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3500여 명 팬 가득...매 세트마다 각 팀 응원하는 목소리 높여
SK텔레콤 T1 통산 8번째 LCK 대회 우승...지난 스프링 대회 이어 2연속 우승
플레이오프 MVP에 SK텔레콤 T1의 Clid 선정
지난달 31일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2019 우리은행 LCK 서머' 결승전 현장. / 사진=정도영 기자

[한스경제=정도영 기자] 과연 LCK 다웠다. 선수들의 역대급 플레이, 그 플레이를 생동감 있게 전달한 중계, 경기장을 꽉 메운 팬들의 응원, 3박자의 합이 빛난 대회였다.

e스포츠의 정통 스포츠화를 위한 도전을 이어가고 있는 있는 '리그 오브 레전드(LoL)'의 개발 및 유통사 라이엇 게임즈가 '2019 우리은행 LoL 챔피언스 코리아 서머(LCK 서머)' 결승전을 지난달 31일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개최해 성황리에 종료됐다.

지난달 31일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2019 우리은행 LCK 서머' 결승전 현장. / 사진=정도영 기자

2019 LCK 서머 결승전은 지난 스프링 스플릿 결승전과 마찬가지로 '그리핀'과 'SK텔레콤 T1(SKT)'이 맞붙었다. 지난 스프링 결승전에서 SKT가 그리핀을 상대로 우승컵을 따낸 만큼 이번에는 그리핀이 복수에 성공할 수 있을지 많은 팬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특히 '리매치'를 벌이는 두 팀의 승부를 기대하는 팬들의 관심을 증명하듯 현장 티켓 3500여 장이 예매 사이트 오픈 30초 만에 매진됐다.

이날 LCK 서머 현장은 경기 시작 전 티켓 교환과 이벤트가 열리는 오후 12시부터 인산인해를 이뤘다. 우리은행과 SK텔레콤 등 LCK 서머의 대회 스폰서들은 자체적으로 부스를 운영, 각종 이벤트를 준비해 팬들을 맞이했다.

지난달 31일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2019 우리은행 LCK 서머' 결승전 현장. SK텔레콤의 'SKT 5GX' 부스에서 VR 중계를 체험해보고 있는 팬의 모습. / 사진=정도영 기자

현장 분위기는 과연 'LoL' 다웠다. 나이와 성별, 국적을 불문하고 많은 팬들이 각자 응원하는 '그리핀'과 'SK텔레콤 T1'과 팀 선수를 응원하는 굿즈를 착용하고, 피켓을 손수 제작해 오는 등 글로벌 규모의 e스포츠 대회다운 모습들이 가득했다.

'LoL' 캐릭터를 그대로 구현한 '코스프레' 복장을 착용하고 외모를 꾸민 팬들도 눈에 띄었다. 지나가는 일반 팬들은 너도 나도 이날 대회를 추억하기 위해 사진을 찍는 모습이었다.

지난달 31일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2019 우리은행 LCK 서머' 결승전 현장. 'LoL' 캐릭터 코스프레를 한 팬들의 모습. / 사진=정도영 기자

서울 관악구에서 온 김태웅(30) 씨는 "지난 2017년도 LCK 서머 때도 왔었고, 이번 2019 LCK 서머 결승전도 현장에 와서 직접 보고 싶어 오게 됐다"며 "이번 대회 티켓팅이 너무 힘들어, '취켓팅(취소한 좌석 예매)'을 통해 여자친구와 함께 앉는 자리를 구해서 기쁘다"고 말했다. 경기도 남양주에서 함께 온 여자친구 이현경(22) 씨는 "원래 LoL을 즐기는 편이다"며 "게임을 하다 보니 SK텔레콤 T1을 응원하게 됐고, 결승전에 진출한 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해 현장에 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은 "지난달에 열린 '2019 펍지 네이션스 컵' 현장도 찾았다"며 "집에서 경기만 보는 것보다 현장에 준비된 다양한 이벤트 등을 즐기고, 선수들의 플레이를 직접 볼 수 있는 e스포츠 대회들이 더욱 많이 생겨났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덧붙였다.

(왼쪽부터) 지난달 31일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2019 우리은행 LCK 서머' 결승전 현장을 찾은 서울 관악구에서 온 김태웅(30) 씨와 경기도 남양주에서 온 이현경(22) 씨. / 사진=정도영 기자

이날 결승전은 SK텔레콤 T1이 상대 그리핀을 세트 스코어 3대 1로 제압하며, LCK 사상 최초로 8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SK텔레콤 T1은 이날 탑에 Khan, 정글 Clid, 미드 Faker, 봇 Teddy, 서폿에 Effort 선수가 출전했고, 그리핀은 탑에 Doran, 정글에 Tarzan, 미드 Chovy, 봇 Viper, 서폿에 Lehends 선수가 출전했다.

1세트부터 2세트까지는 SK텔레콤 T1의 압도적인 기량으로 그리핀을 눌렀다. 1세트는 SK텔레콤의 Clid의 활약이 돋보였다. Clid는 초반부터 중단 공격로를 공략, Faker와의 찰떡 같은 팀워크로 상대 미드 라이너 Chovy를 연달아 두 차례 쓰러트리며 기세를 올렸다. 이후 운영 상의 이득을 차곡차곡 쌓아간 SK텔레콤 T1는 내셔 남작 앞에서 일어난 한타에서 대량 득점을 한 후 그대로 상대의 본진으로 밀고 들어가 단숨에 상대 넥서스를 파괴했다. 1세트 MVP로는 날카로운 갱킹과 판단력이 돋보였던 SK텔레콤 T1의 Clid가 선정됐다.

지난달 31일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2019 우리은행 LCK 서머' 결승전 현장. 경기 전 그리핀 팀의 선수들이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 사진=정도영 기자

2세트도 SK텔레콤 T1의 승리였다. 양 팀 간의 팽팽한 신경전이 계속되는 와중, 이번에는 상단 공격로를 공략한 SK텔레콤 T1이 그리핀의 탑 라이너 Doran을 두 차례 잡아내는데 성공했다. 이후 내셔 남작 부근에서 일어난 한타에서 SK텔레콤 T1이 한 킬도 내주지 않고 내셔 남작 사냥에 성공해 운영 상 우위를 점했다. 경기 후반 SK텔레콤 T1의 탑 라이너 Khan이 스플릿 푸쉬를 하는 사이 그리핀이 내셔 남작을 노렸으나, 수적 우위에도 불구하고 SK텔레콤 T1에게 내셔 남작을 뺏기고 마무리까지 당하며 그대로 경기가 마무리됐다. 2세트 MVP로는 라인에서의 안정성과 중반 이후 운영이 돋보였던 SK텔레콤 T1 Khan이 선정됐다.

지난달 31일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2019 우리은행 LCK 서머' 결승전 현장. 경기 전 SK텔레콤 T1팀의 선수들이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 사진=정도영 기자

이어진 3세트에서는 경기 시작부터 총공세를 펼친 그리핀이 귀중한 1승을 따냈다. 경기 초반 그리핀의 정글러 Tarzan이 상단을 찌르면서 킬을 올렸다. 그리핀은 이후에도 상대 탑을 집요하게 공략하면서 SK텔레콤 T1의 탑과 정글을 무력화 시키는데 집중했고, 이에 SK텔레콤 T1은 하단 공격로를 밀면서 응수했다. 내셔 남작과 드래곤 등 오브젝트를 착실하게 따낸 그리핀은 골드 격차를 7000까지 벌린 후 노련한 운영으로 SK텔레콤 T1의 넥서스를 파괴하며 한 세트 만회에 성공했다. 3세트 MVP는 정글 주도권을 확실하게 잡아준 그리핀의 Tarzan이 선정됐다.

마지막 4세트는 화끈한 공격력을 보여준 SK텔레콤 T1이 승리하며 결승전을 마무리했다. 연이은 교전마다 승리한 SK텔레콤 T1은 경기 시작 약 16분 만에 무려 10킬을 올렸다. 경기 후반 내셔 남작 버프와 화염 드래곤 3스택을 모두 두른 SK텔레콤 T1은 그야말로 압도적인 힘의 차이를 과시하며 그리핀을 압도, 2019 LCK 서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경기 후 진행된 시상식에서 날카로운 갱킹으로 팀에게 주도권을 가져다 준 SK텔레콤 T1의 Clid가 플레이오프 MVP로 선정돼 상금 500만원의 주인공이 됐다. 이번 우승으로 SK텔레콤 T1은 통산 8번째 LCK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림과 함께, 우승 상금 1억원(총상금 2억 9500만원)을 차지했다. 이날 2019 우리은행 LCK 우승 트로피는 정재식 작가가 현장에서 우승팀 이름을 각인해 의미를 더했다.

지난달 31일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2019 우리은행 LCK 서머' 결승전 현장. / 사진=정도영 기자

한편 오는 10월부터 유럽에서 열리는 '2019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에 진출할 마지막 팀을 결정하는 한국대표팀 선발전이 오는 3일 1차전, 2차전 5일, 최종전 7일에 진행된다. 2019 LCK 서머 우승팀 및 2019 스프링 및 서머 성적에 따라 SK텔레콤 T1과 그리핀은 '롤드컵' 진출을 확정했다. 대회 챔피언십 상위권인 아프리카 프릭스, 킹존 드래곤X, 샌드박스 게이밍, 담원 게이밍 등 4팀이 남은 진출권 한 장을 위해 치열한 승부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정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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