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학선이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뜀틀의 신’ 양학선(28)이 8년 만에 올림픽 정상 탈환을 목표로 제시했다.
 
양학선은 2012년 약관에 런던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 체조계의 해묵은 한(恨)을 풀었다. 하지만 이후 부상 등 악재가 겹치며 '양학선의 시대는 끝났다'는 비판적인 시각에 시달렸다.
 
17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만난 양학선은 이런 세간의 물음표를 금메달로 바꿔 놓겠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기계체조는 남들과 싸워서 이기는 종목이 아니라 나 자신을 이겨야 하는 종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력한 라이벌로 꼽히는 섹와이훙과 대결에 대해 "진짜 라이벌은 저 자신뿐"이라고 강조했다.
 
양학선은 가장 경계해야 할 요소로 실수를 꼽았다. 지난해 독일 슈투트가르트 한스마르틴슐라이어할레에서 열린 기계체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실수를 떠올렸다. 당시 압도적인 점수차로 1위를 차지하며 결선에 올랐으나 착지 실수로 결선 진출자 8명 중 최하위에 그쳤다.

양학선이 지난해 10월 열린 세계선수권에서의 실수를 도쿄올림픽에서의 선전을 위한 예방주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세계선수권의 실수가 도쿄 올림픽 예방주사라고 생각하고 있다. "결선에서 첫 번째로 뛰어서 그랬다고 다들 위로해주시는데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제가 준비가 덜 돼 실수한 것"이라며 "덕분에 올림픽을 어떻게 준비하면 더 잘 할 수 있을지 힌트를 얻었다. 철저하게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입술을 깨물었다.
 
양학선은 도쿄올림픽까지 남은 기간 지금까지 해왔던 '루틴'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올림픽까지 6개월 정도 남았는데 잘 먹고, 잡생각 없이 운동에만 전념하겠다"며 "이 때까지 큰 대회를 준비하면서 부상 때문에 못 뛰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엔 그렇지 않도록 잘 준비해 올림픽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2012 런던 올림픽 당시 양학선의 전매특허 '양학선'을 선보이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도쿄올림픽 금메달을 향한 양학선의 몸짓은 가볍다. 지난해 3월 열린 국제체조연명(FIG) 종목별 월드컵 대회 뜀틀에서 2013년 세계선수권 이후 6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같은 해 6월 제주 코리아컵 국제체조대회와 9월 전국체전에서 월등한 실력으로 우승하며 전성기 기량을 회복했다는 평가를 들었다. 비록 10월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예상치 못한 실수로 8위에 머물렀지만, 양학선의 기술은 2012년 런던 올림픽 때나 지금이나 세계 최정상급이다.
 
양학선은 자신의 이름을 딴 양학선(양1·난도 6.0점)과 스카할 트리플(난도5.6점)로 도쿄올림픽을 지배할 준비를 마쳤다. 양1은 뜀틀을 손으로 짚고 공중에서 1080도로 도는 기술이다. 스카하라 트리플은 뜀틀을 옆으로 짚조 세 바퀴를 비틀어 돈 뒤 착지하는 고난도 기술이다.
 
도쿄올림픽까지 남은 6개월. 명예회복을 노리는 양학선이 도쿄 하늘 아래 태극기를 휘날릴지 주목 된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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