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

[한스경제=이정민 기자] 전기자 배터리 관련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최고경영자(CEO)들이 추석 연휴가 끝난 16일 회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신학철 LG화학 부회장과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이 일정 회동을 조율하고 있다. 회동 일자는 16일이 될 가능성이 높으며,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도 동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영업비밀 침해와 특허 침해 등으로 맞고소한 상태이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자사 인력을 계획적·조직적으로 빼내가 핵심 기술을 유출했다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맞서 SK이노베이션도 LG화학을 상대로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6월 국내에서 제기한 데 이어, 지난 3일엔 미국 ITC와 연방법원에 특허침해 소송을 냈다.

양사는 국내외 소송전을 진행해오면서도 대화의 가능성은 열어두고 CEO 회동을 타진해왔다.

그러나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의 사과와 재발방지, 피해배상 논의를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우고 있어 양측이 만난다고 해도 협상은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측 "모두 회동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CEO들이 만나도 단번에 긍정적인 해결 방안을 도출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LG화학은 전날 입장문에서 "글로벌 기업들에 소송은 권리를 지키는 중요한 수단으로서 소모전이 아니다"며 "국내 기업들끼리라고 해서 소송이 국익과 산업 경쟁력을 저하시킨다는 지적은 전혀 근거가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CEO선에서 협상이 무산되면 LG그룹 구광모 회장과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나서 담판을 짓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계속 나온다.

반면 민간 기업의 지식재산권 관련 다툼에 대해 정부·정치권이 합의하라고 중재에 나서거나 총수끼리 담판을 짓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부른다는 반론도 동시에 제기된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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