 그러다 평구는 뉴욕으로 패션공부를 하러 가고 거기서 지금의 아내(서현진)을 만나 결혼을 한 거지. 한국 돌아와서 성공할 줄 알았는데 갈 곳은 다시 주연 곁이고, 시간이 흘러 지금의 가족 같은 사이가 된 거라 생각한다.”

-김혜수가 마동석은 실제로도 섬세하다던데 사실인가보다.
“나한테 그런 면이 있었나. 단순하고 이야기 안 해주면 모르는 성격이 있는 반면 촬영할 때는 또 예민하고 섬세해진다.”

-이번 영화를 통해 무서운 이미지를 벗고 싶었나.
“작품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이 있는 건 아니다. 마음에 와 닿는 시나리오가 있으면 한다. 김혜수 선배가 확정한 다음에 내가 바로 한다고 했다. 처음 시나리오 봤을 때 유쾌한 코미디 장르라는 흐름은 있었지만 빈 공간도 있었다. 함께 대사를 만들어가면서 작업했다.

-예를 들면 어떤 부분의 대사인가.
“극중 박감독한테 ‘내가 미국에서 거둬 먹였는데~’라고 말하는 장면이다. 실제 한인사회에서 있었던 일을 대사로 만들었다. 또 ‘결혼은 아무나 하면 안 되는거야’라는 대사도 애드리브다. 그 말을 꼭 해야겠더라.”

-서현진, 김현수 등 인연 있는 배우가 많다.
“서현진은 10년 전 드라마 ‘히트’에서 잠깐 만났다. 그 때 이후로 처음 봤다. 이번에야 연락처 교환했다. 드라마 ‘또 오해영’이 잘 되고 있어 내가 다 기쁘다. 김현수는 벌써 세 번째 작업이다. 영화 ‘더 파이브’ ‘살인자’를 함께 했다. 두 작품 모두 청소년관람불가라서 현수는 영화 찍고서도 못 봤다. 이번엔 다같이 볼 수 있어 기분이 좋다.”

-김현수도 컸지만 본인도 나이를 먹고 있다.
“부쩍 나이를 실감하고 있다(웃음). 예전엔 미혼이거나 아이가 있어도 갓난아이를 둔 역할이었다. 그런데 이번엔 큰 아들이 셋이나 있다. 첫째가 무려 열 살이다. 모니터로 보니 진짜 큰 아들이 있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겠더라.“

-실제로도 ‘굿바이 싱글’을 하고 싶나.
“나한텐 먼 이야기다. 영화로만 기억해주길 바란다. 그냥 필모그래피에 가족들이 볼 수 있는 영화를 올렸음에 만족한다.”

-안방극장에서는 OCN ‘38사기동대’가 동시 출격하고 있다.
“쉬지 않고 일하는 사람으로 오해하는데 아니다. 3개월 쉬고 왔다. 개봉 시기가 어떻게 하다 보니 맞물렸다. 나는 다작 축에 못 끼는 사람이다. 이경영 선배나 배성우 동생 등이 쉴새 없이 일하는 사람이다.”

-‘베테랑’의 아트박스 사장처럼 카메오도 계속 해달라.
“우정출연이 정말 힘들다. 굉장히 부담스럽다. 짧게 나오는데 굵직한 임팩트를 줘야 하니까. 오래 연구하고 짜내야 하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 일하면서 받는 스트레스라 좋다.”

-할리우드 진출 생각은 없나.
“별로 없고, 또 제안도 없다. 일단 한국에서 하는 작품 제대로 하면서 자연스럽게 기회가 생기면 잡고 싶다. 언젠가 한 번 나를 궁금해한 관계자가 있었다고 들었다. 그 정도도 정말 감사한 일이다.”

사진=이호형기자

황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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