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신장·간질환 있으면 수분 섭취량 조절해야
[한스경제=홍성익 보건복지전문기자] 구강도 환절기의 영향을 받는 것일까? 환절기가 되면 입 안이 건조한 증상을 느끼는 사람이 많아진다. 65세 이상 인구의 40%가 겪는 것으로 알려진 구강건조증은 타액(침) 분비의 감소로 인해 입 안이 마르는 증상이 나타나는데, 건조한 환경에 더욱 발병하기 쉬운 질환이다. 환절기에는 대부분 습도가 낮아지므로 모든 부분이 건조해지기 쉬우며 구강도 그 중 하나로 영향을 받기 쉽다.
입이 말라 있다는 느낌 자체가 구강건조증의 증상인데 흔히 나타나는 증상은 미각을 느끼기 어려워지게 된다. 혀에는 미각을 느끼는 미뢰가 있는데 충분한 습기가 있어야만 미뢰가 정상적 기능을 할 수 있다. 즉, 습기가 사라지면 그만큼 맛을 느끼기 어려워지는 것이다. 음식을 씹는 저작 행위나 삼키는 연하 행위도 타액에 의한 윤활 작용이 중요한데, 입 안이 마르게 되면 저작과 연하 기능이 감소하여 씹거나 삼키기도 어려워진다.
구강건조증이 생기면 혀의 움직임이 방해를 받아 발음에 영향을 줄 수도 있고, 혀의 표면이 갈라지는 균열 현상과 통증도 발생할 수 있다. 완전 의치를 사용하는 사람의 경우, 의치가 입 안에 잘 붙어있을 수 있는 힘이 줄어들어 의치가 잘 빠지게 된다. 타액은 치아 주변을 깨끗이 유지해주고 타액 속의 향균 성분이 입 안의 균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는데, 구강건조증이 지속되면 충치나 잇몸질환이 발생하기 쉽고 구취도 생길 수 있다.
입 안이 계속 마르게 되면 타는 듯한 느낌을 받는데, 이를 구강작열감증후군이라고 하며 증상이 더욱 악화되기도 한다.
박관수 인제대 상계백병원 치과구강악안면외과 교수는 “나이가 들면서 타액선이 위축돼 그 기능이 떨어지므로 타액의 분비가 줄어들어 구강건조증이 생기기 쉽다”며, “치아를 상실하거나 잇몸질환이 있는 경우, 이로 인해 저작 기능이 떨어질 수 있는데 이도 타액 분비를 감소시키므로 구강건조증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나이가 들수록 고혈압과 당뇨 등의 다양한 질환을 가지게 되고 이를 치료하기 위해 약물 복용이 늘어나는데 이러한 약 성분 중에 타액 분비를 감소시키는 작용을 하는 것이 있어 구강건조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구강건조증을 치료하는 데는 타액 분비를 촉진시키고 인공 타액을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타액 분비는 신 맛과 저작에 의해 촉진될 수 있는데, 당분이 들어가지 않은 껌을 씹고 식사 시 새콤한 음식을 함께 먹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지나친 껌 씹기는 치아나 턱 관절에 좋지 않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심장질환, 신장질환, 간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많은 양의 수분 섭취가 나쁜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담당 의사와 상의 후에 섭취량을 조절해야 한다. 또한, 치아나 잇몸이 부실하면 저작이 원활하지 않으므로 저작 기능을 회복해 줄 수 있는 치아 회복 치료, 잇몸병 치료가 도움이 된다.
인공 타액 또는 타액 보조제의 사용으로 구강건조증을 완화시킬 수 있는데 이는 안구건조증에서 인공 눈물을 사용하는 원리와 비슷하다. 타액선(침샘)에 병이 있어 타액이 잘 분비되지 않는 경우에는 타액선 질환을 치료해야 한다.
박관수 교수는 “저작과 신 맛 나는 음식이 타액 분비에 도움을 주므로, 당분이 들어있지 않은 껌을 자주 씹고 식사 때에는 신 맛이 나는 음식을 함께 섭취하는 것이 좋고, 물을 자주 충분히 마셔주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며, “구강 세척제를 자주 사용하면 오히려 구강건조증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사용 횟수를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홍성익 기자 hongsi@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