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최지연 기자] 좀처럼 스크린에서 보기 힘들었던 정준호가 코믹 액션 영화 '히트맨'으로 돌아왔다. 그동안 영화 '두사부일체', '가문의 영광' 등의 작품에서 본인만의 개성 넘치는 코믹 연기를 선보였던 정준호가 이번에는 냉정한 겉모습과는 달리 엉성하고 빈틈 많은 국정원 악마 교관 덕규로 분한다. 이에 정준호는 "준이 어렸을 때 조력자 역할을 하면서 그의 모든 인생에 가이드라인을 설정해주면서 극의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이다"라고 캐릭터에 대해 설명했다.
 
- 오랜만에 영화로 돌아왔는데.
"영화 '인천상륙작전'에 특별출연하고 3~4년 정도 된 거 같은데 오랜만에 영화 현장에 돌아와 보니 상당히 많은 것들이 변한 것 같았다"
 
- 특히 어떤 점이 많이 변한 것 같나.
"최저 임금이나 노동 시간 등 여러 가지 사회 규범들이 적용된 게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이다. 다소 경직돼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현장에 있는 모든 스태프, 배우들이 빠르게 적응하고 있어 우리나라 민족은 빠르게 적응하고 빠르게 대처한다고 생각하게 됐다"
 
- 영화 '히트맨'에 대해 설명한다면.
"'히트맨'은 한마디로 웃음을 주는 영화다. 삶에서 어떤 고난을 이겨내면서 꿈을 좇는다. 무의미한 인생을 사는 것 같지만 그래도 꿈을 갖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한 사람이 꿈을 꾸면서 살아가는데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 외로움 속에서 주인공 준(권상우)이 가정을 지키고 꿈을 이룬다. 꿈을 쫓아가는 데 의미를 둔 작품이다"
 
- 출연을 결정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시나리오에서 느껴지는 신선함 때문이었다. 처음에는 시나리오를 여러 번 봐도 이해가 잘 안 됐다. 그냥 만화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웹툰과 실사, 애니메이션을 넘나드는 시나리오의 구조 자체가 신선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최원섭 감독의 눈빛에서 어떤 처절함을 느꼈다. 그래서 그냥 그 자리에서 출연 결정을 바로 했다"
 
- 코미디 영화는 오랜만인데 어렵진 않았나.
"연기자는 늘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연극, 뮤지컬, 영화 등 어떤 장르를 떠나서 감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준비 자세를 늘 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예전보다 요즘은 호흡 자체가 빨라졌기 때문에 그 속도감을 후배들의 연기를 보고 맞추려고 노력했다"

 
- 권상우와 함께 호흡 맞췄는데.
"충청도 사람들이 대부분 불만을 바로 얘기를 잘 안 하는 편. (권)상우도 동향이라 그런 면이 비슷해서인지 단 한 번도 얼굴 붉힌 적 없이 호흡이 잘 맞았다. 특히 '히트맨'은 권상우라는 배우가 가진 역량을 최대한 발휘한 작품이라고 생각해. 액션이면 액션, 짠내나는 연기를 처절하게 잘 해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얘기 들어보면 집에서도 짠내나는 편이라고 하더라(웃음)"
 
- 그럼 남편으로서의 정준호는 어떤 편인가.
"집에서 뭔가를 많이 하기보다는 큰 그림을 보는 스타일이다. 홍보대사를 하다 보니 전국의 특산물들을 선물로 많이 받는데 그 재료로 와이프한테 자주 요리도 해준다. 그리고 출장도 자주 다니다 보니 갔다 올 때 와이프가 좋아하는 것들 기억했다가 사주기도 한다"
 
- 홍보대사 때문인지 정치 제안도 많이 받는 것 같은데.
"홍보대사를 하면서 지방의 작은 축제나 행사에 가서 사인하고 사진도 찍어주면 주민들이 정말 반가워하고 고마워한다. 못 가면 화환이라도 보내는데 그 앞에서 사진 찍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받은 사랑을 이렇게나마 보답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보니 주변에서 정치하면 잘하겠다는 얘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 한때는 도전해볼까 싶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배우의 길을 가면서 지역의 민원들을 가까운 정치인에게 전달하는 게 내 역할이라는 걸 깨달았다. 직접 선거에 나가서 하는 정치가 아니라 연기를 충실히 하면서 민원사항을 잘 전달해주는 역할이 정준호식 참여 정치다"
 
- 사업, 연기, 참여 정치까지 다양한 사회활동 하는데 선배가 되는 거에 대해 책임감 때문인가.
"처음에는 연기와 사업을 병행한다는 게 다소 벅찼는데 지금 보면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사업을 하면서 많은 사람을 접하다 보면 각기 다른 분야에 있는 많은 사람의 노고와 그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간접적으로나마 알게 된다. 이걸 연기에 잘 접목하면 더 깊이 있는 연기가 나오는 것 같다. 그리고 어떤 조직에서 크게 튀지 않으면서도 든든한 모습을 갖고 있지만 후배들에게 부담 없는 편안한 상대가 됐으면 좋겠다. 배려 넘치지만 형으로서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면서 후배들의 뒤에서 밀어주고 있는 듯 없는 듯 디펜스를 해줄 수 있는 사람이 우리 사회에 필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 마지막으로 올해 계획을 말해본다면.
"배우와 사업을 같이 하지만 제일 좋은 건 본연의 연기자로서 연기를 하고 그 작품이 많은 사랑을 받을 때 가장 큰 행복감과 뿌듯함을 느낀다. 욕심 때문에 여러 가지 일을 함께하고 있지만 하늘이 주신 천직인 배우로서 보람을 느끼고 소중한 가정을 이끌어가고 싶다. 올해는 더 연기에 집중해서 더 좋은 작품으로 인사드리고 싶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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