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건고, 경희고 꺾고 창단 첫 전국체육대회 축구 남자 고등부 우승
인천대건고, 경희고 꺾고 창단 첫 전국체육대회 축구 남자 고등부 우승
  • 효창운동장(서울)=이상빈 기자
  • 승인 2019.10.09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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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제100회 전국체육대회 축구 남자 고등부 결승전
인천대건고, 서울 경희고에 2-1 역전승
2008년 창단 이후 11년 만에 전국체육대회 우승
김정우 감독 “선수들 집중하고 열심히 해줘 기뻐 ”
인천대건고등학교 축구부가 9일 서울 효창운동장에서 열린 2019 전국체육대회 축구 남자 고등부 결승에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이날 인천대건고는 서울 경희고등학교를 2-1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상빈 기자

[한국스포츠경제=이상빈 기자] 인천대건고등학교 축구부가 제100회 전국체육대회 남자 고등부에서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2008년 창단한 이래 최초의 전국체육대회 우승이라는 금자탑도 쌓았다. 2013년 인천에서 열린 제94회 전국체육대회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던 인천대건고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마침내 전국 고교 축구 제패에 성공했다.

이날 인천대건고가 이뤄낸 승리는 한 편의 역전 드라마였다. 선제점을 내주고 끌려가던 중에도 공격 위주 전술로 거세게 압박했다. 경희고의 단단한 수비 조직력에 득점 기회가 번번이 무산됐으나 포기하지 않는 집념을 보였다. 관중석에서도 뜨거운 응원전이 벌어졌다. 경희고 응원단이 조직적인 구호로 목소리를 높이자, 인천대건고 응원단 역시 락밴드 비틀스의 명곡 ‘I Will’을 개사한 응원가를 부르며 맞불에 나섰다. 북을 활용한 응원도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경희고의 공격이 거듭돼 위기에 몰려도 “할 수 있다, 인천”이라고 독려했다. 후반전 경희고의 공격 상황에 인천대건고 코치진 쪽에선 “자리 잡아”라는 다급한 목소리도 나왔다. 코치들은 목청 높여 선수들에게 수비 위치를 지시했다.

우승한 뒤 기뻐하는 인천대건고 선수단. /이상빈 기자

그라운드 밖 응원단과 코치진의 외침이 전해졌는지 마침내 후반 19분 최준호(3년)의 동점골이 터졌다. 코너킥 기회에서 세컨드 볼을 차 넣어 마무리 지었다. 인천대건고 관중석에선 엄청난 함성이 쏟아졌다. 기세를 몰아 “한 골 더”라는 구호가 나왔다. 분위기를 가져온 인천대건고는 후반 35분 김민석(2년)이 또다시 코너킥 기회에서 역전골을 터뜨리며 경기를 뒤집었다. 종료 시점이 다가오자 경기가 과열 양상을 띠었다. 후반전 추가 시간에 두 팀 선수가 뒤엉켜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프로 무대에서나 볼 법한 장면이 나왔다. 다행히 큰 사고로 번지지는 않았다. 혈기 왕성한 고교 선수들의 투지 넘치는 모습이었다.

마지막까지 수비에 집중한 인천대건고가 끝내 2-1 한 골 차 승리를 거두고 금메달의 주인이 됐다. 주심의 휘슬이 울리자 벤치에 있던 코치진과 선수들이 뒤엉켜 그라운드로 뛰어 들어가 기쁨을 만끽했다. 환호하는 선수들에게서 멀찍이 떨어져 그들을 흐뭇한 눈으로 바라보던 낯익은 얼굴의 남자가 눈에 띄었다. 전 한국 축구 국가대표 미드필더 김정우였다. 그는 인천대건고 감독으로 팀의 창단 첫 우승 주역이 됐다. 김 감독은 본지와 인터뷰에서 기쁜 표정을 애써 감추며 진지하게 소감을 밝혔다.

결승골 주인공 인천대건고 2학년 김민석. /이상빈 기자
결승골 주인공 인천대건고 2학년 김민석. /이상빈 기자

그는 “아이들이 정신적으로 강하게 무장해서 나왔는데 전반전에 실점해 어려운 경기가 됐다. 아이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집중하고 열심히 해줘서 기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후반전 전술적인 변화를 줬느냐’라는 질문에 그는 “전술적인 것보다 공을 빼앗겼을 때 그 자리에서 바로 수비를 하자고 강조했다. 아이들이 그 상황에 맞게끔 잘 따라준 것 같다”라고 답했다.

결승골 주인공 김민석도 본지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중요한 대회에서 결승골을 넣어 너무 기쁘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골이 들어갈 것을 예상 못 했다. 처음에 (강)민성(1년)이가 수비 견제에서 자유로운 상황에 헤더를 해 바로 들어갈 줄 알았다. 제가 그래도 끝까지 쇄도하며 집중한 덕분에 넣을 수 있었다”라고 털어놨다. ‘인천대건고의 창단 첫 우승에 대한 소감’을 부탁하자 “저희가 새로운 역사를 써 더욱더 뜻 깊게 생각한다”라고 힘주었다.

응원단에 인사하는 인천대건고 선수들. /이상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