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예능 출연했던 KBL 현주엽 창원 LG 감독의 진심
[기자의 눈] 예능 출연했던 KBL 현주엽 창원 LG 감독의 진심
  • 박종민 기자
  • 승인 2019.11.01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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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현주엽 창원 LG세이커스 감독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KBL 제공
프로농구 현주엽 창원 LG세이커스 감독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KBL 제공

[한국스포츠경제=박종민 기자] “예능 출연이 독(毒) 됐나.”

요즘 현주엽(44) 창원 LG세이커스 감독을 두고는 이런 얘기들이 흘러나온다. 창원 LG는 2승 7패 승률 22.2%(10월 31일 오전 기준)에 그치고 있다. KBS2 예능 프로그램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서 ‘먹방(먹는 방송)’ 등으로 화제를 모았던 것과 달리 팀 성적은 처참한 수준이다.

표면적으로는 예능 출연이 본업에 독으로 작용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속사정을 들어보면 얘기는 달라진다. 지금은 하차했지만 그가 출연했던 예능 프로그램에는 일부 구단 스태프는 물론 선수들까지 함께 등장했다. 감독과 스태프, 선수단 사이에서 일어나는 흥미로운 훈련 에피소드가 현주엽 감독 출연 분량의 큰 비중을 차지했다.

현주엽 감독은 지난달 본지와 인터뷰에서 “지나간 (농구대잔치 시절) 세대가 여전히 주목 받는 것에 대해 그리 기분이 좋지는 않다”며 “요즘 뛰는 젊은 선수들이 주목을 받아야 한다. 옛날 선수들보단 요즘 선수들의 활약 모습이 영상으로 많이 나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언제까지 옛날 선수들이 계속 나오거나 화제가 될 순 없다. 요즘 선수들과 현재의 농구가 더 많은 관심을 얻으면 좋겠다. KBL의 인기가 살아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뷰 시점이 시즌 개막 전이었던 터라 “향후 팀 성적이 부진하면 상황이 좋지 않게 될 테니 예능에 출연하고 있는 게 부담스럽긴 하다”라는 말도 덧붙였다. 그런 우려는 결국 현실이 됐다.

사실 그가 예능에 출연하기까지는 많은 고민이 있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거부감이 컸다. 요즘 예능 블루칩으로 성장한 허재(54) 전 감독과 달리 그는 현역 감독이었기 때문이다. 현주엽 감독의 발언처럼 팀 성적이 좋지 않을 경우 예능 출연은 비판의 부메랑으로 돌아오기 십상이었다. 하지만 요즘 선수들을 알리기에 예능만큼 좋은 수단은 없다며 출연을 자처했고, 그 결과 김시래(30) 등 젊은 선수들을 대중에게 하나 둘 알릴 수 있었다.

자신의 높은 인지도를 요즘 뛰는 선수들과 리그 발전을 위해 활용한 격이 됐다. 예능 출연이 현주엽 감독에겐 비판의 시작점이 됐을지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 프로농구 인지도 상승에는 특효약이 됐다. 농구 관계자들에 따르면 같은 세대의 동료 감독들은 현주엽 감독에게 지지를 보낸다고 한다.

현주엽 감독의 노고를 하늘도 알았는지 창원 LG는 최근 신인 드래프트 1순위 지명권을 획득했다. 5%의 확률을 뚫은 것이다. 남자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 행사는 4일 오후 3시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다. 최대어를 잡으며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현주엽 감독을 응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