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눈물과 환희 교차한 2019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
[현장에서] 눈물과 환희 교차한 2019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
  • 잠실학생체육관=이상빈 기자
  • 승인 2019.11.05 17:07
  • 수정 2019-11-05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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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가족은 눈물, 관중들은 함성
지명 못 받은 신인들은 발걸음 돌려
눈물과 환희가 교차한 드래프트 현장
4일 2019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1순위로 창원 LG 세이커스 지명을 받은 고려대 박정현. /연합뉴스
4일 2019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1순위로 창원 LG 세이커스 지명을 받은 고려대 박정현. /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이상빈 기자] 아마추어(amateur)에서 프로(professional)가 되는 길은 멀고도 험하지만 마침내 통과하고 나서 맛보는 과실은 그만큼 달콤하다. 연봉이 프로 대우에 맞게 올라가고 팬들의 관심과 사랑도 받는다. 프로는 아마추어에게 꿈이다.

한국 프로 스포츠에서는 드래프트 제도를 도입해 아마추어가 프로로 갈 수 있는 길을 제시하고 있다. 물론 누구에게나 허락된 기회가 아니다. 드래프트에 앞서 치열한 경쟁을 이겨내야 한다. 한국프로농구(KBL)에서 진행하는 신인선수 드래프트는 농구 미생(未生)들에 취업의 문이자 앞으로 인생 방향을 설정할 소중한 기회다. 올해도 어김없이 드래프트가 찾아왔다. 바늘구멍 같은 길을 통과하기 위한 미생들의 도전이 4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펼쳐졌다. 이날 열린 2019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는 눈물과 환희가 교차한 무대였다.

이번 드래프트에 참가한 41명 중 22명 만이 프로 꿈을 이뤘다. 53.7%에 불과한 확률이다. 지난해 45.7%(21/46)와 비교하면 7.9%나 오른 수치다. 프로 구단의 지명을 받은 신인선수는 곧바로 팀의 13번째 경기부터 나설 수 있다. 이날 최대 화두는 1라운드 최대어로 꼽힌 고려대학교 박정현(23ㆍ센터)의 종착지였다. 지난달 28일 열린 순위 추첨식에서 5% 확률로 1순위 지명권을 얻은 창원 LG 세이커스가 예상대로 박정현을 품에 안았다.

박정현이 현주엽(44) LG 감독의 호명으로 단상에 서자 관중석에선 엄청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일주일 전 LG가 ‘5%의 기적’을 쏘면서 사실상 박정현의 거취가 드러났던 상황이라 기대감은 덜 했다. 그런데도 그를 응원하기 위해 온 고려대 학생들의 함성은 대단했다. 아울러 모교 선수를 보기 위해 관중석에 앉은 타 대학 학생들도 1라운드 1순위 지명자의 둥지가 결정되는 것 자체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이후 나머지 9개 구단의 지명이 순서대로 이어졌다. 관중석에선 여전히 환희가 쏟아졌다. 반면 참가자 부모, 대학 감독 등이 앉은 단상 앞 객석에선 눈물이 쏟아졌다. 아들의 지명에 그만 참아왔던 눈물을 보이는 어머니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구단의 선택을 받은 미생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단상에 올라 구단 유니폼을 입고 소감을 말하면서 북받치는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1라운드 전체 6순위로 원주 DB 프로미 선수가 된 성균관대학교 이윤수(23ㆍ센터)는 고인이 된 외할아버지에게 영광을 전하면서 울먹였다.

이날 드래프트 현장은 한 편의 가족 드라마를 보는 듯한 잔상을 남겼다. 구단의 선택을 받지 못한 나머지 19명은 발걸음을 돌리며 다음을 기약했다. 가족들도 아쉬운 마음은 매한가지다. 누구에겐 일생일대 기회가 되고, 누구에겐 프로로부터 외면받아 실망이 된 드래프트의 하루가 그렇게 저물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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