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김비오 손가락 욕설 논란... 골프는 '신사 스포츠'다
[기자의 눈] 김비오 손가락 욕설 논란... 골프는 '신사 스포츠'다
  • 박종민 기자
  • 승인 2019.10.01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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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비오가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 DGB 볼빅 대구경북오픈 최종 4라운드에서 갤러리를 향해 손가락 욕설을 해 물의를 일으켰다. /KPGA 제공
김비오가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 DGB 볼빅 대구경북오픈 최종 4라운드에서 갤러리를 향해 손가락 욕설을 해 물의를 일으켰다. /KPGA 제공

[한국스포츠경제=박종민 기자] 필드 위에서 ‘비상식적인 일’이 일어났다. 지난달 29일 경북 구미의 골프존카운티 선산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 DGB 볼빅 대구경북오픈 최종 4라운드에서 발생한 김비오(29)의 손가락 욕설 파문 얘기다.

김비오는 1타 차 선두를 이어가던 16번홀(파4) 티샷 상황에서 카메라 셔터를 누른 갤러리에게 가운뎃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이어 드라이버로 티잉그라운드를 강하게 내려찍으며 화를 냈다. 사건의 발단은 선수의 다운스윙 때 카메라 셔터음을 낸 갤러리의 비매너였지만, 김비오는 그 과오에 대한 응징 이상의 자극적인 행동으로 분노를 표해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프로골퍼의 인성 논란은 꾸준히 제기됐다. 한 골프 관계자는 최근 기자에게 “화제가 된 한 남자프로골퍼는 지난 6월 대회장에서 카메라를 들이댄 갤러리에게 반말조와 시비조로 대했다”며 “실제 보니 TV에서 보이는 이미지, 언론에서 다뤄지는 이미지와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다”고 목격담을 전했다. 일부 나이가 어린 여자골프 선수들도 비매너로 일관하는 경우가 있다. 아버지뻘인 50대 고참 기자의 인터뷰 관련 요구에 고개만 절레절레 흔들며 예의 없게 뿌리치는 정상급 골퍼도 본 적이 있다.

사실 골프는 대중에게 부정적인 프레임이 씌워졌다. 프로골퍼들 중 상당수는 소위 말하는 ‘(돈) 있는 집 자녀’다. 그러다 보니 대중은 골프 선수들에게 때때로 더 높은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기도 한다. 부유하게 자란 사람이 인성이 좋지 않으면 더 비판을 받게 되는 것과 같다.

김비오의 손가락 욕설 행동은 그런 맥락에서 더 실망스럽다. 그는 이날 우승으로 시즌 상금 7위(2억7221만1589원)에 올랐다. 손가락 욕설은 투어 수준급 선수인 자신을 응원하고 찍으려다 실수한 갤러리에겐 필요 이상으로 가혹했다. 김비오가 갤러리에게 한 행동은 얼핏 보기에 꽤나 ‘갑질’처럼 보였다고 해도 무리는 아니다.

김비오는 기자회견에서 “우승 경쟁을 하던 때라 예민했다. 순간적으로 화를 참지 못했다"면서 "다 제 잘못이다. 제 행동은 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사죄했지만, 팬들의 분노는 쉽게 가시질 않고 있다. 이번 일은 남자골프 인기 부흥을 고대하던 KPGA 측에도 악재로 다가온다. 투어는 1일 상벌위원회를 열어 김비오의 징계 여부를 정할 방침이다.

잘못을 인정하고 사죄했지만, 당시 장면이 생중계를 통해 많은 골프 팬들에게 노출이 된 만큼 김비오의 이번 잘못은 그 무게가 상당히 무겁다. 누가 뭐래도 골프는 ‘신사 스포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