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왕자의 난'으로 멀어진 형제관계, 부친 임종 전까지 화해 없어
신동빈 롯데 회장이 침통한 표정으로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의 빈소로 향하고 있다./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호연 기자]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이 별세하면서 경영권 분쟁 등으로 사이가 멀어진 신동빈 롯데 회장과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1년 3개월 만에 재회했다. 2018년 10월 신동빈 회장에 대한 국정농단·경영비리 재판 2심 선고 때 마주친 뒤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이 이날 별세한 뒤 그룹 관계자들은 빈소를 차리고 조문객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빈소엔 신동빈 회장이 가장 먼저 들어갔다. 그 뒤 장남 신동주 회장이 부인과 함께 빈소로 향했다.

신동빈 회장은 전날 밤 일본 출장 중 부친이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급하게 귀국했다.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회장은 가족들과 함께 신 명예회장의 임종을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19일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의 빈소로 향하고 있다./연합뉴스

두 형제는 2015년 발생한 경영권 분쟁으로 사이가 틀어졌다. ‘왕자의 난’으로 불린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은 언론과 정치권의 날선 비판에 시달려야 했다.

‘왕자의 난’은 신동빈 회장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일본롯데주주들이 신동빈 회장의 경영능력을 더 높게 평가하면서 신 회장이 일본과 한국 롯데를 총괄하게 됐다. 신격호 명예회장은 이로 인해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직에서 해임 당하는 등 말년에 고초를 겪어야 했다.

신동준·동빈 형제의 관계도 자연히 멀어졌다. 법정에서 마주친 2018년 이후 약 1년 3개월 동안 공식적인 자리에서 두 형제가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결국 신 명예회장은 눈을 감는 날까지 두 아들의 화해를 보지 못했다.

재계 관계자는 “신 명예회장이 말년까지 강력한 경영의지를 보인 것이 오히려 독이 됐다”라며 “본인의 경영 욕심이 분쟁의 불씨를 만든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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