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오후 관광버스에서 내린 중국관광객들이 서울 세종로 동화면세점으로 들어가고 있다. 이호형기자 leemario@sporbiz.co.kr

신규 면세점 허가를 노리는 대기업들의 후보지가 모두 공개됐다.

이랜드그룹이 27일 면세점 후보지를 홍대인근의 서교동 서교자이 갤러리로 확정하면서 면세점을 노리는 7개사의 정면 대결이 시작됐다. 6월1일까지 서류 접수·심사를 거쳐 7월 중 새로운 사업자(대기업 2곳, 중소·중견 1곳)가 가려진다.

7개사의 면세점 후보지는 도심권과 부심권으로 나눌 수 있다.

도심권의 대표주자는 신세계로 서울 충무로 신세계백화점 본점 본관을 면세점 후보지로 내세웠다. 롯데면세점은 동대문 피트인을 SK네트웍스는 동대문 케레스타로 후보지를 확정했다.

부심권은 신라-현대산업개발(HDC신라면세점) 용산, 한화갤러리아 63빌딩,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이랜드 합정동 자이다.

도심권은 기존의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부심권은 새로운 시장을 형성한다는 측면에서 명분에서 유리하다.

 

현재 가장 앞서 있는 업체는 HDC신라면세점이다. HDC신라면세점은 용산 아이파크몰에 ‘세계 최대 규모의 도심형 면세점’을 세우겠다고 발표했다. 업계에서는 HDC신라면세점이 가장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사실상 확정 수순이라고 본다. HDC신라면세점측은 표정 관리를 하면서도 한치의 빈틈도 없는 준비를 하고 있다.

나머지 6개 사의 입장은 약간 다르다. 가장 불안한 곳은 신세계다. 유통 재벌인 만큼 유통에서 활로가 필요하다. 하지만 후보지인 신세계 본점의 위치가 애매하다. 롯데측은 이번 입찰 목표가 경쟁사들과는 좀 다르다. 이번에도 롯데가 허가를 받게 되면 서울 시내에만 4개의 면세점을 운영하게 돼 과점 논란이 불 보듯 뻔하다. 신라면세점도 과점 논란을 피해가기 위해 HDC신라면세점이라는 구조를 만들었다. 업계는 롯데의 참여를 '수성전'으로 보고 있다. 먼저 신라에 대한 견제다. 신라면세점에 자칫 업계 1위를 넘겨줄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있다. 또 신세계에 대한 방해 공작도 필요하다. 신세계가 허가를 받으면 조만간 있을 롯데 본점의 면세점 허가 갱신을 자신할 수 없다.

현대백화점과 한화갤러리아, 이랜드는 서울시내에서 새로운 시장 개척을 원한다.

업계에서는 현재 면세점 구도를 안개정국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나름대로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

객관적인 전력 평가는 1강-2중-4약 또는 1강-4중-2약이다. 1강은 HDC신라면세점이다. 2중 현대·한화갤러리아, 4약 신세계·롯데·이랜드·SK로 평가된다. 1강 4중 2약으로 보는 시각은 1강 HDC신라면세점, 4중 현대·한화갤러리아·롯데·SK, 2약 신세계·이랜드로 보고 있다.

사실 1강을 뺀 6곳의 차이는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래서 버스 주차문제 해결이 승부처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HDC신라면세점이 출범식에서 버스 주차장 400면을 확보했다고 강조 한데서도 알 수 있다. 현대와 한화갤러리아는 인근에 대단위 주차장이 있어 어느 정도 해결책을 내놓을 수 있지만 신세계·롯데·SK·이랜드 등은 이렇다 할 대책이 없어 고민이다.

 

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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