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정진영 기자] 그룹 H.O.T.가 약 1년 만에 열린 단독 콘서트를 이런저런 잡음 속에서도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20일부터 3일 간 H.O.T.는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으로 약 5만 명의 관객들을 불러모았다.

H.O.T.는 지난 2000년 5집 앨범 발매를 끝으로 잠정적 해체 수순을 밟았다. 문희준, 강타가 솔로로 활동했고 장우혁, 토니안, 이재원은 jtL을 결성해 활동했다. 이후 jtL도 찢어져 멤버 5인이 국내·외를 배경으로 각자 솔로 활동을 진행했다.

그런 H.O.T.가 뭉친 건 지난 2018년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을 통해서다. 이 때 해체 후 처음으로 공연을 열었고, 이 열기에 힘입어 지난 해 10월 서울 잠실주경기장 단독 콘서트를 개최했다. 이 때도 멤버 문희준이 팬들로부터 받은 고가의 조공과 팬클럽의 굿즈 제작 과정에서의 횡령 의혹, 팬 기만 논란 등으로 H.O.T. 재결합을 싸늘하게 보는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이 같은 잡음 속에서도 H.O.T.는 공연을 모두 매진시키며 저력을 발휘했다.

그리고 1년 뒤 콘서트를 한 달 여 앞두고 이번에는 강타가 바람을 피웠다는 등의 사생활 논란에 휩싸였다. 그는 출연 예정이던 뮤지컬 '헤드윅'에서 하차했다. 콘서트의 경우 "다른 이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조율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뒤 하차 등 스케줄 변동 없이 3일 공연 내내 무대에 올라 팬들과 만났다. 마지막 공연에서 강타는 "내게 과분한 함성을 3일 내내 보내주셔서 감사하다"며 그간의 복잡한 심경이 묻어나는 인사를 건넸다.

멤버 논란 속에서도 작년과 올해 두 차례에 걸쳐 성황리에 콘서트를 마무리하면서 H.O.T.는 공연 장기화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잠실주경기장과 마찬가지로 고척스카이돔 역시 현역 아이돌들도 웬만한 인기를 가지고 있지 않는 한 엄두를 내지 못 하는 공연장이다. 그만큼 H.O.T.라는 그룹에 대한 수요가 크게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하지만 내년에 다시 한 번 이들의 콘서트를 보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있다. 바로 'H.O.T.'란 이름에 대한 상표권 주장이다. 지난 12월 H.O.T.의 상표권자인 K 모 씨는 멤버 장우혁과 솔트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사표권 침해 금지 민사 소송을 냈다. 이와 관련한 재판이 오는 11월 6일 시작된다. 당초 H.O.T.는 K 씨의 상표권 문제제기에 지난 해와 올해 콘서트 모두에서 'H.O.T.'란 표현을 쓰지 않고 '하이파이브 오브 틴에이져스(High-five Of Teenagers)'라는 명칭을 써왔다. 하지만 K 씨는 이 역시 H.O.T.라는 상표권이 직, 간접적으로 사용된 것으로 상표권 침해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H.O.T.의 공연을 2년 연속 기획한 솔트이노베이션 측은 "하이파이브 오브 틴에이져스라는 이름의 상표권은 K 씨의 소유가 아니다. K 씨가 이를 등록 받고자 한다면 멤버들 개개인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는 특허청의 의견도 있었다. 이런 상황에도 K 씨는 마치 멤버들을 상대로 '하이파이브 오브 틴에이져스'를 사용하지 못 하게 할 권리가 있는 것처럼 주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피소된 장우혁은 지난 5일 H.O.T.의 상표를 무단으로 도용한 혐의로 검찰 소환 조사를 받았다. 양측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는 가운데 법원은 누구의 손을 들어줄까. 이 결과에 따라 내년에 H.O.T., 혹은 하이파이브 오브 틴에이져스의 공연을 다시 볼 수 있을지 여부가 판가름날 전망이다.

사진=솔트이노베이션 제공

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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