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판교서 자율주행모터쇼 개최... 운전자 개입 없는 자율주행차 선보여
사진=강한빛 기자

[한스경제=강한빛 기자] “엄마! 운전대가 없어요. 무슨 만화 같아요!” 운전대와 엑셀, 브레이크 페달이 없는 차에 몸을 실었다. 판교 고층 건물을 배경으로 도로 위를 누볐다. 만화가 아닌 현실에서다.

지난 2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동 일원에서 진행된 '제3회 판교 자율주행모터쇼(PAMS 2019)'에서 경기도 자율주행차 ‘제로셔틀’을 만났다. 이름의 ‘제로’는 ▲규제 제로 ▲비용 제로 ▲탄소 제로 ▲사고 제로 등의 4가지 의미를 담았다. 이 포부로 경기도는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에 의뢰, 3년간 연구 끝에 제로셔틀을 개발했다.

제로셔틀은 운전자 개입이 필요 없는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차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차가 일반도로를 주행한 건 제로셔틀이 처음이다. 통합관제센터와 교통신호 정보, GPS 위치 보정 정보신호, 차량사물통신기술(V2X)을 활용해 주행한다.

제로셔틀의 첫인상은 “귀엽다”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작은 케이블카 혹은 곡선의 이미지 때문에 돌고래가 생각나는 외형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강아지의 이미지를 구현하고자 했다.

기자는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판교 아브뉴프랑까지 제로셔틀을 타고 이동했다. ‘알아서 척척’ 미래를 향한 자율주행차의 주행을 생생하게 피부로 느껴봤다. 제로셔틀의 최대 탑승인원은 11명이지만 안전문제로 4~5명씩 탑승이 이뤄졌다. 시속 25㎞ 이내, 3km 남짓한 거리를 시승했다.

제로셔틀에 올라타자 처음 눈에 들어온 건 운전석의 부재다. 운전대 역시 없다. 다만 제로셔틀엔 오퍼레이터석이 존재한다. 오퍼레이터의 역할은 제로셔틀이 안전하게 도로 위를 달리는지 확인하고 비상상황에 대비하기 위함이다.

탑승에 함께한 오퍼레이터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가 아직은 개발단계이기 때문에 주행 중 예상치 못한 비상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동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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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원리로 움직이는 거냐"고 승객이 질문하자, 시승에 함께 한 연구원은 “지금 자율주행으로 가고 있다”고 답했다. 이 답변에 새삼 자율주행차에 탑승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제로셔틀은 생각보다 안정적인 운전 실력을 갖췄다. 초보운전자인 기자보다 낫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목을 쭉 빼고 창밖을 살펴보니 제로셔틀을 보고 사진을 찍거나 눈을 떼지 못하는 시민들이 곳곳에 보였다.

그러다가 덜컹, 제로셔틀이 급브레이크를 밟아 몸이 앞으로 쏠리는 상황이 발생했다. 일반 주행에서는 무리가 없지만 급브레이크, 덜컹거림은 아쉬움이 남았다.

제로셔틀은 안전성을 위해 변모 중이다. 기존에는 자율주행차에 장착된 센서로만 판단해 운행됐지만 지난 5월 개소 이후 통합관제센터와 영상 센서, 동작감지 센서의 연동으로 대처 능력을 높였다. 또 사물인터넷(IoT) 센서인 ‘보행자 케어’를 운행구간 내 모든 횡단보도에 장착해 무단횡단하는 보행자도 파악하도록 했다.

시승에 함께한 한 시민은 “자율주행차를 처음 타봤는데 생각보다 안정적인 주행에 놀랐다”면서 “자율주행차가 확산되기 위해선 꾸준한 연구는 물론이고 자율주행차를 신뢰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돼야 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3회째를 맞이한 판교 자율주행모터쇼는 지난 11월 1일에 개막해 3일까지 개최됐다. 대기업의 참여보다는 연구개발 기관을 중심으로 해 ▲자율주행기술융합 콘퍼런스 ▲대학생 자동차 융합기술 경진대회 ▲경기도 4차산업 미래사회 체험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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