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업 사내벤처 아이템 발표회 피칭데이 후 발표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HDC현대산업개발

[한스경제=황보준엽 기자] 최근 스타트업 양성에 나서는 건설사들이 부쩍 늘고 있다. 자체적으로 기술 개발에 인력과 비용을 투입하기보다 자사에 도움이 될 만한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을 곁에 두고 집중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건설사들이 4차 산업시대에 발맞춰 스타트업 양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곳은 호반그룹이다. 호반은 지난 7월 서울 서초구 서초동 호반파크 2관에 '호반이노베이션허브'를 열었다.

호반이노베이션허브는 스타트업 보육 공간이며, 초기자금이 부족해 사무실을 구하기 힘든 1인 창업자들을 위해 핫데스크, 휴게시설, 회의실 등으로 구성됐다. 입주는 그룹사에 적용 가능한 사업아이템 보유 기업이 우선이며, 보육가치가 높은 기술기반의 스타트업 창업팀에게도 입주기회가 주어진다.

호반은 이들이 개발한 상품을 시장에 선보일 기회도 제공한다. 이를 위해 자사 외 타 기업 및 투자사들과 필요에 따라 라운드 테이블, 밋업(MEET UP) 행사를 수시로 개최하고 있다. 특히 변리사를 둬 특허자문도 제공한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외부로부터의 혁신을 받아들여 4차산업시대를 대비하고, 대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스타트업도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호반건설은 스타트업 투자와 지원을 하는 엑셀러레이터 사업에도 진출했다. 지난 2월 엑셀러레이터 법인인 플랜에이치벤처스를 설립했고, 호반건설 등 호반그룹과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투자를 모색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외부가 아닌 내부에서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신사업 사내벤처 육성'이라 명명한 이 사업은 지난 4월 아이디어 공모전을 개최하며 첫 발걸음을 뗐다. 지난 6월에는 선정된 아이템을 설명하는 피칭데이(Pitching Day)를 개최했다. 피칭데이에서 선정된 신사업아이템은 인큐베이팅과 사업구체화 지원을 받아, 실제 사업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아이디어 제안자는 포상과 더불어 초기 시장 검증과 사업모델 구체화를 통해 신사업 법인을 설립하게 되면 사업지분을 부여하고, 창업자금 또한 지원받게 된다. 또 사업의 성공 여부와 관계없이 복직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마련해 임직원들이 편히 창업에 도전할 수 있도록 했다.

우미건설은 스타트업 자체 양성보다는 투자 방식을 택했다. 3D 공간데이터 플랫폼 스타트업 어반베이스에 투자를 단행했다. GS건설은 신생 스타트업 기업의 사업 안정화를 위해 인적자원 교육을 통한 간접적 지원 활동을 하고 있다.

이처럼 건설사들이 스타트업 보육에 뛰어드는 까닭은 자체적으로 기술개발을 하기에는 투입되는 비용과 시간 대비 효율성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이들은 자사에 도움이 될 만한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을 집중 육성하는 방식을 취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자체 기술 개발에 비용과 시간을 소모하기 보다는 그만한 기술력을 개발하고 있는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것이 더 경제적"이라며 "서로에게 윈윈(WIN-WIN)일 수 있다"고 말했다.

황보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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