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황지영] 배우 서현진은 tvN 종영드라마 ‘또 오해영’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첫 시청률 2.2%의 관심 밖인 드라마였는데 매회 입소문이 퍼지더니 마지막회 시청률을 9.9%까지 찍었다. 서현진은 그 중심에서 2030 여성 시청자들을 웃기고 울렸다. 서현진은 “시청률이 잘 나오는 일이 이렇게 기분 좋은지 미처 몰랐다. 대본을 보면서 공감했던 장면들을 시청자들이 같이 마음 아파해주고 기뻐해주는 것이 가장 기뻤다. 좋아하는 웰메이드 드라마가 시청자 사랑까지 받으니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다”며 방긋 웃었다.

-18부까지 끝낸 소감은.

“촬영을 마지막회 당일 낮에 끝내 놓고 새벽에 배우들과 다시 모여 회식 겸 마지막 방송을 시청했다. 누구보다 배우들이 일등 애청자였다. 만나지 못할 때에도 단체톡방을 만들어 떠들면서 봤다. 당분간 드라마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을 것 같다.”

-이렇게 잘 될 줄 알았나.

“절대 몰랐다. 대본이 좋으니 웰메이드겠구나 생각했다. 단순하게 (시청률) 5% 넘어서 포상휴가 가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 사실 나에게 이 작품을 결정할 권리는 없었다. 하게 되면 좋겠구나 싶었고 딱히 욕심도 없었다. 그런데 어쩜 이렇게 다 이뤘는지.”

-배우들끼리 메신저로 무슨 이야기를 주고받았나.

“드라마 재미있다고. 참 주책없게 그런 이야기들을 했다(웃음). 예지원 언니랑은 ‘박도경과 오해영이 옆방에 살았던 게 문제’라는 말도 했다. 자꾸 보면 정든다고 그러지 않나. 사랑이 스멀스멀 피어난 결정적 이유인 것 같다.”

-결말 이야기도 해봤나.

“새드엔딩일까 끝까지 걱정했다. 언젠가 박도경이 교통사고가 날텐데 하는 불안감이 있었다. 결말은 촬영하기 3~4일 전까지도 몰랐다. 결말 대본을 받은 순간 박해영 작가님 내공이 만만치 않구나 했다.”

-오해영에게 공감했나.

“낮은 자존감을 어떻게든 이겨내고 살아가는 대부분 사람들의 이야기다. 나 또한 매일매일 내 존재의 가치를 떨어뜨리지 않으려고 애쓰며 살고 있다. 3회에 나오는 ‘난 내가 여전히 애틋하고 잘되길 바라요’라는 대사에 굉장히 공감했고 슬펐다.”

-피해의식을 느껴본 일이 있나.

“당연하다. 안 느껴본 사람이 있을까? 어떤 것인지 말하고 싶지 않다. 나도 창피한 게 있고 내 피해의식이니까. 하하. 유독 단 한 사람 앞에서만 작아지는 경우가 있었다. 그래서 오해영에게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방송계에도 ‘또’ 서현진이 있다.

“서현진 아나운서를 길거리에서 본 적이 있다. 굉장히 반가웠다. 나는 알지만 그 분이 나를 알까 하는 마음에 아는 체는 못 했다.”

-오해영과 서현진은 닮은 부분이 많은데.

“정말 솔직하게 연기했다. 연기하면서 사랑하는 방법을 많이 배웠다. 연인이 생긴다면 솔직하고 용기 있게 사랑하고 싶다. ”

-인상 깊은 대사가 있다면.

“12회에 ‘너한테 그렇게 쉬웠던 나를, 가라면 가고 오라면 오는 나를, 어떻게 그렇게 쉽게 버리니’라는 대사가 있다. 단 한 번도 입 밖으로 내뱉어 본 적은 없지만 이렇게 생각했던 때가 있었다. 그런데 오해영은 이런 속마음을 솔직하게 말했다. 촬영할 때 많이 울었다.”

-결국엔 한태진과 박도경 두 남자의 사랑을 받았는데.

“두 남자의 사랑을 받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한태진한테 차였다. 감옥에 가기 전 꾸며낸 말이라고 해도 이미 받은 상처는 되돌릴 수 없다. 실제로는 박도경 같은 스타일의 남자를 좋아한다. 자기의 못난 부분을 나에게도 오픈하는 사람이라 좋다.”

-한태진의 ‘밥 먹는 모습이 꼴보기 싫어졌어’라는 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처음엔 잘 몰랐다. 그게 어떤 기분이고 상처일까? 작가님께 물었더니 죽을 것 같이 힘든 거고 했다. 죽을 고비를 넘긴 거라고. 결혼을 앞둔 남자가 그런 말을 했다면 정말 끔찍했을 것 같다.”

-에릭과 스킨십 장면이 많았다.

“NG를 거의 없이 한 번에 갔다. 리허설을 꼼꼼하게 했다. 세 발 가서 손잡고 다시 서너 발 가서 포옹하고, 키스하고 이렇게 동선이 구체적이었다. 애드리브로 나온 건 없었다. 에릭 오빠한테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버릇없어 보였을 순간에도 잘 받아줘 정말 감사하다.”

-에릭과는 SM엔터테인먼트 선후배 아닌가.

“에릭 오빠는 그 시절 엄청난 대선배였다. 나는 배꼽인사 하고 다닌 시절이라 눈을 마주쳐본 일이 없다. (에릭) 오빠는 그 때 기억을 잘 못하는 것 같다. 그런 대선배님이 지금은 좋은 친구가 됐다.”

-또 다른 오해영 전혜빈과는 아이돌 시절 대기실을 공유했다고.

“나는 기억하지 못하는데 (전)혜빈 언니가 기억력이 굉장히 좋다. 당시 언니는 그룹 러브(LUV), 나는 밀크 멤버였다. 뭔가 전우애라는 것들이 느껴진다. 하하.”

-아이돌은 어떻게 됐나.

“한국무용을 전공하는 고교생이었다. 캐스팅이 됐고 한 달 만에 무용을 그만두었고 그 후 1년을 울며 후회했다. 계속 무용을 했으면 어땠을까 후회가 남는다. 동기로는 배우 한예리가 있는데 무용과 연기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모습을 보니 부럽다.”

-이젠 오히려 남들이 부러워하는 스타다.

“부담스럽다. 직업란에 배우라고 쓴지 얼마 되지 않았다. 하고 싶은 인물도 많고 연기하면서 아쉬움도 많이 남는다. 늘 하던 걸 할 뿐인데 잘한다고 해준다. 반면 또 언제 못한다는 소리 들을까 두렵다.”

사진=점프엔터테인먼트 제공

황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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