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재팬'에도 태극마크와 나란히한 데상트, '울상'인 이유
'노 재팬'에도 태극마크와 나란히한 데상트, '울상'인 이유
  • 박대웅 기자
  • 승인 2019.11.12 17:05
  • 수정 2019-11-12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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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야구 대표팀의 에이스 양현종(사진)의 유니폼에 일본계 의류브랜드 데상트(왼쪽) 로고와 태극기가 나란히 배치돼 있다. 연합뉴스
한국 야구 대표팀의 에이스 양현종(사진)의 유니폼에 일본계 의류브랜드 데상트(왼쪽) 로고와 태극기가 나란히 배치돼 있다. 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박대웅 기자] 일본의 경제 보복으로 촉발된 '노 재팬(No Japan)' 여파가 거센 가운데 일본계 의류업체 데상트의 로고가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한국 대표팀의 유니폼에 고스란히 노출되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 불편하다는 목소리가 점점 더 커지며 논란 중이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는 지난해 KBO의 마케팅 자회사인 KBOP와 함께 2018년부터 2021년까지 4년간 야구국가대표팀 공식 의류 및 용품 후원사로 데상트코리아를 선정했다. 데상트는 2014~2017년에 이어 지난해부터 2021년까지 4년간 협회가 파견하는 각급 대표팀의 유니폼 및 스포츠의류 등을 협찬한다. 
 
문제는 최근 한일관계가 매우 좋지 않다는 점이다. 일본은 과거사와 정치적인 이유로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했고, 현재까지 철회하지 않고 있다. 가해자인 일본이 피해자인 한국에 경제보복을 가한 것에 대해 전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일본 기업의 브랜드가 태극마크와 나란히 한다는 게 적절한지는 의문을 제시하는 의견이 많아지고 있다. 

 
KBO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데상트와 계약을 체결할 당시만 놓고 보면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면서 "계약기간이 남아 있어 계약을 파기하기 곤란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제적 가치를 따지는 프로팀이 아닌 국가를 대표하는 국가 대표팀인 만큼 보다 큰 가치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지적이 고개를 들었다. 실제로 국가대표 운영비로 데상트 유니폼을 구입했던 한국기원은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확산하자 국내 브랜드로 후원사를 바꿨다. 한국기원 관계자는 본지에 "불매운동이 커지는 상황에서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일본 제품을 입고 국제대회에 나갈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한국에 매출의 절반 이상을 의지하고 있는 일본계 의류브랜드 데상트는 확산하고 있는 '노 재팬' 영향에 올해 매출과 이익 규모를 하향 조정했다. 연합뉴스
한국에 매출의 절반 이상을 의지하고 있는 일본계 의류브랜드 데상트는 확산하고 있는 '노 재팬' 영향에 올해 매출과 이익 규모를 하향 조정했다. 연합뉴스

한국 야구대표팀은 현재 진행 중인 프리미어12를 비롯해 내년 도쿄올림픽과 2021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 굵직한 국제대회를 앞두고 있다. 계약 상 이들 대회 모두 데상트 로고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출전해야 하는 만큼 앞으로도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한국에서의 부정적 여론이 커지면서 매출의 절반이상을 한국에 의존하고 있는 데상트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데상트의 순이익이 곤두박질하고 있다. 7일 '도쿄신문'은 데상트가 6일 2019년도(2019년 4월~2020년 3월) 매출 예상치를 1440억 엔(약 1조5374억 원)에서 9.2% 줄인 1308억 엔(1조4734억 원)으로, 순이익 예상치를 53억 엔(약 566억 원)에서 86.8% 낮춘 7억 엔(약 75억 원)으로 수정했다고 전했다. 

 
데상트가 올해 실적 전망을 하향 수정한 건 7월 이후 불거진 아베정권의 경제보복에 따른 한국의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데상트 고세키 슈이치 사장은 6일 오사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7~9월 한국에서 매출이 전년 대비 30% 줄었다"며 "상당히 심각한 매출 감소로 이렇게까지 심각해질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