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황지영] 배우 김새론은 올해로 고등학교 1학년이다. 2010년 영화 ‘아저씨’에서 원빈과 호흡을 맞출 때만 해도 열 살 어린이였는데 언제 이렇게 커버렸을까. 쏜살같이 흘러간 세월을 김새론을 보며 새삼 실감하게 된다. 165cm의 우월한 비율과 작은 얼굴에 오밀조밀 들어찬 이목구비는 여배우의 향기를 물씬 풍겼다. 훌쩍 커버린 외모만큼 연기력도 성장했다. 그 사이 20여 작품을 소화하며 제19회 부일영화상, 제8회 대한민국영화대상, 제35회 청룡영화상, 제35회 황금촬영상 등 각종 영화제 신인상을 휩쓸었다. 최근 종영한 JTBC ‘마녀보감’에서는 14세 연상 윤시윤과 러브라인까지 소화하며 성인 캐릭터의 가능성을 넓혔다.

-‘마녀보감’의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
“무서울 거라고 짐작하는데 전혀 아니었다. 오히려 화기애애했다. 화면에서 보이듯 현장도 어두침침하긴 했다. 그 동안 대체적으로 어두운 분위기의 작품을 많이 해서 그런지 인지하지 못했다.”

-힘들었던 점이 있다면.
“백발의 가발이 정말 답답했다. 영화 ‘이웃사람’ 때도 가발 때문에 힘들었는데 역시나 문제였다. 체력적으로 힘든 건 감수할 수 있는데 가발 때문에 덥고 머리에 열이 막 올라 연기에 집중하다가도 신경이 쓰일 때가 있었다. 그럴 때마다 ‘아오~ 더워’하면서 손부채질을 했다.”

-단발로 자르고 가발을 쓰면 시원했을 텐데.
“흑발로 변신할 때는 또 긴 머리가 필요했다. 지금 머리로도 짧아서 피스를 붙였는데 정말 번거로운 작업들이다.”

-극중 윤시윤과는 나이차를 떠나 잘 어울렸다.
“현장에서 (윤)시윤 오빠는 누구 하나 쳐지지 않고 다 행복하게 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모든 것들을 다 안고 가는 것 같았다. 오빠를 믿고 따라갔다. 서로 의지를 많이 했다.”

-굉장히 어른스러운 답변이다.
“또래에 비해 성숙한 편인 것 같다. 사회생활을 일찍 경험해 그런 것도 있다. 학교와는 다른 세상이니까. 오랜만에 학교에 가면 치유되는 기분이 든다.”

-설경구, 원빈, 김승우, 김호진 등 대선배와의 호흡이 많았다.
“선배들을 대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다. 아빠처럼 잘 따른다. 어색한 자리에서 특히나 잘 챙겨줘 감사하다. 그러고 보면 시윤 오빠 나이는 어렸다.”

-더 어린 김민재와  MBC ‘음악중심’에서 MC다.
“전날 연습을 정말 많이 한다. 실수하면 안 되니까 집에서 친동생들(예론ㆍ아론)을 불러 모아 방해를 하라고 시켰다. 불도 껐다가 키고 베개로 때리고 소리도 지르고 느닷없이 말도 걸고(웃음).”

-동생들도 배우라 실제처럼 연출이 대단했을 것 같다.
“세 자매가 모이면 시끄럽다. 하지만 절대 층간 소음은 일으키지 않는다. 영화 ‘바비’는 아론이랑 함께 찍었는데 진짜 동생이니까 감정이 남달랐다. 앞으로 같은 길을 가며 많이 도움이 될 것 같다.”

-음악프로그램을 보면 스타일이 화려하다.
“조명이 정말 세다. 화장이 진하다고 하는데 그렇게 안 하면 눈, 코, 입이 사라진다. 그냥 점만 남는다. 헤어스타일은 정말 생전 해보지 못할 양 갈래나 춘리 머리를 해봤다. 생방송 때는 괜찮은데 대기실 걸어가거나 엘리베이터 탈 때 부끄럽다. 하하. ‘음악중심’이 아니면 언제 경험하겠나.”

-가수 친구들도 음악프로그램에서 사귀었나.
“아니다. 사실 ‘음악중심’에서는 가수들과 부딪힐 기회가 별로 없다. 김희철 오빠는 워낙 마당발이니까 이렇게 저렇게 알게 됐다. 요즘엔 레드벨벳 예리한테 연락이 자주 온다. 매일 톡이 오고 영상통화도 한다. 여자사람 친구만 많아 고민이다. 하하.”

-아역부터 같이 해온 친구들도 있을 텐데.
“다들 친하게 지낸다. 일산에 촬영 오면 연락이 온다. 우리 집이 근처라 촬영장에 놀러 가곤 한다. 얼마 전엔 이유영, 김유정이 ‘마녀보감’ 촬영 에 간식차를 보내와 나도 응원을 전해주려 한다. 받았으니까 한다는 의미는 아니고 정말 진짜 친하다.”

-친구들하고 있을 땐 어떤 모습인가.
“먹는다. 단짠단짠(달고 짜고) 공식을 정확하게 지킨다. 밥 먹고 디저트 먹고 떡볶이 먹고 아이스크림 먹고 계속 먹는다. 먹는 걸 좋아한다. SNS에 안 올린 음식 사진이 수두룩하다.”

-SNS에 예쁜 셀카들도 많던데.
“비밀을 밝히자면 내가 찍은 척한 사진이 다수다. 내가 셀카를 너무 못 찍는다. 스타일리스트 언니가 자주 찍어주는데 같이 일한지도 오래 됐고, 일하기 전부터 알고 있어서 편하다.”

-다방면으로 친하게 지내는 성격인가보다.
“작품이 어두워서 그렇지 평소에는 진짜 밝다. 말을 먼저 거는 편이다. 거리낌 없이 대하고 편하게 먼저 다가가는 걸 좋아한다. 두루두루 금방 친해지는 것 같다.”

-‘1박2일’에 나가서 이런 밝은 모습으로 모닝엔젤 하면 좋겠다.
“바라고 있다. 오빠를 어떻게 잠에서 깨워볼까? 으하하. 정말 재미있겠다. 자는 사이 드라마 촬영장에 넣어놓으면 정말 깜짝 놀랄 것 같다.”

-촬영장 가는 꿈을 꾼 적이 있나.
“아니다. 주로 스펙타클한 꿈을 꾼다. 판타지 장르로 꿈을 자주 꾼다. 우주를 정복하고 세계를 지킨다. 어제 꾼 꿈은 고기를 먹고 택시를 탔는데 내가 우주에 있었다. 비염이 있어서 잠을 깊게 못 자 그런가?”

-그래서 취향도 판타지 드라마인가.
“그럴 수도 있다. 판타지 장르를 많이 했다. ‘마녀보감’은 사극까지 결합돼 흥미로웠다. 시나리오를 봤을 때부터 머리 속에 그려졌다. ‘킬미, 힐미’나 ‘W’와 같은 드라마를 좋아한다. ‘착한 남자’, ‘비밀’같은 또래보다 언니들 취향의 드라마도 좋아한다.”

-한복이 참 잘 어울려 정통 사극도 괜찮을 것 같다.
“아무래도 실존 인물을 연기한다는 부담감이 있을 것 같다. 내 연기 스타일에 원래 인물이 가진 특징과 매력을 잘 조합해야 하니까 공부를 많이 해야겠다. 시나리오 느낌만 좋으면 다 하고 싶다.”

사진=이호형 기자

황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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