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준/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한스경제 박종민] ‘내가 막으면 팀은 이긴다’

한국 축구 차세대 수문장으로 거론되고 있는 김동준(22ㆍ성남FC)의 카카오톡 프로필에는 이런 문구가 적혀 있다. 승부욕과 함께 책임감이 엿보인다. 김동준은 K리그에서나 국가대표로나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K리그에선 생애 단 한 번만 받을 수 있는 영플레이어상 후보로 조명 받고 있으며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과 관련해선 대표팀 최종 명단에 선발됐다. 본지는 27일 전화 인터뷰를 통해 김동준의 속내를 들어봤다.

 

-올 시즌 현재까지 K리그에서 16경기에 출전해 21실점(경기당 1.31실점)을 했다. 활약을 자평한다면.

“‘활약’이란 표현은 과하다. 그것보단 ‘하고 있다’로 말하고 싶다. 100점 만점에 40점 정도 줄 수 있다. 골키퍼의 영원한 숙제는 실점을 하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경기당 1점이 넘게 실점하고 있다. 용납이 안 된다. 그 부분에 대한 평가는 해야 할 것 같다. 경기당 0점대 실점으로 가는 게 목표다.”

-원래 스스로에게 그렇게 가혹한 편인가. 리그에선 최고 골키퍼(GK)가 될 기대주로 평가한다.

“스스로에게 굉장히 냉정하다. 완벽주의 같은 게 있다. 경기 모니터링을 하면서 스텝 하나만 마음에 안 들어도 계속 돌려보며 ‘왜 저랬지’라는 생각을 한다. 짜증날 때도 있다. 승부욕도 엄청난 편이다. 사소한 것도 지기 싫어한다. 지금도 그렇지만 과거엔 더 심했다. 미니 게임에서 져도 굉장히 화가 났다. 물론 경기가 끝난 당일만 좀 그렇고 다음날부턴 잊는 편이다. 이건 건망증인가.(웃음)”

-GK로서 내세울 수 있는 부분은.

“피지컬이 강점인 것 같다. 여기서 말하는 피지컬은 키 189cm 등 신체 조건이 아니다. 그것보단 볼캐치를 위해 다이빙할 때 지면에서 도약하는 힘이 좋다는 의미다. 리치(팔을 완전히 폈을 때 손끝이 미치는 범위)도 어느 정도 되고 순간적으로 도약하는 힘도 좋은 것 같다. 또래에 비해 안정감은 있는 것 같다. 원래 강점은 공격으로 공을 연결하는 빌드업이었는데 프로에선 적응을 못하고 있어서 그런지 아직 잘 안 되고 있다.”

-닮고 싶은 선수는.

“골키퍼 조하트(29ㆍ맨체스터시티)를 좋아한다. 조하트도 도약할 때 지면을 밀고 나가는 피지컬적 부분이 굉장히 좋다. 테어 슈테겐(24ㆍ바르셀로나)은 빌드업 능력이 좋아 모티브로 삼고 있다. 이들의 동작을 연구하고 있다.”

-K리그 영플레이어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GK로서 첫 수상에 대한 기대가 많다.

“개인상은 분명 욕심이 나는 부분이다. 하지만 지금 경기력 가지곤 받기 어려울 것 같다.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줘야 가능할 것이다. 아직은 시기상조라 말하고 싶다.”

-성남은 6월 들어 2무2패를 기록 중이다. 선수단 분위기는 어떤가.

“적막하다. 서로 말하기도 조심스럽다.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나는 추후 올림픽 대표팀에 차출될 예정이다. ‘팀에 보탬이 되지 않는 선수인건가’라는 생각도 든다. 팀원들과 생각을 공유하며 빨리 틀을 깨려고 노력 중이다.”

-올 시즌 팀 성적에 대한 현실적으로 전망은.

“지난 시즌엔 5위(15승15무8패ㆍ승점 60)를 한 것으로 기억한다. 거기서 내려가지만 않으면 좋겠다.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출전권을 따낼 수 있는 리그 3위 이내에 드는 것이 큰 목표다.”

-올림픽 대표팀 최종 명단에 들었다.

“영광스럽고 감사하다. 내가 들 수 있는 자리였는지, 가서 잘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긴 한다. 합류했으니 브라질 가서 선의의 경쟁을 하며 자신감도 찾고 몸 상태도 제대로 만들어 보겠다. 메달을 획득했을 때의 보상도 큰 만큼 간절함으로 똘똘 뭉쳐 최선을 다한다면 좋은 결과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어떠한 골키퍼로 성장하고 싶나.

“구설에 오르지 않고 물 흘러가듯 가는 선수가 되고 싶다. 이름이 너무 많이 거론되는 것도 경계하고 있다. 공격수와 달리 골키퍼는 감정을 더욱 절제해야 하는 포지션이다. 주변에서 띄워주거나 칭찬만 듣다 보면 자만할 수 있다. 신인이라 감정 컨트롤에 유의하고 있다. 김학범(56) 감독님도 그런 부분을 우려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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