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강한빛 기자] 현대상선에 여풍(女風)이 불고 있다.

현대상선은 여성 선장으로 승선 경력 11년차 전경옥씨를 임명한다고 26일 밝혔다. 지난 12일 국적선사 첫 여성 기관장 임명에 이어 첫 여성 선장도 탄생하게 됐다.

이번에 임명된 전 선장은 2005년 2월 한국해양대학교 해양경찰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해 현대상선에 ‘3등 항해사’로 입사했다.

이후 2006년 2등 항해사, 2008년에는 1등 항해사로 승진했으며, 입사 후 벌크선 1년 근무 외에 계속 컨테이너선만 타온 전문가다. 선박에서 선장은 모든 승무원을 지휘·통솔하고, 선박의 안전 운항과 선적화물을관리하는 최고 책임자다.

전 선장은 “10여 년 전의 저 자신조차도 상상하지 못했던 ‘여성’ CAPTAIN이 탄생했다는 사실, 그 출발이 현대상선이며, 굳이 나 자신이라는 이 사실이 개인적으로는 대단한 영광이며 조직에게는 참으로 감사한 일입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다만 여성이 해양대학교 금녀의 벽을 뚫고 입학한 지 거의 30년이 다 되가는 시점이라는 것이 좀 안타까울 뿐"이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전 선장은 또 "여전히 바다가 여성에게는 좁은 문이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성별로 기회 자체를 박탈하거나 차별하는 관행이 깨지기를 간절히 바란다"면서 "10년 후에는 더 많은 여성후배들이 아이를 낳고 기르면서, 이 직업을 유지할 수 있게 되기를, 또 그들이 CAPTAIN이 된다 해도 더 이상 기사거리가 되지 않는 양성 평등한 사회가 되기를 기대하며 저 또한 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현재 전 선장은 중동 항로인 KME(Korea Middle-East Express) 노선에 투입된 8600TEU급 컨테이너선 ‘현대 커리지(HYUNDAI COURAGE)호’에 승선 중이다.

강한빛 기자 onelight@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