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단순 바둑서비스에서 쇼핑·음악 등까지 확대할 듯
NHN이 업계 내 AI 연구·개발에 수준 이상의 성과
NHN의 바둑 인공지능(AI) '한돌(HanDol)' 캐릭터와 로고. / 사진=NHN 제공

[한스경제=정도영 기자] '바둑계의 이단아' 이세돌 9단의 은퇴 대국의 상대는 NHN의 바둑 인공지능(AI) '한돌(HanDol)'이었다. 한돌은 3국으로 진행된 은퇴 대국에서 첫 대국에서 패한 후, 나머지 대국에서 승리를 거뒀다. 이는 국산 AI의 높은 기술력을 알리는 기회가 됐고, 국내·외 IT업계로부터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2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NHN은 한돌을 바둑 AI로서 발전을 이어나감과 동시에, 자사의 기타 장르 게임이나, 쇼핑, 음악 추천 등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예컨대, 쇼핑 분야로 봤을 때 이용자가 원하는 옷을 AI를 활용해 분석, 추천하는 방식이다.

NHN의 이와 같은 행보는 한돌이 바둑 AI로서 무한한 가능성을 보였고, 업계 내에서도 실제 AI를 활용하는 게임사로는 NHN이 눈에 띄는 성장 속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달 27일 열린 'NHN FORWARD 2019'에서 정우진 NHN 대표는 "NHN의 무한한 가능성을 AI 기술과 매칭해, 사람과 세상을 연결하는 일상 속의 가치를 실현하겠다"며 토종 AI 바둑 '한돌' 서비스를 대표 사례로 설명한 바 있다. 구체적인 서비스 확장에 속도를 올릴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NHN은 서비스 확장의 첫 번째 실행안으로 'AI 아이디어 챌린지'를 진행했다. AI 아이디어 챌린지로 선정된 프로젝트는 실제 서비스로 출시, 적용되는 기회가 주어지며, NHN 기술연구센터 내 머신러닝랩과의 협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NHN 측은 "이 같은 시스템이 정착되면 NHN 전사 조직의 AI 전문화와 기술전파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NHN은 한돌을 연구·개발하면서 쌓아온 AI 기술을 서비스를 위한 수단으로 보고 있다. AI를 위한 AI 프로젝트가 아닌 AI를 통해 만들어 낼 수 있는 가치 있는 서비스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이 실행 단계로 NHN은 AI 기술력과 서비스 확장을 위해 '임직원 대상의 머신러닝 인재 발굴 투자'를 단계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NHN처럼 AI를 공개적으로 선보인 기업은 손에 꼽을 정도로, NHN이 업계 내 AI 연구·개발에 있어서 일정 수준 이상의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는 것을 지난 이세돌과의 대국에서 증명했다"며 "향후 NHN이 전사적으로 AI를 다양한 서비스에 접목시킨다면, 게임업계를 뛰어넘어 다양한 업종에서 AI 분야의 높은 위치에 자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돌은 NHN이 1999년부터 '한게임 바둑'을 통해 쌓아온 방대한 바둑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체 개발, 서비스하는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이다. 국내 게임업계 중 자체 개발해 일반인이 상시 대국 가능한 바둑 AI로는 최초일 뿐 아니라 유일하다.

2017년 초부터 10개월간의 개발 기간을 거쳐 2017년 12월 '한돌' 버전 1.0을 출시했다. 이후 두 번의 판올림을 거치면서 '한돌' 2.0은 1.0에 비해 90% 이상의 승률을, '한돌' 3.0은 2.0에 비해 90% 이상의 승률을 보이고 있다.

실제 지난 1월 신민준· 이동훈·김지석·박정환·신진서 9단과의 릴레이 대국인 '프로기사 TOP5 vs 한돌 빅매치'를 펼쳐 전승을 기록했고, 8월에는 세계 AI 바둑대회인 '2019 중신증권배 세계 인공지능(AI) 바둑대회'에 첫 출전, 3위 수상의 쾌거를 이룬 바 있다.

정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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