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도전 마지막 기회 잡은 김광현, 5년 전과는 다르다
MLB 도전 마지막 기회 잡은 김광현, 5년 전과는 다르다
  • 이정인 기자
  • 승인 2019.11.24 23:55
  • 수정 2019-11-24 19:49
  • 댓글 0

김광현. /OSEN
김광현. /OSEN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오랜 꿈을 이룰 기회가 다가왔다. 메이저리그 무대를 향한 김광현(31ㆍSK 와이번스)의 용기 있는 도전이 시작됐다. 

SK 와이번스는 22일 “김광현 선수와 면담을 하고 메이저리그(이하 MLB) 진출을 허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SK 구단은  “프리미어 12 대회 종료 후 김광현과 두 차례 면담을 통해 MLB 진출에 대한 본인의 의사를 확인했다”며 “야구계 인사들의 다양한 의견, SK 팬들의 바람 등을 여러 경로로 파악하고 이와 같은 결정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김광현은 포스팅(비공개 입찰)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기회를 얻었다. 지난해 개정된 포스팅시스템에 따라 메이저리그 30개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을 할 수 있다. 그는 "메이저리그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는 것은 야구를 시작할 때부터 간직해온 저의 오랜 꿈이다. 구단이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메이저리그 진출을 허락해 주신 점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하다. 팬들의 응원과 지지에도 정말 감사하다. 앞으로 한국야구와 SK 팬들의 자부심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 선수 꿈 존중한 SK

김광현은 올 시즌을 마친 뒤 구단에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SK가 김광현의 빅리그 진출을 허락해줘야 할 의무는 없었다. 그는 2016시즌 뒤 계약기간 4년, 총액 85억 원에 SK와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고 잔류했다. 팔꿈치 수술로 2017년을 통째로 쉬어 2021시즌까지 SK 소속 선수다. SK로서는 부담이 적지 않았다. SK는 올해 시즌 마무리가 좋지 않았던 터라 내년 반등이 절실한 상황이다. 올해 17승을 올린 에이스 투수를 보내줄 경우 전력 손실이 불가피했다. 또 FA 계약 기간 만료 전에 해외 진출을 시도하는 첫 사례라 리그의 질서를 깰 수 있다는 우려도 따랐다.

SK는 여러 손해를 감수하고 에이스 김광현의 꿈을 존중해줬다. 손차훈(49) SK 단장은 본지와 통화에서“김광현이 2007년 입단 이후 올해까지 13시즌 동안에 4차례 우승을 이끈 높은 팀 공헌도와 헌신을 고려해 그의 꿈을 존중해주기로 했다”며 “우리 팀 출신이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면 구단 사람들과 팬들이 자부심 느낄 수 있다는 부분도 결정을 내린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 2015년 김광현과 2019년 김광현은 다르다

김광현의 빅리그 도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4시즌을 마친 뒤에도 MLB의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김광현의 미국행은 성사되지 않았다. 포스팅시스템에 따라 샌디에이고가 200만 달러(한화 약 24억 원)의 최고 응찰액을 제시했지만, 연봉이 기대에 못 미치자 잔류를 택했다. 

5년 전과 상황이 많이 다르다. 당시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김광현의 팔 상태에 의문을 제기했다. 또 빠른 공-슬라이더의 투 피치 투수기 때문에 메이저리그에서 통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았다. 가능성은 인정하지만 즉시 전력감으로 보기엔 무리라는 평가가 뒤따랐다.

그러나 지난 5년 동안 김광현은 완성형 투수로 거듭났다. 지난 2016년 팔꿈치 수술을 받은 뒤 복귀해 지난해 11승(8패) 평균자책점 2.98로 건재함을 과시했다. 올 시즌엔 17승 6패 평균자책점 2.51로 제2의 전성기라는 칭찬을 받았다. 특히 190.1이닝을 소화해 지난 2010년 193.2이닝 이후 9년 만에 190이닝을 넘기면서 건강에 대한 우려를 잠재웠다. 또 투심과 느린 커브를 장착해 완급조절에 능한 투수로 발전했다. 

메이저리그 팀들의 평가도 5년 전보다 좋아졌다. 여건은 예전보다 현재가 훨씬 좋다. 익명을 요구한 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는 “올 시즌 로테이션을 꾸준히 돌면서 건강함을 증명했다. 수술 뒤 구속 저하도 오지 않았다. 빅리그서 통할 만한 구위를 갖췄고, 운동능력도 한국 선수 중 최고라고 본다. 선발 자원으로 보는 구단이 꽤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역시 “김광현의 구위는 메이저리그에서 리그 평균 정도는 된다고 본다. 5선발이나 중간계투로 뛸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인 전망을 했다.
 
◆ 현실적인 계약규모는

자연스럽게 계약 규모에 관심이 쏠린다. 현지 언론의 전망은 엇갈린다. 미국 야구 통계사이트 팬그래프닷컴은 김광현을 자유계약(FA)선수 42위로 평가한 뒤 계약 규모로 2년간 1580만 달러(약 186억 1200만 원)를 예상했다. 연평균 790만 달러(약 93억 600만 원) 수준이다. 반면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CBS 스포츠’는 미국 24일(한국 시각) 김광현의 계약 규모가 2012년 이와쿠마 히사시(38)가 맺은 계약이 기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당시 이와쿠마는 시애틀 매리너스와 1년 150만 달러(약 17억 6700만 원)에 인센티브 340만 달러(40억 520만 원)가 포함된 계약을 맺었다.

5년 전처럼 헐값을 제시할 가능성은 낮지만, 그렇다고 대형계약도 기대하기 힘든 분위기다. 송재우(53) 본지 메이저리그 논평위원은 “김광현을 100% 선발로 확신하는 구단은 많지 않은 것으로 안다. 현실적으로 3년 이상의 보장 계약을 따내기는 힘들다. 최대치가 2년 1000만 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본다”고 짚었다.

SK에서 함께 뛰었던 메릴 켈리(31ㆍ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도 비교 대상이 될 수 있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SK에서 4시즌 동안 활약한 켈리는 지난해 애리조나와 첫 2년간 총 500만 달러(약 59억 원), 이후 2년은 구단 옵션으로 950만 달러(약 112억 원)를 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송재우 위원은 “계약 규모보단 최대한 기회를 많이 받을 수 있고, 본인과 가족들이 잘 적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팀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낯선 리그에 연착륙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단기 계약을 맺어도 실력을 증명하면 나중에 더 좋은 계약을 끌어낼 수 있다. 길게 바라보는 안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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