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덜란드와 경기에 앞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는 한국배구 대표팀/사진=FIVB 홈페이지.

[장충체=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이 투혼을 불사르며 안방에서 열린 3연전을 모두 승리로 이끌었다.

김남성(64)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3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6 국제배구연맹(FIVB) 월드리그 국제남자배구대회 2그룹 3주차 G조 3차전에서 네덜란드를 세트스코어 3-2(25-16 22-25 21-25 25-21 18-16)로 물리쳤다. 3승6패(승점 9)를 기록한 한국은 대회 8위에 오르며 2그룹 잔류 가능성을 남겼다. 한국의 2그룹 잔류 여부는 중국-일본전, 쿠바-포르투갈전 결과에 따라 결정된다. 중국이 이기거나 포르투갈이 이기면 한국은 2그룹 잔류를 확정한다. 2그룹 파이널라운드 주최국 자격으로 강등을 면제받은 포르투갈(2승6패 승점 6ㆍ12위)을 제외한 2그룹 최하위 팀(11위)은 3부 리그로 강등된다. 대회 순위는 승패-승점-세트득실-점수득실 순으로 정해지는 데 한국은 쿠바(2승6패 승점 7), 일본(2승6패 승점 9)과 11위 자리를 피하기 위해 경쟁 중이다.

선수들의 정신력과 투혼이 빛났던 장충 3연전이었다. 한국은 일본과 캐나다에서 열린 1, 2주차 경기에서 6전 전패를 기록하며 대회 최하위에 그쳤다. 하지만 홈 코트에서 반등했다. 한국은 홈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체코전(3-0), 이집트전(3-2)에서 모두 이겼다. 한국은 체코와 경기 3세트 20-18로 추격을 당하고 있을 때 선수들이 의도적으로 코트 바닥에 묻은 땀을 닦아내며 시간을 벌었다. 상대 선수의 서브 타이밍을 빼앗기 위한 교묘한 작전이었다. 선수들은 승부처에서 상대가 추격할 빌미를 제공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한국은 이집트와 경기에서 첫 두 세트를 따냈지만, 3, 4세트를 내주며 풀세트 승부를 펼쳤다. 한국은 마지막 5세트에서 집중력을 발휘하며 15-13으로 신승했다. 김 감독은 경기 후 “선수들이 투혼을 발휘했다"고 기뻐했다.

한국은 네덜란드전에서도 투지로 똘똘 뭉쳤다. 당초 한국(23위)은 네덜란드(26위)에 국제배구연맹(FIVB) 랭킹만 앞설 뿐 객관적인 전력과 상대 전적에선 열세에 놓여 있었다. 경기 전까지 한국은 네덜란드와 42차례 맞붙어 7승 35패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이번 대회 성적도 네덜란드가 크게 우위에 있었다. 한국은 경기 전까지 2승6패(승점 7) 11위로 2그룹 잔류가 위태했지만, 네덜란드는 6승2패(승점 18)로 3위에 오르며 최종전 진출을 확정한 상태였다.

홈관중의 열렬한 응원을 등에 업은 한국은 이날 경기 초반 네덜란드를 몰아세웠다. 한국은 서재덕(27ㆍ한국전력)과 최홍석(28ㆍ우리카드)이 10점을 합작하고 곽명우(25ㆍOK저축은행)가 세터 역할을 완벽히 수행해 1세트를 가볍게 따냈다. 2세트는 네덜란드가 가져갔지만, 한국도 쉽게 지진 않았다. 한국은 경기 중반 7-14로 뒤졌으나 이후 14-17, 24-22로 점수차를 급격히 좁히며 상대를 압박했다. 한국은 시소게임 끝에 3세트를 내주며 세트스코어 1-2 벼랑 끝에 몰렸지만, 4세트를 가져가며 승부를 5세트로 몰고 가는 저력을 발휘했다. 한국은 이어진 5세트에서 듀스까지 가는 접전 끝에 극적인 승리를 일궈냈다. 서재덕은 5세트 막판 결정적인 득점 등 27득점을 올리며 승리의 수훈갑이 됐다. 김 감독은 경기 뒤 “3연승은 13명의 선수가 하나의 팀을 만든 덕분이다”며 “한국 배구의 가능성을 엿봤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장충체=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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