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세계가 먼저 주목한 영화 ‘남산의 부장들’이 2020년 새해 극장에 간판을 건다. 대통령 암살사건을 다룬 이 영화는 제작 단계부터 뜨거운 화제를 불러 모았다. 김충식 작가의 논픽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1979년 청와대와 중앙정보부의 이야기를 촘촘하게 재구성했다. 인터내셔널 포스터는 해외 유력매체 버라이어티에서 다루며 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국 근현대사의 가장 드라마틱한 순간을 담은 ‘남산의 부장들’이 국내에서 어떤 반응을 얻을지 관심사다.
 
■ ‘내부자들’보다 치열한 ‘남산의 부장들’

‘남산의 부장들’이 12일 오전 서울 신사동 CGV압구정점에서 제작보고회를 통해 포문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이병헌(김규평 역), 곽도원(박용각 역), 이희준(곽상천 역), 우민호 감독이 참석했다. 

‘남산의 부장들’은 1979년, 제2의 권력자라 불리던 중앙정보부장(이병헌)이 대한민국 대통령 암살사건을 벌이기 전 40일 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대한민국 근현대사 중 가장 드라마틱한 해로 기억되는 1979년 청와대와 중앙정보부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와 관계된 이들은 어떤 심리로 사건에 연관되게 되었는지를 담는다. 52만부 이상 판매된 김충식 작가의 동명의 논픽션 베스트셀러 원작으로 한다.

우민호 감독은 원작을 읽고 영화로 만들겠다고 결심했다. 우 감독은 “내가 몰랐던 한국 근현대사의 18년이라는 시간이 굉장히 흥미진진하게 펼쳐졌다. 언젠가는 꼭 한 번 이걸 영화로 표현하고 싶었는데 운이 좋게 기회가 주어졌다”고 말했다. 

원작이 중앙정보부의 시작과 끝을 담은 데 반해 영화는 박정희 대통령 암살사건인 10 · 26 사태에 초점을 맞췄다. 우 감독은 “원작을 다 영화로 담기엔 너무 방대했다”며 “그 중 제일 드라마틱한 순간, 중앙정보부가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던 순간을 영화로 담아보고자 했다. 그 사건이 왜 일어났는지 흥미를 느꼈다. 전 중앙정보부장의 코리아게이트 고발 사건이 10.26의 시작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또 “영화에서도 원작의 냉정한 톤을 유지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우민호 감독과 이병헌은 ‘남산의 부장들’에 대해 ‘내부자들’보다 더 치열하게 작업한 영화라고 입을 모았다. 우 감독은 “이병헌과 ‘내부자들’보다 더 치열하게 작업했다”며 “‘내부자들’의 안상구는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지만 ‘남산의 부장들’ 김규평은 그렇지 않다. 모든 감정을 절제하는 인물이다. 그럼에도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이 사람의 혼란을 표현해야 했다. 어려웠을 텐데 너무 훌륭한 연기로 표현해줬다”고 고마워했다.
 
■ 이병헌-곽도원-이희준, 실존 인물에 이입한 연기

이병헌, 곽도원, 이성민(박통 역), 이희준은 실존 인물을 연기하며 관객들의 몰입도를 더할 전망이다. 

대통령을 암살한 김규평 역을 맡은 이병헌은 “온전히 시나리오 안에 있는 대사들과 감정들을 연기해야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규평은 굉장히 극단적인 감정을 느끼지만 표현은 절제한다. 그런 감정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이병헌은 또 이번 영화로 호흡을 맞춘 곽도원, 이성민, 김소진, 이희준의 연기를 칭찬했다. “주요인물들 캐스팅을 보니 다 처음으로 호흡을 맞추는 배우들이었다”라며 “더 놀랐던 건 어떻게 이런 배우들이 있었나였다. 영화를 통해 늘 봐 온 팬이었지만 막상 앞에서 같이 호흡을 맞추니 정말 섬뜩할 정도로 연기를 잘 했다. 긴장감도 맴돌았지만 묘한 흥분이 있었다”라고 돌이켰다.

이병헌은 대한민국 내부를 고발한 박용각 역을 맡은 곽도원에 대해 “예상할 수 없는 연기를 했다. 마치 탁구를 치는 것 같았다”며 “자기자신을 영화 속 감정에 던져놓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연기해보지만 정말 인상 깊었다”라고 칭찬했다. 곽도원 역시 이병헌에 대해 “그 시대의 사람을 만난 듯한 느낌이 들었다. 생소하고 신기했다”며 추켜세웠다.

이희준이 대통령 경호실장 곽상천으로 분해 날 선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실제로 체중을 25KG이나 증량하며 실존 인물과 싱크로율을 맞췄다. 이희준은 “실존인물이 덩치가 있기 때문에 살을 찌우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우민호 감독님에게 여쭤보니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시나리오를 읽을 때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서 냉수를 들이켰다”라며 작품 제안을 받았을 당시를 떠올렸다.

우 감독은 “이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재미는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남산의 부장들’은 내년 1월 개봉한다. 

사진=임민환 기자 limm@sporbiz.co.kr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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