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황지영] 배우 정유미를 한 단어로 표현하면 ‘사랑스러움’이다. 단아한 미모에 주변을 환히 밝히는 미소, 편안한 음색까지 팬들이 지어준 ‘러블리윰’이라는 별명이 딱 어울렸다. 뭇 남성들의 이상형이자, 여성들의 워너비로 꼽히는 이유를 대번 납득할 수 있었다. 이에 정유미는 수줍어 하며 “그런 거 아니에요”라고 웃었다. 이어 “체감한 적이 없어서 내 이야기라고 느껴본 적은 없다. 얼굴이 마음에 들다가도, 문득 상해 보일 때가 있다. 피부과 열심히 다니고 관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동석이 한 팔로 들어올리는 영상이 온라인에서 화제다.
“화보 촬영 중 즉석에서 벌어진 일인데 덕분에 홍보가 잘 됐다. 하하. 어울린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금방 내려와서 무섭지는 않았다. 영화 ‘부산행’ 촬영할 땐 잘 어울리는 부부로 보였으면 했고 거기에 맞춰 집중했다.”

-천만 관객 예상 하나.
“전혀 예상하고 싶지 않다. 상업영화이긴 하지만 수치화 하긴 싫어서 생각 안 해봤다. 그냥 이 기차가 어디로 가려는지 궁금하다.”

-칸국제영화제에서 알아본 관객이 있었다던데. (2012년 홍상수 감독의 ‘다른 나라에서’로 경쟁부문 초청장을 받았는데 드라마 스케줄로 불참했다.)
“한 분 정도 알아봐주셨을까?(웃음) 예술영화만 찍는 사람이 블록버스터 ‘부산행’에 나온다고 의아하다는 일부 외국 관객 반응이 있었는데, 아니다. 다양한 작품에 출연 중이다.”

-작품 선택 기준이 있다면.
“시나리오가 재미있다고 해서 하는 건 아니다. 함께 만들어 갈 분들도 중요하고 내가 부족한 사람인지라 의지하고 기댈 수 있는 분들도 필요하다. 마음가짐도 중요하다. 영화에 돈이 한 두 푼 드는 게 아니니까.”

-주연배우로서 책임감을 느끼는 건가.
“거창한 이야기는 아니고 그냥 각자 맡은 일을 잘 해내야 한다는 생각이다. 예전엔 그냥 현장만 좋았는데 이제는 홍보가 필요하다는 걸 알았다. 어떤 어마어마한 홍보를 하는 건 아니지만.”

-제작비 100억의 ‘부산행’이라 부담이 됐나.
“예산이 클수록 작품에 부담이 더 생기는 건 없다. 어느 작품이나 늘 부담은 똑같이 있다. 내가 해내야 할 연기들이 있을 뿐이다.”

-좀비물에 선뜻 도전한 이유가 궁금하다.
“어떻게 만들어질까 궁금했다. 이야기에 힘도 있었기 때문에 걱정이나 우려는 전혀 없었다. 연상호 감독님을 만난 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막연한 기대가 있었고 신뢰가 있었다.”

-만삭 연기는 어땠나.
“특수 분장팀에서 마른 체형에 맞게 복부 틀을 만들어 주셨다. 밥 먹을 때 풀고 있다가 촬영할 땐 항상 착용했다. 푹신하고 편해서 배에 손도 올리고 자기도 했다.”

-임부복이 정말 예쁘더라.
“감독님과 스태프들과 상의해서 골랐다. 상대역인 마동석과의 조화도 고려했다. 옷이 딱 한 벌만 나오기 때문에 튀는 의상도 좋지 않았다. 적절하게 극에 녹아들 수 있는 선에서 골랐다.”

-극중 임산부가 너무 달려서 유산 걱정이 됐다.
“그렇게 봐주셨다면 정말 감사하다. 좀비가 나타나고 급박한 상황에 몰린 거였으니까 그 감정이 잘 전달됐으면 했다. 개인적으로는 유산소 운동을 했다고 생각한다. 하하.”

-아역 김수안과의 호흡은.
“평소에는 애기인데 연기할 때는 든든하고 좋은 배우다. 둘이 손잡고 걸어가는 장면을 찍을 땐 정서를 교감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우리 영화가 감정적으로 길게 호흡하는 게 아닌데도 그런 감정을 느껴 고맙고 소중했다.”

-힘든 건 없었나.
“전혀 없었다. 그런 액션들 찍으러 간 건데 뭐. 유난히 힘든 게 없던 촬영장이었다. 게다가 극중 든든한 남편(마동석)이 있었고. 다만 좀비로 나오신 배우 분들은 정말 힘드셨을 거다.”

-기억에 남는 좀비가 있는지.
“메인 좀비가 있다. 여러 벌의 옷을 갈아입고 다양한 장면에 등장하시는 몇 분들이 계신데, 그 분들이 메인 좀비다. 움직임이 다채로운데 그게 이질감이나 어색함을 주는 게 아니라서 신기했다.”

-좀비가 참 실감났다.
“사람 얼굴이 제각각 다르듯이 좀비도 개성이 있다. 직접 좀비가 못 되어 본 것이 아쉽다. 임산부 좀비를 상상해보니 참 슬프고 안타깝다. 극중 만삭 역할을 떠나서 내가 연기한 좀비는 어떤 모습으로 나올지 재미있을 것 같다.”

-기대하는 관객 반응이 있다면.
“해석에 따라 다양한 시선이 있을 것 같다. 나도 잘 모르겠고 그래서 궁금하다. 오히려 내가 관객으로서 궁금한 게 있다. 4D나 스크린X로 보면 어떨까 호기심이 생긴다. 주변에 들어보니 등을 툭툭 친다더라(웃음). 꼭 가서 볼 거다.”

-안방극장에 복귀할 생각은 없나.
“드라마도 재미있다. 일단 김종관 감독님의 영화 ‘지나가는 마음들: 더 테이블’을 촬영 했는데 개봉 전까지 뭘 할지는 모르겠다. 천천히 생각해보겠다.”

사진=매니지먼트 숲 & NEW

황지영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