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김준호 LG화학 부사장, 임영호 삼성SDI부사장 증인 나서
군위 태양광발전시설 ESS 저장소 화재 / 제공=의성소방서

[한스경제=이정민 기자] 2년 동안 20여 차례 화재가 발생한 에너지저장장치(ESS)에 또 화재가 발생했다. 오는 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 국정감사에서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화재에 대해서 다룰 예정이다. 증인으로 김준호 LG화학 부사장과 임영호 삼성SDI 부사장이 채택됐다. 

산자위는 이번 국감에서 LG화학과 삼성SDI에 ESS 화재에 대한 책임 소지를 묻고 사후 조치 강화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ESS는 태양광·풍력 등에서 발전되거나 전력계통으로부터 공급된 전력을 배터리에 저장한 후 필요한 때에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3건의 ESS 화재가 추가로 발생했다. 지난 2017년 8월부터 총 26건이다. 한 달에 한 번꼴로 발생한 것이다. 

산업부는 지난 6월 '민관합동 ESS 화재 사고 원인조사위원회'를 꾸려 화재 원인을 발표했다. 배터리 자체 결함보다는 ▲배터리 보호 시스템 및 운영환경 관리 미흡 ▲설치 부주의 ▲ESS 통합제어ㆍ보호 체계 미흡 등 여러 원인이 복합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산업부는 ESS 제조ㆍ설치ㆍ운영 단계의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소방기준 신설을 통해 종합적으로 안전강화를 추진하겠다는 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정확한 원인 규명과 대책 마련은 커녕 사고가 잇따르고 있어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최근 학교ㆍ지하철역ㆍ대형마트 등 전국 다중이용시설에 ESS이 다수 설치 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불안의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산자위 소속 더블어민주당 최인호 의원 / 사진=연합뉴스 

산자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의원이 산업부로 받은 자료에 의하면 최근 3년간 ESS 화재 발생은 총 25건으로, 총 피해액은 382억 원에 달한다. 

25건 ESS 화재 가운데 LG화학과 삼성SDI가 관련된 사고는 22건(88%)이다. LG화학 제품은 전체 25건 중 13건(52%)의 화재와 관련됐다. 피해 규모는 삼성SDI 제품이 225억 원(59%)으로 가장 컸고, LG화학 제품이 124억 원(33%)으로 2위를 차지했다. 

배터리가 ESS화재 간접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으나, 정부가 직접적인 원인이 아니라고 발표하면서 LG화학과 삼성SDI는 화재 책임을 면했다. 

그러나 한 달 사이에 경북 군위군, 강원 평창군, 충남 예산군에서 3건의 ESS 화재가 또 발생했다. 산자위 조사 결과와 대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며 오는 7일 국감에서 다뤄지게 된다. 

최인호 의원은 “지난 6월 민관합동 조사위원회가 조사 결과를 발표했지만 명확한 원인이 발표되지 않아 관련 업계와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며 “ESS 화재 원인 규명과 예방대책 마련에 산업부가 더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11일 김정훈 민관합동ESS화재사고원인조사위원장 등이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산자원부에서 총23개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사고에 대한 조사결과를 발표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다만 배터리 업계는 '민관합동 ESS 화재 사고 원인조사위원회'를 통해 배터리 결함이 화재의 직접적인이 아니라고 발표했고, 신규 화재는 정확한 원인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배터리 업체의 문제로 몰아가는 분위기를 경계하고 있다. 

동일한 ESS를 사용하고 있는 해외에서는 화재가 보고되지 않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화재가 잇달아 발생하는 만큼 국내 ESS 사용 환경과 운영·관리 시스템을 점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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