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그룹계열사에 '클라우드 퍼스트' 주창... 선대 회장부터 이어온 '이공계 우대' 계승
구광모 LG 회장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강조하고 있다. /LG 제공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디지털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최근 구광모 회장이 취임 후 첫 사장단 워크숍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강조한 만큼 LG그룹이 전사적인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구광모 회장이 그룹 내 클라우드를 통한 비즈니스 혁신을 강조하면서 LG전자·화학 등 계열사가 `클라우드 퍼스트`를 동참하고 나섰다. LG그룹은 전체 계열사 IT시스템의 90% 이상을 클라우드로 전환키로 했다. LG그룹은 경영활동에서 발생하는 데이터의 원활한 생성·축적·공유를 위해 주요 소프트웨어 표준 도입을 진행하는 등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 한다는 계획이다.

구광모 회장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고객 가치 창출과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변화 중 하나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 들어 LG그룹은 디지털 인재 육성과 IT시스템 전환 등을 통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도 전체 승진자 가운데 약 60%가 이공계로 엔지니어 등 기술 인력으로 구성됐다. 고(故) 구본무 선대 회장의 R&D(연구·개발) 인재 육성에 대한 의지를 그대로 승계했다는 평이다.

사내 교육기관인 LG인화원은 올해 초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디지털 핵심 기술 역량을 갖추고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인재 육성을 위해 ‘디지털 테크 대학’을 출범한 데 이어, 하반기에는 임직원 대상 필수 교육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과정을 도입했다.

구 회장도 로체스터공과대학 출신의 공학도로 미래 기술 혁신 사업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다. 구 회장은 "고객과 사회로부터 가장 사랑 받는 기업이 되고 싶은 LG의 꿈을 이루기 위해 기술이 중요하다는 믿음과, 최고의 R&D 인재 육성과 연구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의지를 실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행사가 열린 LG사이언스파크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담당하는 ‘시너지 허브’이자 융복합 연구개발(R&D) 클러스터다. 구 회장은 취임 이후 첫 현장 방문지로 사이언스파크를 찾아 연구원과 직접 대화하는 등 소탈한 모습도 보였다. 이 공간은 칸막이와 고정 좌석을 없애 자유로운 토론과 창의적인 업무 분위기, 기업문화를 만들고 있다. 벽을 없애고 도서관이나 카페 같은 휴식 공간을 만들어 엔지니어들이 혼자 몰입하거나 협업 시너지를 향상케 했다.

또 선행기술을 연구하는 조직인 CTO부문은 ‘아이디어 발전소’라는 프로그램을 운영, 연구원들이 창의적인 아이디어 발굴을 지원하다.

LG는 국내외 유망 스타트업 발굴, 육성에 나서며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도 진행하고 있다. LG는 지난 25일 LG사이언스파크에서 글로벌 유망 스타트업 40개사가 참여하는 ‘LG 스타트업 테크페어 2019’를 개최했다. ‘LG 스타트업 테크페어’는 각 계열사들과 협업 가능한 글로벌 스타트업들이 한 자리에 모여 공동 연구 기회를 모색하고, 사업화 지원, 투자 등을 검토하는 행사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진행됐다.

또 지난달에는 예비 사업가 후보 육성 프로그램인 LG MBA 과정에 선발된 103명의 인재들이 실제 스타트업처럼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시장에 선보이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챌린지’를 개최해 디지털 사업 실전 역량을 키우기도 했다.

한편 LG전자 등 주요 계열사는 인공지능(AI)과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바이오,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등을 핵심 성장 사업으로 정하고 공격적인 사업 행보를 이어 가는 중이다. 신성장동력 집중 육성을 위해 연료전지 사업을 청산하고, LG디스플레이는 자동차용 조명에 집중하기 위해 일반용 조명 사업에서 철수하는 등 비핵심 사업을 과감하게 정리하고 재편하고 있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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