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씨네] ‘타짜: 원 아이드 잭’, 형만 한 아우 없다
[이런씨네] ‘타짜: 원 아이드 잭’, 형만 한 아우 없다
  • 양지원 기자
  • 승인 2019.09.10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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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양지원 기자] 영화 ‘타짜: 원 아이드 잭’은 인기 시리즈로 자리잡은 ‘타짜’의 세 번쨰 이야기다. 전작들과 달리 화투판이 아닌 포커를 소재로 한 게 차별점이다. 전작의 그늘을 벗기 위해 부단히 애쓴 노력의 흔적이 돋보인다. 배우들의 연기 합도 좋다. 그러나 장황하고 늘어지는 서사, 결말이 보이는 전개가 발목을 잡는다.

주인공 도일출(박정민)은 타짜 짝귀(주진모)의 아들이다. 공시생인 일출은 매일 도박장을 기웃거린다. 짝귀 못지 않은 기술로 도박판에서 승률도 좋다. 그러던 어느 날 미스터리한 여인 마돈나(최유화)와 얽히게 되고 곤경에 처해 빚을 떠안게 된다. 사채업자들에게 쫓기는 그를 구해준 이는 다름 아닌 전설의 타짜 애꾸(류승범). 애꾸는 일출에게 원 아이드 잭이라는 팀에 합류할 것을 제안한다. 애꾸를 중심으로 타짜의 피를 타고난 일출, 화려한 손기술의 까치(이광수), 사람들을 홀리는 영미(임지연), 숨은 고수 권원장(권해효)과 뭉쳐 ‘이기는 판’을 설계하고 실행하기 시작한다.

‘타짜: 원 아이드 잭’은 캐릭터 하나하나에 집중적으로 힘을 실었다. 캐릭터의 서사에 꽤 긴 시간을 할애하는데 인물 설명이 지나치게 장황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타짜’ 시리즈 특유의 긴장감이 감돌아야 하는데 워낙 설명이 길다 보니 지루함을 자아내기도 한다. 전작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스토리 방식 역시 신선함을 주기에는 부족하다.

'타짜: 원 아이드 잭' 리뷰.
'타짜: 원 아이드 잭' 리뷰.

전작들에 비해 한 층 업그레이드 된 팀플레이가 돋보인다. 캐릭터 간 주고 받는 대사와 연기가 영화의 단점을 보완한다. 화려한 손기술에 초점을 맞춘 카메라 앵글과 배우들의 애드리브가 극의 윤활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번 시리즈에서도 여성 캐릭터 활용법이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남성을 유혹하기 위해 자신의 성적 매력을 무기로 쓰고, 남성의 욕망을 자극하는 존재로만 활용된다. 이에 대해 권오광 감독은 “어떻게 다른 현시대에 통용될 수 있는 캐릭터를 만들까 고민했다”라며 “도박판 자료조사 하고 거기서 사람들을 만나보니 실질적으로 그 판이 험악한 세계고 어디까지를 영화에 리얼하게 구현하는 것이 영화적 리얼리티일까 고민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권오광 감독이 사연을 부여한 캐릭터인 마돈나 역을 맡은 최유화의 연기에도 아쉬움이 남는다. 일출을 혼란스럽게 하는 결정적 캐릭터인데, 몰입이 안 되는 어색한 연기로 극의 흐름을 깬다.

물론 흙수저에 불과했던 주인공이 실패를 반복하며 점점 성장하고, 적들을 물리치는 모습은 묘한 쾌감을 준다. 박정민의 설득력 있는 연기가 가히 돋보인다. 과하지 않은 연기로 극의 중심을 잡은 류승범 역시 영화의 완성도를 더한다. 11일 개봉. 러닝타임 139분. 청소년 관람불가.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